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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변 | 18/04/17 12:55 | 추천 55 | 조회 2657

폐암으로 사망한 유호철 대위의 변호사입니다. 국가보훈처는 바뀌어야 합니다 +312 [11]

오늘의유머 원문링크 https://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390098

게시판을 못지켜서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해서 유머자료에 올립니다.
폐암으로 사망한 웃대 작전주식의 신, 유호철 대위의 대리인으로 상이연금 소송, 국가유공자 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몇번이나 망설였는데, 국가보훈처의 행동이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아서 글을 올립니다.
지난 3월 26일 석면으로 인한 폐암에 고통을 받던 유호철 대위가 사망했다. 내 의뢰인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같은 법인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인데, 나와 같이 수행을 했다.

시작은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한 군인연금의 지급거부를 다투는 사건이었다.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을 우여곡절끝에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고 승소를 했다.

군인연금이나 유공자 또는 이와 유사한 근로자의 직무관련성을 다투는 소송은 구조가 유사하다. 결국 상해 또는 질병과 직무와의 인과관계를 다투는 것이고, 이는 각 소송별로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유호철 대위는 상이연금 소송에서 승소를 했기에 유공자도 당연히 인정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행정심판에서 기각이 되고, 다시 우리 법인을 찾아와서 결국 보훈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물론 유공자 소송에서도 당연히 승소를 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유호철 대위는 아주 건강해 보였다.

그런데 소송을 다 마치지 못하고 사망을 하였고, 이는 소송종료 사유가 되어 이제 곧 소송이 끝날 것이다.

유호철 대위가 사망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소송의 수계가 되는지를 검토했으나 방법이 없었다.

뭐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생전 유호철 대위가 썼던 웃긴대학 글을 찾아봤다. 대리인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던 재미있고, 유쾌한 청년이 있었다. 그떄부터였던 것 같다. 감정이 이입된 것인지, 유호철 대위가 너무나 안타까웠다. 마지막 변론기일이었다. 4월 4일에 유가족들이 나온 것을 보니 더욱 가슴이 저렸다. 내가 먼저 죽으면 내 아내와 자식들도 저렇게 슬퍼하겠구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나서 보훈처가 냈던 서면들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인과관계이고, 이는 동일한 사건에서 이미 법원의 판단을 받았던 것이다. 다른 특별한 증거를 제출하는 등의 사정이 없으면 확정적이다.

그런데 보훈처(서울지방보훈청)의 소송수행자는 이렇게 답변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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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말인지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유호철 대위는 국방부에서 결정하여 상이연금 대상자로 인정을 한 것이 아니다. 서울고등법원의 확정판결로 인정이 된 것이었다. 그런데 보훈처 소송수행자는 유호철 대위가 마치 국방부에서 인정을 받았기에 보훈처는 국방부 판단에 기속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을 한 것이다. 이것은 둘중의 하나이다. 보훈처 소송수행자가 법원의 판결의 의미를 몰랐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유호철 대위를 조롱한 것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민사소송이면 이럴수도 있다. 당사자는 물론 대리인도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건 행정소송이지 않나. 유호철 대위를 국가유공자로 인정을 한다고 하여 보훈처의 이해관계가 침해되는 것도 아니고, 소송수행자가 패소한다고 돈을 물어내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고, 어떻게든 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신문이나 인터넷에는 국방부를 탓하는 글들이 많다. 국민청원도 올라갔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국방부는 그래도 이해가 간다. 국방부는 2심 결과를 인정을 하였다. 1심과 2심이 다를 경우 대법원에서 판단을 받아보고자 하는 생각도 들었을 터인데, 그래도 깔끔하게 인정을 하고 확정시켰다. 그리고 상이연금 등급도 예상보다 훨씬 높게 책정을 하였다. 국방부는 할만큼 했다.

그런데 보훈처는 뭘까. 법원에서 인정한 확정판결도 거부하고, 자기들은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저의가 뭘까. 그럴거면 보훈처는 무엇때문에 존재를 할까. 전부 법원으로 가면되지.

