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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aonix.. | 17/08/20 10:00 | 추천 28 | 조회 471

블랙 리전 - 12 +31 [11]

디시인사이드 원문링크 m.dcinside.com/view.php?id=superidea&no=118180

아슈르-카이의 항행 플랫폼에 눈에 띄는 새로운 존재가 있었다 : 사로노스의 모습을 그대로 찍어낸 듯한, 회색의 전사가 공포스러울 정도로 고요하게 서 있었다. 그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내 예전 스승은 거기 계속 남아 자신의 개인 영역을 침범한 이 침입자를 지켜보았다. 그는 사이킥으로 나를 환영했다. 나는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 죄책감을 숨기며 그에 응했다.


무슨 거래가 이루어졌나? 그가 내게 물어왔다.


나는 방금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내 기억을 보냈다. 아슈르-카이는 크래프트 월드의 황무지 위에서 일어난 장면들을 샅샅이 살폈다. 그의 생각이 점점 차가워져 갔다.


아바돈의 제안이 무엇을 수반할지 모르겠군. 그가 시인했다. 뭐든지 될 수 있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불안감이 뱀처럼 차갑고 끈적하게 나를 타고 흘렀다.


아바돈은 중앙 연단으로 걸어갔다. “울티오, 보고해라.”


추억은 창을 볼 필요도 없었다 ? 그녀의 주의는 함선의 골격 전체에 퍼져 있었거든 ? 허나 그녀는 특별히 집중해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배에 탄 존재들이 느껴집니다.” 그녀가 혼란스러워 하며 쌀쌀한 태도로 말했다.


“적의 함대에 대해서 보고해.” 아바돈이 말을 분명하게 하며 시선을 좁혀 창을 바라보았다. 그는 터미네이터 갑주의 관절이 으르렁대는 소리와 함께 지휘관의 옥좌에 앉았다. 나는 텔레마콘과 눈빛을 주고받았다. 다른 워밴드들과의 협상과 별개로, 우리의 주군은 오로지 짜증이나 분노에 사로잡힐 때만 호루스의 옥좌에 앉았던 것이다. 이번에는 양쪽 모두로 보였다.


“에제카일...” 울티오가 말했다. 그녀의 혼란은 깊어지고 있었으며, 그녀의 목소리가 무언가 더 어리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그들이... 그들이 제 승무원들을 데려가고 있어요.”


“난 네가 다라벡의 함대에 집중하길 원한다. 놈들이 움직이고 있나? 놈들이 무슨 진형을 갖추고 있지? 망할, 집중해.”


그녀가 공개적으로 그의 명령을 듣지 않고 있는 걸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동일한 피해가 함대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존재들이 우리의 승무원들로부터 생명력을 짜내고 있어요.”


아바돈은 옥좌의 팔걸이에 주먹을 내리쳤다. “울티오. 나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 그건 내 의지에 따라 일어나는 일이다. 이제 중요한 문제에 집중해라.”


“태거스 다라벡의 함대가 전진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아바돈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전투태세로.”


“불필요한 일이다.” 사로노스가 아바돈의 옥좌 곁에서 말했다. “우리는 저들이 너와 교전하기 전에 너를 인도할 것이다. 하지만 먼저, 대가 지불과 관련한 문제를 처리하도록 하지.”





우리는 결코 정확한 대가를 알지 못했다. 우리가 알 방도는 없었지. 함대의 어느 장교도 전함들 내에 거주하고 있는 인간 공동체들의 규모를 진정으로 알지 못했으니까. 노예들은 또 다른 노예를 낳았고, 찌꺼기들은 또 다른 찌꺼기를 낳았다. 노예 병사들의 연대는 섞이고 또 갈라져, 블랙 리전 주인들의 눈에서 벗어나 있었다. 우리의 워밴드들 중 일부는 인간 및 돌연변이 병사들에게 엄격한 규율을 강요했다. 한편 다른 이들은 그들을 전투에 몰아넣은 후 전투가 없을 때면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았다. 이는 어느 함선이나 마찬가지였고, 벤지풀 스피릿 역시도 수만에 달하는 인간들의 집이었다. 등록되지 않은, 알려지지 않은 인간들이 함선 가장 깊은 곳에 자리를 잡은 채 살고 있었다.


