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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石 | 19/06/19 18:27 | 추천 51 | 조회 11092

일본 애니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여섯 작품. +912 [51]

오늘의유머 원문링크 https://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411893


아직 게시판마다 베오베로 올라가는 게 가능했던 시절

애니 게시판에다 써서 베오베 갔던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쓴 글.


그때 글을 기억하시고 좋게 봐주셨던 분들이 아직 남아 계시다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때와 굵직한 내용들은 별로 차이가 없고,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기술했습니다.



Q. 이 애니도 명작인데 왜 여기 없나요?

A. 업계의 흐름을 바꾼 여섯 작품을 소개하기 때문입니다.
명작을 소개하는 글이 아닙니다.

특히 AKIRA, 공각기동대, 카우보이 비밥은 전에 쓴 글에서도 많은 얘기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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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완 아톰 (1963)


일본 최초의 TV 애니메이션.
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의 대표작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미국 애니메이션의 하청으로 일한다거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목표로 하는 등, 전반적으로 미국 애니메이션의 절대적인 영향 아래 있었는데
제작비가 안따라주는 상황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멋진 움직임이 나올 리가 없었음.


아톰은 심지어 한 주에 한 편 방송하는 거라 움직임이 매우 뻑뻑했지만
그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한 화 한 화 캐릭터와 스토리에 집중하며 제작하게 됐는데

이것이 결국 미국 애니메이션과의 결정적인 차별점이 되었고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이 됨.

한 마디로 아톰은 진정한 의미의 '재패니메이션'의 탄생인 것임.

근데 애니메이션의 제작비를 저단가로 낮추고 캐릭터로 로열티를 받는 시스템을 도입한 첫 작품이기도 한데
이 때문에 오늘날까지 제작사, 애니메이터, 성우들의 작업환경이 나빠지게 한 어두운 면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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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주전함 야마토 (1973)


스타워즈보다 앞서 리얼한 우주 드라마를 그려낸 고전 명작.

야마토는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초로 어린이 관객층이 아닌 청소년, 청년층 관객들을 모으는 데 성공했는데
'야마토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키며 1세대 오타쿠들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게 됨.

이 애니메이션으로 애니는 어린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하고
그 전까지 쓰이던 망가에이가(=만화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라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됨.

야마토로 인해 애니메이션은 일본 대중문화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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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동전사 건담 (1979)


철저하게 아동층에게 외면받았지만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점에서
야마토와 비슷하지만 기존 애니메이션의 평면적인 선악구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

즉, 고전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축을 이룬 SF 로봇 애니메이션들은
철완 아톰과 마징가 Z의 절대적인 영향 아래 있었는데

건담은 거기서 더 나아가 우리의 적들은 무조건 나쁜 아수라 백작, 헬 박사가 아니고,
우리가 지키는 사람도 무조건 선하고 착한 것은 아니며
그 어떤 이유로 치장하려 해도, 전쟁은 전쟁일 뿐이라는 처절한 메시지를 담은 애니메이션.


건담이 야마토의 영향 아래 있고, 야마토와 비슷한 방식으로 애니 업계를 뒤틀었지만
건담을 여기 넣은 이유는 바로 위에 기술한 이유 때문.
어른 팬이 모이는 것에서 나아가, 어른이 볼 만한 '내용'이 담긴 시발점이기 때문.

그리고 야애니의 탄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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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1982)


한 마디로 마크로스를 말하자면 지층의 경계.


마크로스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온 애니메이션 세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첫 번째 작품임.
애니 역사에서 마크로스는, 마크로스 이전 애니메이션과 이후 애니메이션을 나누고 있음.

풀어 말하자면 애니 오타쿠들이 모여서 전투기, 로봇, 로맨스, 아이돌 처럼
자기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때려박은 오타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대박을 쳤고
그 영향력으로 이후 애니메이션의 흐름은 조금씩 달라지게 됨.

애니메이션이 점점 마니아적으로 변화하게 된 현상을 대표하는 작품.
이전에도 대중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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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신세기 에반게리온 (1995)


에반게리온이 준 영향에 대해 말하려면 되게 지루한 이야기로 들어가야 하는데
쉽게 말하자면 세기말의 거의 모든 문화매체에 영향을 주기 시작해서 그냥 많이 준 것이고

좀 복잡하게 들어가면 아즈마 히로키의 오타쿠 세대론으로 들어가야 함.
1세대 오타쿠는 에반게리온을 로봇 애니메이션과 서브컬쳐의 집대성이자 해체로,
3세대 오타쿠는 그와 별개로 캐릭터 중시 모에 애니메이션으로 본다는 것이 그 내용임.
걍 저 두 오타쿠는 소비양상 자체가 다른 존재들임. 둘이 이해를 못함..

에반게리온이 준 영향은 셀 수도 없이 많지만
굳이 따지자면 미국의 영향에서 갓 벗어난 1세대 애니메이션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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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006)


하루히가 왜 들어가?! 싶은 사람도 분명 많겠지만

하루히의 애니화가 메가히트를 치면서
'애니화를 통한 라이트노벨 판촉'이라는 전략이 다시금 생겨남.
그 이전에도 라노벨 원작 애니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많아지게 된 이유는 하루히 때문.

즉 하루히 없이는 애니 업계에 10년 넘게 범람하는 라노벨원작 애니들이 설명되기 힘듦.












그리고 지금은 넷플릭스가 일본의 유명 회사, 명감독들과 함께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들을 만들고 있는데

지금은 큰 변화가 없지만 이후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모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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