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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어스.. | 18/12/14 09:03 | 추천 3 | 조회 2606

[옆펌] 흔하지 않은 비엣남 이야기(有) ㄷㄷㄷㄷㄷㄷㄷ +867 [24]

SLR클럽 원문링크 m.slrclub.com/v/hot_article/546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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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베트남 핫합니다.

우리의 자랑 박카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 부임한 이후 한류가 베트남에 확장되는 것 이상으로 베트남이 한국에서 핫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다녀보면 게시판마다 베트남 얘기가 핫하더군요. 그런데 기껏해야 피상적인 얘기, 여자 얘기 그런 것들뿐이라 오늘은 조금 역사를 곁들여 제가 알고 있는 베트남 얘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읽을 때 쓸때 편하자고 평서체로 가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1. 베트남은 동남 아시아? 동아시아?

베트남은 동아시아다.

동아시아 하면 한국, 중국, 일본, 몽골을 떠올리기 쉽지만 베트남은 동아시아이고 몽골은 동아시아로 끼우기가 좀 그렇다. 왜냐하면 몽골은 문화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East Asia 혹은 Far East(극동)으로 불리는 이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은 무엇일까? 바로 그 첫번째가 유교이다. 공자란 얘기다. 우리는 조선 건국이후 성균관에 문묘(공자사당)을 모시고 지금까지 공자에 대한 제사를 지내왔다. 공자 제사는 조선의 존립 이유나 마찬가지였다. 공자에 제사를 지낸 나라는 한국, 베트남, 중국, 일본이다.

베트남은 1070년에 문묘를 세우고 1076년에 국자감이란 대학을 설치하여 국가적으로 유교를 통치의 근본으로 삼았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나. 마치 우리 역사책을 보는 것 같다. 일본도 문묘를 설치하고 제사를 지냈다. 1690년 에도 막부 시대의 일이다.

두번째 동아시아의 특징은 과거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고려 광종(958년) 때부터 과거가 시작되어 고종때까지 시행되다 갑오경장 때 폐지됐다. 베트남은 1075년에 과거를 시행하여 1919년까지 관료를 선발하였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베트남, 중국이 과거 제도를 통해 관료를 선발한 것이다.

세번째 특징은 동어반복 같지만 한자 문화권이라는 것이다. 이름이 똑같다. 한국은 이성계, 문재인, 중국은 모택동(마오쩌뚱), 습근평(시진핑), 베트남은 호지명(호치민) 이용선(베트남 왕족으로 고려에 귀화)이다. 일반적으로 성은 외자에 이름은 두자이고 한문으로 이름을 짓는다. 다만 베트남은 사회주의 혁명 이후에 한자를 완전히 버려버리고 알파벳을 도입하는 문자 개혁을 실시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이 한자를 모른다.

이렇게 베트남은 한국, 중국과 아주 똑같은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갖고 있다. 차라리 강고한 신분제 탓에 과거를 도입하지 못한 일본이 동아시아적 전통에서 약간 비껴나 있는 것 같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인 시절 사대외교의 핵심이 조선과 베트남이었다. 조선과 베트남이 중국에 개기기 시작하면 다른 모든 나라들도 사대가 흔들릴 수 있으니 중국은 약소국이지만 조선과 베트남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

동아시아는 큰 형 중국과 가운데 한국, 막내 베트남에다가 어디서 줏어온 아이 일본, 이렇게 네 나라로 이뤄져 있다고 보면 된다.

2. 베트남의 국민성

이런 말하면 한국 사람은 싫어하지만 한국과 너무 닮았다. 아주 성질이 급하고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내고 악착같다. 새벽 6시에 호텔 창문 밖을 내려다 보라, 정말 도로에 오토바이가 꽉 차 있다.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서 어디를 가는 것인지 6시부터 러시아워가 시작된다.

학원 새벽반이 유지되는 나라는 한국과 베트남, 중국, 일본 뿐이다. 학교가기 전에 혹은 회사 가기 전에 학원에 가서 영어 한 시간 때리고 출근하는 민족은 이 네 민족밖에 없다.

요즘 한창인 스즈키컵 축구를 보자. 2002년과 판박이다. 흥이 많은 민족이다. 기분 좋으면 모두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얼굴 한번 본 적이 없어도 같이 어울려 논다.

3. 끝없는 외침의 역사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쳐들어간 남만이 바로 베트남이다, 맹획의 칠종칠금이란 고사가 나온다. 이 민족은 아무리 정복해도 정복되지 않는 민족이라 스스로 굽히고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제갈량이 일곱번 잡았지만 일곱번을 풀어준다. 이에 맹획은 충성을 맹세하고 제갈량은 어떤 군사도 남기지 않은 채 그대로 돌아간다.

