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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콕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올라 오네요. 재가입한 아이디로 처음 쓰는 글을 저도 문콕 얘기로 써볼까 합니다.
10년전 신혼때 색시랑 마트에 갔습니다.
자리가 넓찍한 곳이었지만 뽑은지 얼마 안 된 새 차를 아끼던 터라 운전석쪽을 기둥에 바짝 붙여 대고 장을 보고 나왔습니다.
짐을 차에 싣고, 아내를 조수석에 태우고 카트를 반납하고 돌아오니,
짐 실을 때만 해도 비어있던 조수석 옆자리 주차 공간에 다른 차가 주차를 해 있더군요.
저를 발견한 아내가 조수석 문을 열고는 옆차 뒷문이 열리면서 엄청 큰 소리를 내며 우리 차와 부딪혔는데 확인을 해 보라는 겁니다.
"그걸 왜 지금 말해;; 붙잡았어야지!" 라고 하며 뒷문을 살펴보니 페인트가 1㎠정도 까져 있습니다.
카트 놓고 돌아오면서 지나쳤던 아이 둘 데리고 온 아주머니가 범인이라는 걸 알아채고 뛰어서 마트 안으로 들어가 무빙 워크 위의 아주머니를 발견하고
"아줌마! 남의 차가 긁혔는데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하고 불러 세웠는데,
아주머니는 일단 '아줌마'에 몹시 기분이 상하신 듯 했습니다.
그리고는 살짝 발뺌을 하다가 '애가 좀 그럴 수도 있지 그걸로 소리를 질러요!'하고 나오시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애가 그럴 수도 있으니 평소에 교육을 잘 시키셨어야죠!" 했더니
자기 자식 교육으로 뭐라고 한다며 엄청 화를 내시더라구요.
씩씩 거리며 올라와서 그 차 뒷문을 열어 정확히 아주머니 차 운전석 뒷좌석의 문이 제 차의 긁힌 지점에 닿는 것을 확인한 아주머니가
"신혼인거 같은데, 나중에 애 낳아보면 알겠지만 애가 그럴 수도 있죠!"
라고 하길래 화가 울컥 치밀었는데, 여기서 싸울 수도 없고 더 있어봐야 감정만 너무 상할 것 같아서 됐으니 보험처리 하시라 했습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이 상황이 쌍방 과실이 절대로 될 수 없음을 파악한 아주머니가 자기 남편이 잘 아는 카센터로 가자고 하더라구요?
사실 처음에 긁힌 거 봤을 때 저도 아는 카센터 갈까 생각도 했었죠. 아주머니가 '애가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치지만 않았어도..
내가 왜 아주머니 편의를 봐 줘서 새 차를 동네 카센터에 가져가냐고,
됐으니 정식 서비스센터로 들어가겠다, 보험처리 하시라 하고 접수번호를 받았는데,
이젠 이름도 없어져 버린, 당시에 정말 정말 싼 보험료와 그에 맞는 안 좋은 서비스로 유명했던 보험사.
그러고 보니 아주머니 차는 당시에도 12년은 족히 넘은 (그리고 관리는 전혀 안 돼 보이는) 차...
잠깐 마음이 흔들렸지만 사정을 봐 주기엔 아주머니의 계속되는 "나중에 애 낳아 봐요 한 번" 하는 소리가,
그리고 그때까지 20여분간 그 아주머니가 단 한 번도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제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서비스 센터로 들어갔더니 도색을 해야 하는데 3일을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3일 뒤에 오면 되냐고 했더니 차는 놔 두고 가라고 해서 렌트를 받았습니다.
하필이면 주말이 껴 있어서 주말엔 차를 거의 안 썼는데도 5일을 렌트하고 반납하니
전체 비용은 동네 카센터 가는 것보다 10배 정도 나와 버렸습니다.
새 차를 도색한 건 찝찝했지만, 그 집 보험료에 타격은 좀 줬겠죠. (뭐, 적어도 한동안 할인 적용은 못 받았겠죠?)
10살 남짓 돼 보였던, 차 문을 세게 열어 제 차를 긁었던 그 집 아들 녀석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긴 하지만 엄마가 저 아저씨한테서 나를 잘 막아주고 있군, 휴."'
하는 듯한 표정이 말이죠.
그 때 그 아주머니가, 아들이 연 문이 쾅 하고 옆 차에 부딪히는 소리에 확인을 하고 사과를 먼저 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사과하면서 아들내미를 혼내기라도 했으면 "애가 그럴 수도 있죠"라는 말은 제 입에서 먼저 나오지 않았을까요?
그 아주머니의 예언 혹은 저주와는 다르게 저희 아들은 차 문을 열 때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조심스럽게 엽니다.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할 무렵부터 차만 타면 문을 열 때 다른 사람이나 차에 부딪히면 절대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가르쳤거든요.
댓글(11)
MOVE_HUMORBEST/1456370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
부모가 애를 망치는거죠.... 나중에야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정작 저런 사람들은, 남한테는 자기 애를 신주단지 마냥 모시게 하면서 자기는 애를 소유물 마냥 다룸.
애가 그럴수도 있죠는 가해자 입에서 나오는게 아니다
과거 피해자 : 애가 사고를 쳤는데 어떡하실거예요? 가해자 : 죄송합니다 교육 다시 시킬게요 피해자 : 애가 그럴 수도 있죠 현재 피해자 : 애가 사고를 쳤는데 어떡하실거예요? 가해자 : 애가 그럴 수도 있지!! 피해자랑 가해자가 바뀜 ㅡㅡ
병신보존량의 법칙이라고.. 가해자 피해자가 바뀐 유형의 병신은 과거에도 항상 있었답니다..ㅠ
애 낳아봐란 말에 빡쳐서 받아친 내 친구 말이 생각난다. 애엄마가 애가 실수한거 가지고 뭐라고 하면서 너도 애 낳아서 키워봐! 라고 반말 찍 하면서 소리치는 거에 비글인 내 친구가 광폭해서 소리 친 말이 "우리 엄마는 애 낳았지만 니년 같이 안 키웠어!" 마트 전체가 울리는 큰소리에 아줌마 1차 움찔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던 사람들 전부 빵 터져서 여기저기 웃음 터지니 아줌마 2차 움찔 전투의욕 넘치는 친구 모습에 아줌마 애 데리고 도주. 그리고 애 아빠랑 합체해서 2차전 터질려는데 우리 주의로 나머지 친구들 모이기 시작. 참고로 나 포함 친구들이 왠만한 남자들보다 덩치가 좋음ㅠㅠ친구들이 이 뭐야뭐야 뭔일이야 거리며 산처럼 쌓여있는 술병 카트 들고 주변에 모이자 아저씨랑 아줌마 주춤하더니 애 데리고 도망감. 뭔가 말빨보다 덩치로 이긴 느낌이라 살짝 슬픈 날이었음....또르륵....
요즘은 말한마디에 천냥빚 생긴다 인거 같아요
너무 하시네 차좀 문콕한거 가지고 도색에 렌트에 나 같음 거기에 사고가치하락보상까지 받을텐데 작성자님 너무착하시네
MOVE_BESTOFBEST/344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