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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 | 17/08/23 16:45 | 추천 2 | 조회 179

까미노 포르투게스 (7) - 빌라 도 콘데 +64 [2]

디시인사이드 원문링크 m.dcinside.com/view.php?id=superidea&no=118490

상조앙에서 포르투 시티센터까지는 지도상 거리가 34km...

이태리 친구들은 5시에 일어나서 6시까지는 출발한댔는데, 내가 원래 아침잠이 많아서 이게 가능할까 고민하다가 혼자 걷기는 싫고 또 오늘 보면 마지막이니 얘네랑 조금 더 시간을 나누고 싶어 그 친구들 스케줄대로 움직이기로 동의했다.

얘네는 포르투에서 2박 묵으면서 쉴 예정이고, 나는 일행이 오늘 포르투 공항으로 들어오면 귀국일까지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포르투로 걸어들어가면 원래는 까미뇨 다 코스타(해안라인)의 다음 정착지인 빌라 도 콘데로 바로 전철타고 이동해 거기서 일행과 조우하기로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동행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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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트기 전 우리는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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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앙 디 마데이라는 옛날엔 모자와 신발을 만드는 공장들이 밀집해있어 유명했으나 지금은 모자박물관 외에는 흔적을 찾기 힘들다.

지금은 폐공장들을 아티스트 공방으로 바꿔서 도시의 재건을 하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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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거나 덧칠한게 아니고 회벽의 조각을 떼어서 만든 그래피티는 나도 처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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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는데도 내가 이태리 3인조를 종종 추월했나 봤더니, 자기네들은 꼭 매시마다 까페에 들려서 뭘 먹고 마셔야한댄다. 정말 누가 이태리인 아니랄까봐 ㅋㅋ

나는 까미노 시작하고 나서 매일 몸무게가 0.5kg씩 빠지고 있다고 했더니, 자기네들은 2주동안 하도 잘먹어서 오히려 몸무게가 다들 2-3kg 쪘다고. 매번 순례길에 오르면서 "이번에는 체중감량 성공하겠지"하고 기대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고. 이번도 글러먹었댄다. 하여간 윾쾌한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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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안개가 꽤나 껴 쌀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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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달린 아줌마까지 마주쳐 코임브라부터 걸어온 5명이 흩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그리하여 기념컷 촬영.


저 사진 찍고 다시 앞으로 보기 위해 도는 순간 내 왼쪽 발목이 도로의 패인 곳에 빠져 접질러졌다.

심장이 철렁하는 순간...

예전부터 이 발목을 접지른 적이 많아 깁스를 여러번 한 전적이 있어서 "결국 이렇게 까미노를 접게 되는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알베르토의 본업은 물리치료사!
다섯이 가진 약을 이것 저것 써서 일단 응급처리하고, 알베르토가 테이프 감아주고 일단 괜찮으면 계속 가보고 부으면 얘기하래서 조심스럽게 다시 일어나 걸어본다. 약간 쑤시지만 다행이 더 부어오르지는 않는다.

어느 언덕을 오르던 도중, 연세가 있으신 달린 아줌마는 숨이 차서 좀 쉬어야겠으니 우리 먼저 가라고 하신다. 짧은 코스면 같이 기다리겠으나 오늘은 갈 길이 멀어서 아쉽지만 연락처를 교환하고 여기서 작별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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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까페에 서서 먹으며 찍은 순례자 넷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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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꽃이 길 위에 드리워져있다.

아침엔 우중충했으나 이젠 하늘도 슬슬 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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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숲길도 지나고

이탈리아 친구들은 순례를 몇번 해봐서 계속되는 워킹을 조금이나마 덜 단조롭게 만드는 몇가지 노하우가 있었다. 낱말잇기 게임이라든지, 알파벳의 각 글자로 시작하는 노래 돌아가며 부르기 등등. 그리고 또 매 5키로씩 돌파할 때마다 하는 안무가 있는데 나도 배워서 조인했다. 30km 안무는 자기네들도 이번 여행에서 이날 처음 썼다고. 이친구을 덕에 긴 코스임에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안지치고 포르투까지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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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포르투가 가까워진다. 뭔가 발견해 사진찍는 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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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전철의 최남단 역인 산토오비디오.
일행의 비행기가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관계로 빨리 조우하기위해 포르투 시내까지 도보로 입성하지 않고 나만 먼저 전철로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아쉽지만 여기서 이태리 친구들과도 작별. 나의 까미노 전반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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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타고 포르투 대성당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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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크다. 리스본 대성당보다 더 큰 것 같다. 그리고 전에는 보지 못한 순례자 차림을 한 사람들이 전에 어디서 본 것보다 훨씬 많았다. 포르투갈길 순례자의 절대다수는 이곳 포르투 또는 스페인 국경에 위치한 뚜이서부터 시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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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그늘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연주하는 악사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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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전철은 아마 내가 본 유럽/북미 전철 중 제일 깨끗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문 열고 닫히는 것은 짤없으니 주의. 나도 배낭으로부터 분리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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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과 조우하기로 한 빌라 도 콘데.
이런게 있다고 듣지도 못했는데 왠 로마수로가 동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어 깜놀.
스페인 애들은 이런거 하나 있으면 세고비야처럼 도시의 상징으로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우려먹던데, 이 동네 사람들은 마치 이런거 다 하나쯤은 있는거 아니냐는듯 따로 홍보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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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행이라 함은 와이프다. 나 같은 백수가 아니라서 휴가를 써서 와야하기 때문에 중간에 조인.

그래도 포르투갈의 첫 식사라고 맛있는걸 먹여주려고 트립어드바이저 검색해서 괜찮아보이는 곳을 갔다.

애피타이저는 염소치즈 샐러드. 드레싱은 발사믹과 간장을 배합한건지 묘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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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바깔라오(염장 대구)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한 번도 먹을 일이 없어서 간만에 좀 제대로 된 식당에 온 김에 시켜봤다. 겉은 바삭하게 튀겼으면서 살은 쫄깃하고 짭쪼름한게 염장 생선의 맛을 잘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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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이 문어다리. 어떻게 조리했는지 지금까지어디에서도 먹어본 문어보다 부드러워 마치 약간 탱글한 게살을 씹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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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리뇨와 해물의 마리아주는 항상 옳다.
나름 알바리뇨치고는 비싼 축에 속하는 와인인데도 병으로 시켜20유로도 채 하지 않음.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발바닥에 올라온 물집의 물을 다시 한 번 빼주고 내일 또 여정에 오를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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