사실, 우리가 그곳까지 내려가는 경우는 오직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 하나는 총알받이로 그들을 배치하기 전에 광기로 휘저어놓기 위함이었다. 다른 이유는 ? 훨씬 드물지만 ? 우리의 위치까지 상승할, 성공적인 후보가 될 만한 남자 아이들을 수확하는 것이었다. 다만 우리는 그 과정에 투입할 가용 자원이 부족했다. 그러므로 진정한 신병 모집은 없었으며, 오로지 서서히 고갈되어갈 뿐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새 동맹은 그러한 제약을 받지 않았다.


아바돈이 사로노스에게 제안을 했을 때, 그는 자신의 야망을 드러냈다. 그는 대가가 무엇이든 간에, 아이 오브 테러를 탈출하려 했다.


우리의 전함들 도처에 퍼져있는 도시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데려갈 것인가? 얼마나 많은 가족들이 그들의 아이들을 도둑질해간 우리의 동맹을 저주할 것인가? 이 비참한 질문에 답은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가장 유망한 영혼을 지닌 아이들을 먼저 데려갔을 거라 의심했다. 때가 되면, 사이킥의 재능을 꽃피울 아이들. 물론,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다수가, 너무나 많은 수가 그리 될 터였다.


그리고 내 의심은 그들에 대한 그릇된 우려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다. 나는 진정으로 순수하게, 아바돈이 거대한 도박을 벌이며 자신의 야망을 우리 앞에서 드러냈을 때 그들에게 제안한 내용을 토대로 의심했다. 문제가 되는 건 그가 정확히 한 말이었다.


사로노스는 내 주군이 다가오는 걸 지켜봤었다. “무엇을 제안할 것이냐, 에제카일 아바돈?”


아바돈은 그 질문에 오직 세 마디로 답했던 것이다.


“네게 필요한 뭐든지.(Whatever you need)”






사로노스는 이제 우리들 사이를 걷고 있었다. 회색의 한 형체가 함교의 승무원들 사이에 있었지. 그의 붉은 시각 렌즈가 좌우를 오갔고 그의 시선은 그 자리에 있는 전사들에게 잠시 머물러 있었다. 그의 시선이 돌연변이들과 인간들 사이를 떠다녔다. 우리의 잠재적 신병들이 모두 고갈되는 동안, 그는 지휘 갑판을 가로질렀다. 아이를 빼앗겨 비명을 지르는 부모들을 제외하면 유령 스페이스 마린들의 행동은 누구에게도 제지되지 않았다. 그들의 저항은 너희들이 상상하는 대로 소용없었지. 나는 부모들이 아무런 무기도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 그들의 회색 세라마이트를 벅벅 긁어댔을 거라 확신한다. 워프 고스트들은 그저 자신들이 가져가야 할 것을 가져갔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아바돈은 희생을 약속했고, 그들이 필요한 뭐든 주겠다고 제안했지. 그들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에제카일,” 울티오가 담겨있는 용기 속에서 말했다. “Abyssal Shadow가 보고하길 그들의 공허 안내자가...”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그녀는 시선을 들어 항행 플랫폼의 발코니를 보았다. 우리의 시선도 거기를 향했다.


세 개의 회색 형체가 어두운 허공에서 실체화되었다. 아슈르-카이를 향해 나아가는 그들의 갑주는 조명의 빛조차 집어삼키는 것처럼 보였다.


아바돈이 그의 끔찍한 도박을 했을 때, 나는 이를 예상치 못했다고 너희에게 말하고 싶구나. 내가 예전 스승을 위해 싸웠다고, 내가 아바돈의 희생 제안에 맞섰으며 오늘날까지도 아슈르-카이와의 유대를 돈독히 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그렇게 된다면 이 긴 영웅담에도 즐거운 고동이 생겨날 테지 : 내 가장 오랜 동지가 마지막까지 내 곁에 남아있다고 말이야.


하지만 나는 이 페이지에 적힐 모든 말들이 진실될 것이라 약속했다.


진실은, 내가 검을 뽑았다는 것이다. 진실은, 내가 앞으로 걸어 나와 시선을 위로 향한 채 아슈르-카이의 이름을 외쳤다는 것이다.


근처에서 부스터가 불을 뿜었다. 텔레마콘과 자이두가 신속히 손에 검을 들고서 내 앞을 가로막았지.


그러나 나를 멈춘 것은 아슈르-카이였다. 텔레마콘과 자이두의 무의미한 위협도, 내 반응에 대한 아바돈의 차가운 시선도 아니었다. 손을 들어, 나를 멈춘 건 바로 아슈르-카이였어.


