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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_0 | 18/01/13 17:00 | 추천 46 | 조회 1209

시선 앞으로 +126 [16]

디시인사이드 원문링크 m.dcinside.com/view.php?id=superidea&no=133310

쓰고 나니 무척 길어. 시간날 때만 읽어줘. 시간 없음 굵은 글씨만 읽어줘.


지안이 도경에게 말한 '시선 앞으로' 라는 대사가 재미있어 써 봤다.


여러 빛깔의 사랑이 있는 드라마. 하지만 이 드라마 주제는 멜로가 아니다.

다양한 커플의 가능성이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더구나 남주 여주가 있지만 멜로에 목마를 수밖에 없다.

스타 작가인 소현경 작가가 다른 작가들도 많은데 과연 멜로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썼을까 의문이 들고, 또 멜로를 위해 과연 두 사람을 캐스팅했을까 의문도 든다.


소현경 작가의 인터뷰 자료 등을 보면 이 사람은 사랑에 대한 매력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사랑을 그리고 싶지만 멜로가 아닌 큰 사랑을. (보물지도를 적기는 어려우므로 여기까지만)


즉 멜로가 있을 수는 있어도 멜로 드라마가 아니다.

커플들에 너무 힘주어 쳐다보지 말라는 거다. 시선 앞으로!


예를 들어 남주 여주가 있는데, 다른 커플들 어떻게 해달라는 것도 가능하고

남주 여주를 주연답게 좀 이어달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다만 주연배우 특히 남주 여주에 한정하여, 자문자답하면 이렇다.

드라마에 나타난 모습만으로 이들이 과연 서로 사랑하는가?

이게 무슨 사랑이냐고? 사랑하는 이유와 근거, 사랑하고 있다는 장면과 정당성은 어디에?

사랑에 뭔 이유가 있어? 이런 질문 무수히 가능하고 다들 던지고 있다.


(여주 남주의 답으로 하면) 사랑? 하고 있지. 어! 하고 있어. 걱정마.


시선 앞으로 하지! 에서 이미 지안은 충분히 알고 있다.


'이 사람 날 사랑하는 구나'

'그래 나도 이 사람 사랑하고 있어'


이걸 몰라서 재확인하는 스토리가 풀려 나오긴 하지만

그건 그들의 눈꺼풀이 닫혀 있어서 그렇지(작가의 의도) 시청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서로 잘 안되는 이유는 뭔데? 꽁냥꽁냥 왜 안하느냐고~

왜 다른 드라마는 쭙쩝하고 살콩달콩이 있는데, 대체 이게 무슨 남주 여주냐고....

왜 표현을 안하느냐고! 무슨 포옹신 한 번 없고. 애태우고만 있냐고. 커플이긴 하냐고.

왜 베플상은 탔냐고. 그것도 낚시냐고.


그러나 여러분! 어찌하랴. 소작이 이미 드라마를 그리 만들어놨는데.

연장으로 얽힌 '에피소드'를 풀어놓을 수 있고, 더 멜랑꼴리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사랑이 잘 안되는 현실을

어떻게 현실적인 사랑이 가능하게끔 만들어나가는 과정

하나씩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특히 경제적으로 능력있는 남주가 마법의 성으로 데리고 가고

가난한 여주를 공주로 만드는 그런 뻔한 드라마가 아니다.

그걸 기대하면 스스로 낚여 고구마 가게에 온 것.


이 드라마는 그 반대로,

가난하고 적어도 사랑에는 진실하고 당당한 여주의 현실로 내려와

다 내려놓고 가진 것을 버릴 정도로 진실함을 보여주고

자신도 새로운 삶을 꾸려갈 줄 아는 용기를 가진 남주로 그려내는

그간 멜로드라마의 진부한 패턴과 달리 그려내는 내용의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어떤 누군가의 원탑 드라마도 아니고 여주 남주가 고생하며 헤쳐나가는 드라마인데다

이런 시도와 현실성을 보다 풍부하고 유기적으로 그려내기 위해서는

다른 등장인물들이 모두 의미있게 한데 어우러지며

단순한 조연에 거치지 않는 즉 작은 역할이 아닌 모습으로 같이 저마다의 역할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여주 남주가 헤쳐나가는 현실이 사랑이 아니고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사랑이기에(기존 멜로식의 왕자-공주의 사랑이 아니라)

그 현실을 헤쳐가는 과정에서 '주인공에 대입되며' 공감과 위안을 주는 드라마랄까.


