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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 17/11/25 10:00 | 추천 45 | 조회 1157

서로에게 절실한 그들의 이유 +59 [8]

디시인사이드 원문링크 m.dcinside.com/view.php?id=superidea&no=128374


누구에게나 처음은 낮설고 두렵다

지호가 서울에 처음 상경하여 10년의 세월을 버틸 동안 많이 익숙해져 있을 서울이였으나

가족을 떠나 처음 완전한 독립을 택하였을땐 10년전 서울의 낮살음 보다 더한 지독한 삶의 무개가 느껴졌을 것이다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서울상경은 그래도 부모가 의지가 되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의 어깨 하나 빌릴 수 없어 더욱 서러워진다

그것이 완전한 성인의 시린발이다

겉은론 멀쩡한 척해야 인간대접을 받을 수 있으면서 안으론 궁여지책으로 발을 동동 거려야 얼지않고 살아남는다


자신에게 너무나도 딱 드러맞는 세희의 집에 들어가게 되었을때

그가 여자인지 남자인지에 대한 의심조차 사치스러웠다

깊이생각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지호는 다급했고 간절했다

보증금 한푼없이 이곳 서울에 남아있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 였다


세희에겐 집이 있지만 집과 고양이와 분리수거를 도와 줄 그리고 월세를 보장해 줄 누군가가 절실했다

소개의 소개를 받아 들어온 사람들은 처음의 약속과 다르게 편리한데로 계약을 불이행하였고

누군가에게 폐를 주기도 받기도 싫은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에서

너무도 모자란 주거인들에 환멸을 느낄때쯤,

하루하루 감동을 주는 계약이행율 4.7을 가능하게 하고 그이상을 해내는 처음인 세입자가 등장한다


둘의 첫만남 조차 너무도 별스러웠지만

그래서 몇번인가 동거(한집에 세입자와 주인과의 관계)를 고사하였지만

그녀에겐 그가, 그에겐 그녀가 절실했다

인간의 뇌는 원하는 것에 대해선 이기적이리 만큼 합리적으로 사고하는지..

그들은 그들의 동거가 주변인들에게서 오는 소음을 봉쇄할 수단으로

극단적 결론을 내리게 되고 그것이 바로 결혼이라는 불가침의 영역을 갖게된다


편리에 의해 선택한 제도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관계의 특수성에 있었다

주변인들이 그들의 동거에 대해 더이상 잡음을 낼 수 없었지만 그대신 정상적 부부로써의 행태를  뜨여야 하는 건 당연했다

그것이 역할극에서 그친다면 문제가 되진 않았겠지만

누군가가 처음부터 짜 맞춘듯 알맞는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끌리고 있었다

그것이 이 계약관계의 가장큰 장애물이였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마음에 품은 지호는 감추고 싶은 마음조차 없을만큼

투명하게 투영되었고

그럴리 없다고 스스로를 차단하였던 세희는 재체기처럼 튀어나오는 감정을 더이상 참지 않기로 하였다


지호는 어린시절부터 남아선호사상이 존재하는 가정에서 생일상조차 온전히 제것으로 받은 적 없이

참고 견디는 것에 익숙하게 살아왔다

그것은 지호를 단단하게 만들었지만 지호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잊게 만들었다

세희는 처음으로 지호의 곁에 가장 가까이 위치 하면서 본의 아니게

누구도 간과한 그녀의 섬세한 감성과 이타적 사고방식, 가리려해도 삐져나오는 단아한 빛에

매료되었다


세희는 20대에 누구든지 격는 처절한 실연의 고통이 지나가지 않은채 떠안고 십자가를 지고 살아간다

사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다른이를 만나면서 떨쳐내 버리고 잊어버리지만

그에겐 주홍글씨가 되어 스스로를 집이라는 감옥에 가두어 버렸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권리 -누구나 행복할 권리-마저 배제한 그는 실로 잔인하리 만큼 스스로를 형벌하였다

지호는 조심스럽게 그의 가지덤풀을 헤치고 들어가 그가 얼마나 생명가득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며

그런 그를 온전히 자신의 안으로 감싸안는다


이 둘은 사실 세입자와 집주인의 관계라는 알기쉬운 형식을 이용했을뿐

서로의 지인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만났을 이들이고

언제 어느순간에 만났더라도 결국엔 사랑했을 것이다

서로에게 처음 순간 부터 끌렸으니까..


-처음 만났을때의 갑작스런 입맞춤에서

여자가 이끌리지 않았다면 오프사이드 같은 첫입맞춤을 했을리 전혀 없고.. (미치지않고 서야..)

남자또한 이성적 호감이 없다면 충분히 피하거나 떨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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