짐작했어야 됐는데, 그가 내게 전해왔지. 저주받은 자들의 뱃사공이 필요로 할 게 달리 뭐가 있겠나? 그의 조용한 목소리는 드러난 사실로 인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이게 그들의 삶인 거야. 그들의 완전한 존재 이유. 그들은 더 많은 뱃사공을 필요로 한다.


나는 그가 그의 루브릭들에게 텔레파시 명령을 보내는 걸 느꼈다. 무기를 내리라는 명령이었다. 그들은 즉시 무기를 내렸다.


이건 형제애가 아닙니다. 나는 아바돈이 들을 거란 걸 알면서도 칼날처럼 날카롭게 말했다.


또 틀렸구나, 얘야. 아슈르-카이가 수세기 동안 쓴 적이 없던 허물없는 칭호를 입에 담았다. 이건 더 위대한 대의를 위한 희생이란다. 이것이야 말로 형제애의 진정한 정수라 할 수 있지.


회색 전사들 중 하나가 아슈르-카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다른 전사는 구부러진 단검을 뽑아 들었다. 단검의 칼날은 읽을 수 없는 룬들로 가득했다. 그는 단검을 아슈르-카이의 하얀 턱 아래 갖다 댔고, 그 끝은 턱을 가르며 찔러 들어가 내 첫 스승의 뇌로 파고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워프 고스트들이 그에게 이야기하는 걸 감지했으나, 그들의 말은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아슈르-카이는 백색의 눈을 감은 후, 고개를 끄덕였다.


만일 우리가 놈들과 싸운다면... 내가 그에게 전했다.


그렇게 되면 함대가 죽는다.


애뮤라엘 역시도 내 곁에 있었다. 부분적으로, 나는 그가 텔레마콘과 자이두에 맞서 내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온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온 이유 중 일부는 내가 비명을 지르는 가장 무도회의 지휘관들과 적대하며 뭐든 어리석은 짓을 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의도였다.


나구알이 내 곁으로 폴짝 뛰어왔다. 나는 그를 진정시키며, 그에게 다 끝났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잘못 생각했었다. 아직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사람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울티오는 그녀가 지금껏 워프를 가로지를 수 있게 안내해준 소서러가 눈앞에서 도둑질당하는 걸 계속 지켜보았지. 거의 완벽하다시피한 움직임으로, 모든 사이보그와 전투 로봇들이 무기를 들어 우리들 가운데 있는 회색의 전사들을 조준했다. 


“너희는 그를 데려가지 못한다.” 추억이 선언했다. 조명이 더 밝아졌는데, 이는 그녀의 분노가 커지기 시작했다는 징후였다. “그는 벤지풀 스피릿에 속해있다. 그는 내 거야.”


아바돈의 눈이 반짝였다. 나는 거기서 언제나처럼 미묘한, 놀라움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이를 예상치 못한 듯 했다.


모리아나는 배의 심장부에 맞서 감히 목소리를 높이려 했으나, 카스텔락스 로봇들 중 하나가 그녀를 향해 몸을 돌리자 입을 다물었다. 강철로 된 용이 위협하며 입을 벌리듯, 그것의 산업용 발톱이 쫙 벌어졌다. 두 팔에 달린 화염 방사기에서 쉬익 소리가 나며, 그녀를 두 줄기의 불꽃으로 적실 준비를 했다.


“내 함교에서는 입을 다물어야 할 거다.” 울티오가 여예언자에게 말했어. “네 독은 아껴놨다 다른 이의 귀에나 속삭여라.” 울티오는 그녀를 쳐다 보지조차 않았다. 그녀는 계속해서 항행 플랫폼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지. “회색의 존재들아,” 그녀가 사로노스의 전사들을 불렀다. “너희의 함대를 대비시키는 게 좋을 것이다.”


함선 전체가 진동하며, 생기를 찾기 시작했다. 우리는 벤지풀 스피릿의 도시 파괴용 포대가 재편성되며 우르릉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다라벡의 멀리 있는 함대를 조준하고 있지 않았다. 대신, 그것들은 우리의 새 동맹이 몰고 온 회색의 배들을 조준하고 있었다.


“울티오, 이제 충분하다.” 아바돈이 그녀에게 명령했다.