게다가 두 가족과 여러 커플들, 캐릭터가 어우러져서 현실감을 더욱 보여주고 있어서

다른 등장인물의 비중과 캐릭터 역할이 모두 같이 녹아들어가는 과정과 함께 가야 하고

다양한 등장인물이 저마다 역할이 적지는 않다.

주말 드라마 특성상 미니와 달리 가족 드라마인데다 시청층도 다양하다.

드라마 몇 개 합쳐놓은 듯한 구성으로 풀어낼 꺼리가 많은 드라마로 빚어 놓았다.


지금 우리가 멜로 할 때가 아니라는 것. "드라마가 아직 마치지 않아서"(천호진 연기대상 버전)

그건 급하지 않은 것이니. '좀 기다려줘 다들'(작가-연출진 바람?)

결론은 알잖아. 주말 드라마라서 열린 결말 아니고 헤피엔딩이라는 것. 판타지 소재도 아니고.

그래야 시청률도 올라가고 광고도 따고 드라마 국장도 좋아할 꺼고, 드라마 성공하니까.


"드라마가 아직 마치지 않아서" 아직 시간이 많아. 천천히 보여줄 거야.

스피디한 전개는 예고편으로 보여줄테니 기둘려. 본편은 등장배우들 분량 다 넣어야 한다구. 


다시 요약하면,


지안은 제 삶을 살 수 있다. 도경도 제 삶을 살 수 있다.

지안은 사랑할 수 있다. 도경도 사랑할 수 있다.


이 전제에서,


지안은 사랑이 아니라 삶의 현실을 잘 보고 있는 캐릭터이고 그런 의도에서 이성으로 감정선을 막고 있고,

도경은 사랑을 얻고 싶지만 현실을 보라고 늘 선을 두고 있는 지안을 바라보고 있는 캐릭터이다.


현재까지로 보면, 지안은 도경이 없어도 삶의 현장에서 자기의 행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첫사랑을 잃을 수 있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지안이었다. 사실 이게 드라마가 아니라면 정말 현실이라면 현실감이 있지.


하지만 지안이가 첫사랑까지 얻고 자기가 할 일을 또 하고

도경이 사랑을 얻고 자기생각을 갖고 세상을 살아보려면

이 두 사람은 무엇보다 헤쳐나가야 할 일이 많다.

현실을 이겨야 한다. 그게 우선 과제다. 멜로는 부수물일 뿐.


여기서 그려지는 두 사람의 사랑은 사랑다툼이며

두 사람의 캐릭터에는 연인의 정서와 냉철한 현실을 보고 있는 이성적인 절제가 함께 있는 모습이다.


지난 회차의 대사 중에서,


"에이 그건 아니다. 경험 부족이었던 것이죠. 쓸데 없이 돈이 많아도 문제라니까." (지안)
"그런데 서지안, 너는 내가 좋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감정을 잘 감추지?  비법 좀 알려줘봐. 어떻게 하면 독할 수 있는지?' (도경)
"에이, 그런 비법을 막 가르쳐드릴 수 있나. 28년 살면서 터득한 노하우인데.  최도경씨가 지금 재기 자립이 먼저라 사랑타령 못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지안)


이들은 이런 대사를 나눌 수밖에 없다. 물론 그 담엔 좋은 신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이 점이 맘에 든다. 작가의 선택이지만 포옹도 하지 않았지만 연인과 부부(가족)의 케미가 있는 모습.

기대감을 갖게 하고 현실을 버리지 않는 진지함.