당나라 시절부터 끊임없이 중국으로부터의 침략에 시달렸고 잠시 정권을 뺏긴 적도 있지만 다시 독립하고 독립했다. 우리는 몽골 군대에 졌지만 베트남은 끝까지 싸워 이겨냈다. 몽골이 비긴(?) 유일한 나라가 고려이고 이기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베트남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프랑스의 침공을 받아 식민지가 되었다. 하지만 호치민을 중심으로 계속 독립 운동을 했고 그 와중에 일본이 쳐들어와 일본의 식민지가 된다. 호치민을 비롯한 베트남 사람은 다시 일본과 싸웠다. 일본이 패망하고 물러간 틈을 이용해 프랑스가 다시 베트남으로 기어들어왔다. 2차대전의 후유증으로 국력이 약해졌지만 미국의 절대적인 지원 속에 다시 베트남을 식민지로 삼으려 했다. 호치민은 다시 싸운다.

프랑스 군은 베트남의 게릴라식 전투에 대응하기 위해 거점을 확보하기로 결정한다. 베트남 북서부 라오스와의 국경지대에 있는 디엔 비엔 푸에 군사 기지를 세운다. 공항 활주로도 만들어 보급선을 확보한다. 디엔 비엔 푸는 천혜의 요지였다. 지금도 디엔 비엔 푸로 가기 위해서는 베트남 북부 사파에서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11시간을 가야 한다. 프랑스는 그곳에 요새를 구축하고 장기전 태세에 들어갔다. 설마 베트남이 그곳까지 들어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호치민은 프랑스가 디엔 비엔 푸에 진지를 구축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승리를 예감한다. 베트남 최고의 장군 무원갑(武元甲 보 구엔 지압)에게 군사 지휘에 관한 전권을 위임하고 군대를 파견한다. 무武가 으뜸元이고 갑甲인 보 구엔 지압 장군은 총을 들고 식량을 이고 대포를 끌면서 베트남 북서부 산악 지대를 놀라운 속도로 행군한다. 마침내 디엔 비엔 푸에 도착한 베트남군은 프랑스 군대를 포위하는 참호를 판 다음 조금씩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 들어간다.

엄청난 베트남군이 희생되었다. 보 구엔 지압 장군에게 비판적인 사람은 생명을 갈아넣어 이뤄낸 상처뿐인 승리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공식적인 사상자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프랑스 군 한명이 죽을 때 베트남군은 적게는 열명 많게는 백명까지 죽었다고 한다. 미군의 절대적인 항공지원에도 불구하고 포위망은 좁혀졌고 결국 활주로가 파괴된다. 인원 충원과 보급이 끊긴 프랑스 군대를 위해 항공 공수가 계속되었지만 프랑스 군에게 지원된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 포위하고 있는 베트남군에게 떨어졌다.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에 처한 프랑스 군은 서구 군대 사상 최초고 백기를 들고 무장 해제를 한 다음 군사 기지를 걸어나왔다.

이 전쟁이 바로 그 유명한 디엔 비엔 푸 전투이다.

프랑스가 물러간 다음 이번엔 미국이 쳐들어왔다. 남북이 분단되었고 통킹만 사건을 조작한 미국은 마침내 전쟁을 개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승자는 베트남이었다. 거의 20년에 걸친 전쟁 끝에 결국 미국은 물러나게 된다. 미군이 패한 최초의 전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후 중국과 국경 분쟁이 생겨 중국군이 베트남 북부 국경을 넘어 밀고 내려오면서 중국과도 전쟁이 시작되었다. 물론 이 전쟁 또한 베트남의 승리로 귀결되고 베트남과 중국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앙숙이 되어버렸다. 이후 베트남은 중소분쟁이 일어났을때 끝까지 소련 편만 들었고 지금도 해상 영유권을 놓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4. 베트남의 현재

베트남 매출 1위 기업이 어디인지 아는가. 바로 삼성이다. 그외에도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단순한 임금 따먹기식 진출이 아니라 베트남을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고 인구 9천만 시장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외국인 투자 누적 1위가 바로 한국으로 약 62조가 투자되었다.

5. 줄이며

이렇게 한국과 베트남이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위에 열거한 것과 같이 같은 문화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을 저 멀리 동남아시아에 있는 후진국, 못 사는 나라, 한국 남자가 쉽게 결혼할 수 있는 나라로 보지 말고 보다 가깝게 느끼셨으면 합니다.

그럼 줄입니다. (7월 중순에 직접 가서 찍었던 사진만 추가했어유.)



=== 작성자 : 명교수님 ===


뱀다리) 옆 커뮤니티서 읽은 글인데 유익할 것 같아 퍼왔습니다.

갠적으로 여행 전엔 '못 사는 나라' '덥기만 한 나라'라는 생각이었는데 다녀오고 나서 '매력적인 나라'로 급 바뀌었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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