배의 고대 머신 스피릿이 함선을 차지한 새 영혼과 전쟁을 벌이기라도 한 걸까? 나는 알 수 없다. 내가 아는 건 그저 울티오가 망설였다는 거지. 그녀는 지금껏 그리고 언제나 아바돈의 부하였다. 그가 말하면, 그녀는 들었다. 그가 명령하면, 그녀는 복종했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그를 놔줘.” 그녀가 워프 고스트에게 명령했지. “아니면 내가 너희의 나약한 함선을 먼지로 만들어버리겠다. 내 함선들 중 열한 대가 그들의 공허-안내자들을 도둑맞았다고 보고해왔다. 나는 그들의 손실을 블랙 리전의 제안의 일부로서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네가 함대라 부르는 네 작은 배들을 진정 가치 있게 여긴다면, 내 소서러를 즉시 풀어주는 게 좋을 거야.”


사로노스가 에제카일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블랙 리전은 계약을 깨기로 결정한 건가?”


울티오의 두 눈에서 의분이 타올랐다. “다른 영혼을 데려가라. 그가 아니라. 그러면 계약은 성립한다.”


나는 그 순간 아바돈의 우려를 감지했다. 내 주군에 대한 일이라면, 나는 결코 무엇이 상상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확신할 수가 없다. 


“협약은 이미 동의하에 이루어졌다.” 사로노스가 침착한 태도로 읊조렸다. 그것은 거의 그의 마지막 말이 될 터였다. 세 기의 탈락시 사이보그들이 그를 향해 걸어갔다. 


나는 사로노스도 죽고 나면 나머지 우리들과 다르게 보일까 궁금해 했다. 


“그를 놔 줘.” 울티오가 아직까지 아슈르-카이를 둘러싸고 있는 세 명의 워프 고스트들에게 반복해서 말했다.


워프 고스트들이 무기를 들어올렸다. 우리도 무기를 들었다. 모든 게 잠깐 만에 광기로 치닫고 있었다. 나는 아바돈이 울티오의 의지를 묵인할 것인지 결코 알 수 없었는데, 왜냐면 아슈르-카이가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의 목소리는 턱 아래 놓인 단검으로 인해 긴장되어 있었지.


“Itzara,” 그가 조용히 말했다. 그는 그녀의 인간 시절 이름을 불렀어. “이 연극을 꾸민 건 신들이다, 기특한 녀석아. 때때로 우리는 녀석들의 덫에서 주어진 우리의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며, 놈들이 우리의 영혼에 이빨을 박아 넣도록 놔두어야 해. 또 다른 날에 싸울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녀는 그를 응시했다. “저는 이걸 용납할 수 없어요.”


무언가가 둘 사이에 교환되었다. 어떤 유형의 텔레파시였다. 그것은 순간적이었지만, 그 침묵의 대화에 담긴 깊이를 알 방법은 없었지. 텔레파시는 네가 평생에 걸쳐 전달할 의미를 눈 한 번 깜박할 사이에 전달한다. 나는 둘 사이에 이루어진 말없는 대화를 감지했다. 그리고 울티오의 주의는 나에게로 향했다.


“당신이 옳아요, 아슈르-카이.” 그녀가 말했다.


그녀에게 뭐라고 말한 겁니까? 나는 아슈르-카이에게 물었어. 뭐라고 한 겁니까?


그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편으로 함선의 포들이 워프 고스트의 함선을 향한 조준을 해제했어. 울티오는 다시 배를 돌렸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아바돈은 이 모든 광경을 침착하기 그지 없는 태도로 지켜보았고, 이는 내 피를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나는 내 몸에 얹힌 자이두의 손을 쳐낸 다음 주군을 바라보았다.


내가 미래에 아바돈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됐을 때, 내 제국 관객들이여, 나는 너희가 이 순간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그가 보여준 군사적으로 뛰어난 모습이나, 진정으로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로서의 재능에 대해서 내가 이야기 할 때 말이지. 나는 그가 워프의 유령들과 맺은 계약을, 그리고 그가 발톱으로 아슈르-카이를 가리킨 것을 너희가 기억하길 원한다. 내 예전 스승이자, 블랙 리전의 창시자들 중 한 명이였다. 아바돈의 에제카리온에서도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인물이었어. 그는 함대를 이끄는 기함의 공허 안내자였다.


이를, 아바돈의 무자비함이 가진 깊이를 보여주는 예로서 기억해라. 너희들 중 일부는 이것을 미덕으로서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은 이를 결점이라 보겠지. 하지만 나는 너희가 이를 그가 어떤 사람인지 나타내는 일면으로서 기억하길 원한다. 


잠깐 동안, 에제카일은 아슈르-카이와 눈을 마주쳤다. 작별의 인사로 둘이 주고받은 건 그게 전부였다.


“그를 데려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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