물론 한정된 예산으로 정말 필요한 유공자를 가리는 작업은 분명히 해야한다. 그런데 유호철 대위는 전혀 다른 경우이다. 이미 상이연금으로 법원에서 인과관계가 인정이 되었다. 보훈처에서 뭔가 새로운 주장이나 증거를 제출하는 것도 아니다. 1심에서 기각했던 이유, 국방부에서 처음에 인정을 하지 않았을때의 논리만 앵무새처럼 반복을 했다. 전부 군인연금 항소심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깨졌던 논리를 유공자 소송에서 똑같이 주장을 한다. 이럴거면 보훈처는 왜 존재하는가. 그렇게 기계적으로 소송에 임하지 않고, 첫 기일에 변론을 종결했다면 유호철 대위는 유공자로 인정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눈을 감을 때에도 조금은 편하게 갔을 것이다. 아래는 유대위가 죽기전 웃대에 남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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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 버텨서 유공자 소송만 이기면 남은 가족들에게 할건 다 해주고 떠난다는 유호철 대위는 그렇게 가버렸다. 4월 4일 기일에 꼭 나오겠다던 유대위는 그렇게 떠났다.

변호사 입장에서 보훈처 소송수행자한테 예전에 유호철 대위가 신청한 유공자를 직권으로 인정해주면 안되냐고 물어보았다. 왜냐하면 유공자 여부는 신청일로 소급되기 때문에 직권으로 인정을 해주면 유가족에게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금전적인 것만해도 아마 몇천만원 이상 지급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런데 이후 보훈처의 행동이 더 어이가 없었다. 사무실로 연락이 와서는 유가족이 빨리 4월달에 신청을 해야 한단다. 갑자기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4월달에 해야 4월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아주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 그럼 5월부터 하면요? 물어보니 그럼 5월부터 받는다고, 빨리 신청하셔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신청하실거지요? 확인을 한다. 아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다.

아 나는 이전화를 받고 완전 열이 머리끝까지 받았다. 지금까지 소송에서 인과관계 없다고 다퉈놓고, 그렇게 시간을 끌고 한 사람도 보훈처인데, 이제와서 사람이 죽어서 이슈가 될 것 같으니까 유가족들한테 빨리 신청을 하라고 한다. 아니 어차피 자료도 보훈처에 다 있는데 직권으로 해주면 안되나.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이 꼭 신청을 해야 검토를 하겠다는 그런 태도는 정말 보훈처의 존재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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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어제 친절하게도 각종 양식과 필요한 서류도 사무실로 팩스를 보내왔다. 물론 정말 호의일 수도 있다. 그런데 유호철 대위의 대리인인 나로서는, 지금까지 소송에서 보훈처의 서면을 받아본 나로서는 보훈처가 사람가지고 놀리는 것 같다. 국회의원도 관심을 가지니 우리는 유가족에게 이렇게 안내했어요라고 책임을 떠넘기는 행동으로 보인다. 아직 유가족이 신청을 안해서 우리는 판단을 못해요. 해주고 싶어도 못해요라고 책임을 떠넘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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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 유가족 등록이나 신청해라. 니들이 신청하면 우리가 한번 판단해볼께. 본인이 죽었으니 어쩔수 없잖아. 판단해서 유공자 유가족으로 인정되면 우리가 봐준거고, 안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소송해'

보훈처는 딱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어차피 보훈처에서 움직일 가능성은 없다. 그런데 앞으로도 이렇게 되어서는 안된다. 국가를 위해 일한 사람을 대우하지 않고, 니가 한번 해봐라는 식으로 소송에 임하는 보훈처의 소송 대응은 정말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들은 가만히 앉아서 들고 오는 서류만 검토하겠다는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유호철 대위와 관련된 모든 서류와 자료는 서울지방보훈청 소송수행자가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다시 처음부터 유가족들이 모든 서류와 증거를 모아서 신청을 하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하고 있다.

보훈처에서 끝까지 유가족이 신청을 해야 한다면 우리 법인에서 해주기로 하였다. 물론 비용은 받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이게 한번 이슈가 되어 보훈처가 좀 바뀌었으면 한다. 그때까지 보훈처가 원하는대로 바로 신청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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