왜냐하면 서태수-서지안은 진정성이라는 무기가 재산인 사람들이고 당당함을 갖고 사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서태수는 사업실패로 한번 좌절된 인물이지만, 자신을 닮은 서지안이라는 보물을 얻었다.)


그렇다고 서지안은 여타 드라마처럼 개천의 용이나 초엘리트가 아니다. 그래서 조금 더 현실적인 모습이다.

현실을 헤쳐나가려면 이 둘은 똑똑해야 하고 침착해야 하며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 드라마의 판타지스러움은 여주 남주가 멋있다는 점이다. 현명하면서도 허당한 생활미가 있고 사랑이 있다.


여주 남주에게 마법의 지팡이를 주지는 않는 대신 마법의 대사와 표정을 줬다.

캐릭터는 쉽지 않지만 드라마 전체 구도상 의도된 것이고 연기는 너무너무 잘 하고 있다.

특히 소작이 서지안을 통해 도경에게 말하는 대사들은 백미다. 소작이 투영하고 싶은 사랑과 현실.


기존의 드라마 방식으로는 둘을 모두 헤쳐갈 수 있는 마법사는 소작이 할 수 있지만,

소작의 마법사는 '마법이 개입되기보다는(일사천리의 장소라 결혼 방식) 

"현실감 있는 캐릭터가 직접 헤쳐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은' 의도가 보인다.

판타지 동화같이 그려내기 보다는 리얼리티를 더 담고 싶은 거다. 시대와의 소통과 공감, 그리고 가족과 사랑.


어째했건 가장 큰 캐릭터의 선은 여주 남주 둘이며, 이들이 "현실을 풀어나가야 한다."

(이쯤해서 "하지마요"하며 지안이가 고백 후 도경의 손을 막고 손떨던 안타까운 모습을 떠올려 보라.

도경은 그 상황에서도 "이 손 좀 놓고 이야기하자. 이해가 안되는데" 이러고 있고. 이후 대사도 좋고 재미있다.)


배우로 따지면 여주가 여러 장면에서 고생할 때는 남주가 존재감과 소소한 재미를 주고

여주의 영향을 받은 남주가 바톤을 이어받아 고생을 하게 되는데,

이 드라마의 구성은 압도적인 두 사람으로 이끌어 가는게 아니라

주변 중견 연기자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서태수, 양미정, 노명희, 최재성의 명품 라인.

여기에 알다시피 지태-수아커플, 남구-희커플, 지수-혁커플, 지호-서현커플도 더해진다.

홈페이지 등장인물 14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카리스마 노양호, 민부장도 미스터리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다시 복습하자.

홈페이지나 포털에서 보라. 누구보다 소현경 작가에게, 그리고 연기자와 연출진에게 격려해주자.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3無녀에게 가짜 신분상승이라는 인생 치트키가 생기면서 펼쳐지는..."(드라마 소개 요약에서)

"그녀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는 방법을....그리고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던 남자들의 아픔과 외로움을

그려보고자 한다. 금수저 자식으로는 태어나지 못했지만, 뚜벅뚜벅 자기의 길을 가고 있을

수많은 이들이 잠시라도 위로 받기를."(홈페이지 기획의도 소개에서)


이런 라인으로 보면 서태수-서지태라는 가장, 그리고 노양호-최재성도 원래 흙수저로 태어났다는 점에서

노양호-최재성의 역할 변화가 예상된다.


보다 큰 그림에서 보는 내가 생각하는 '시선 앞으로'이다.

시대의 위로와 사랑이 멜로보다 우선이다.


그게 이 드라마다. 사랑과 현실을 모두 얻기 위해서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플 수밖에 없다. 이 글 보는 우리들 모두 동병상련이다.

서로 위로하자. 어쩔 수 없다. ^^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야기 무척이나 짜증나겠지만 그게 '시선 앞으로' 해야 할 우리 몫이 아닐까 싶다. 


[원본 갤러리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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