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원문링크 m.dcinside.com/view.php?id=superidea&no=159116
초반에 이 원작이 빻았다는 말 듣고 그냥 안봐야지 하다가, 갤 반응 볼수록 한 번쯤 볼까 싶어서 어제 보러 갔다왔어. 근데 생각할수록 찝찝한 부분이 있어서 후기 남겨보려 해. 쓴소리가 더 많을테니 싫으면 스루해줘.
내용도 완전히 다 알고 갔고 빻은 것도 각오하고 갔어. 그런데 보고나온 후부터 지금까지 내 기분이 이렇게 찝찝한 이유는... 이게 분명히 좋은 부분이 있는 극이라서 인 것 같아.
가진 것 없는 조지와 레니가 서로의 존재로 삶을 견디고 꿈을 꾸는 모습들, 나보다는 서로를 생각하며 사는 관계, 그렇기에 레니를 보내는 조지. 그들 중 조지는 장애인이라는 점. 특히 마지막 장면은 통으로 정말 센치했고 내 취향이었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가난이 무엇인지, 타인의 인정과 애정이 무엇인지, 함께 사는 삶이 무엇인지. 여러가지 근본적인 질문들을 하게 만드는 내용이었고.
그런데 이 좋은 장면을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가 컬리부인이야. 심지어 굉장히 허무하게 죽어. 그러고 나면 이 극의 클라이막스이자 가장 좋은 장면들이 줄줄이 나와. 삶의 가장 큰 의미를 떠나보내는 두 사람을 보고 슬퍼하고,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야 하게 되는거지...
왜 꼭 컬리부인이어야 했을까? 쉽게 죽일 수 있는 연약한 것의 대명사라서 아닐까. 찾아봤더니 원작은 더 심했고 이게 그나마 컬리부인에게 서사를 부여한 거라는데.. 글쎄? 컬리부인도 꿈이 있었다. 비록 짓밟혔지만, 고의는 아니었다는 이게? 거기다 바세린 얘기는?
이 정도가 수습할 수 있는 최선이라면, 아무리 좋은 메세지를 주고싶었다 하더라도 이 극을 택하면 안되는 게 아니었을까.
나는 조지와 레니의 허물어져가는 삶이 마음 아팠고, 삶과 관계란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 있었고, 계속 생각 날 것 같아. 그렇지만 그걸 끌어내기 위해서 소비된 컬리부인도 같이 생각나서 찝찝한 기억이 될 것 같다.
극의 메세지가 좋은거 중요하지. 하지만 메세지가 좋다는 핑계로 이런 부분들을 그대로 가져오면 대놓고 빻은 것보다 불쾌하다는 걸 체감한 관극이었어. 이 좋은 메세지가 있으니 이정도는 참으라는 오만함으로까지 느껴져. 고전을 가져오는 건 좋지만 좀 더 생각해보길. 2018년에 할 수 있는 재해석의 최선이 컬리부인도 꿈이 있었고 오로지 선의에서 친절하려고 했다는 정도일 리는 없다고 믿어.
혹시 몰라서 캐슷보드 첨부해!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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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3)
문화는 그 당시 시대를 반영하는 거니까, 지금 올리려면 아무리 원작이 있어도 지금 시대를 반영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고마워. 생쥐와 인간 고민했는데 횽 후기 보니까 나와는 맞지 않는 극이네 ㅜㅜ
컬리부인 소재를 너무 가볍게 써서 불쾌하더라. 다 받음
바세린얘기는 스쳐가듯 나오는 얘기지만 진짜 경악스러운 수준
나는 호인부분이 많아서 소소하게 돌고있지만 횽 불호부분 다 받는다 컬리부인 너무 허무하게죽어 도구로 사용되는 느낌
컬리부인 진심
초반에 바세린 얘기 듣고 극 끝날때까지 컬리 장갑낀 손 보일때마다 짜증났음.... 더러워
오 레니가 부러뜨린 팔!!!이거 의도한 거 같은데 발견한 바발 대단하다
컬리부인은 원작에도 배우가 꿈인건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