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종합 (4060101)  썸네일on   다크모드 on
김클린 | 19/12/06 23:44 | 추천 21 | 조회 1494

나는 5,8톤 쓰레기 청소차 운전사다. +417 [5]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268510

내 애마는 5,8톤 쓰레기 수거 압축차다. 


몇 개월전 하던 일 때려치고, 시험쳐서 들어왔다. 


예전에는 청소차 같은 건 인생 밑바닥 인생들이나 하는 일인줄 알았는데 이젠 내가 그 일을 한다.


내 운전 스킬과 반사신경을 봤을 때, 보험은 필요없을꺼 같지만 이미 보험은 다 들어져 있다.



첫 출근날 새벽 3시30분 일어나 새벽 공기를 맞으며 출근하는데 눈물이 났다.


예전 같으면 친구색기들이랑 단란주점서 술 처먹다 독박 안 쓸려고 도망 나올 시간인데 이제 나도 철이들었나부다. 




차고지에 도착하니 많은 환경미화원들과 기사들이 신삥인 나를 쳐다 본다. 


애써 시선을 쌩까고 혹시 커피 파는 곳이 있나 살펴봤다. 


이런 새벽에는 에티오피아산 모카 예가체프 한 잔에 아메리칸 그릴드 치즈 토스트면 딱일꺼 같은데


유일한 먼지 쌓인 자판기 커피가 나를 보며 말하는거 같다. '어서와 당뇨는 처음이지?'




첫 출근이니 베테랑 기사와 환경미화들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차에 탑승해서 견습을 받으라고 한다. 


어이가 없었지만 예를 갖추었다. 


이미 지난 3년간 25톤의 운전으로 이제는 공도에서 슈마허 형도 딸 수 있는 운전실력이라 자부하는데 


겨우 5,8톤 견습을 받으라니,아마 슈마허 형이 동부화재 프로미 긴급출동기사 되려고 입단 테스트 하는 기분이 이런걸까?




웃음이 나왔지만 아무말 안 하고, 좁디 좁은 청소차 뒤에 탔다.


청소차 운전 경력 15년이라고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스탭백을 쓴 기사가 별거 없다며 그냥 보기만 하라고 한다. 


한숨이 나왔지만 다시 예를 갖춰다 



첫 신호에서 롤링 스타트를 하는데  기어 변속 타이밍이 최대 토크에서 이루어 지고, 변속 시간이 패들 쉬프트와 비슷한 


시간이 나온다.  6단까지 순식간이다 ..    페라리 f 430 스쿠데리아인줄 알았다 ㄷㄷㄷ


쫌 하는데? 




큰 도로에서 주택가로 도로로 진입하는데 새벽 시간 양쪽으로 빼곡히 주차된 차들 사이로 진입하는데 


'이걸 지나가?" 근데 지나간다 


클린하우스에서 수거 후 다음 클린하우스로 이동하는 그 짧은 구간 동안 수십대의 차들 사이로 거침없이 지나간다


직선도 아니고 90도 커브를 깻잎 3장 정도 간격으로 노브렉끼로 지나갈때는 시발 아연질색했다.  


자동주행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해 보이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때려박아야지만 나올 수 있는 공간을 정확히 궤뚫고 


거침없이 핸들을 돌린다. 





클린하우스를 지날때마다 내 간땡이도 작아져만 간다.


인간의 세포 능력을 쥐어짜야지만 나올 수 있는 감각을 손에 전달해야지만 나올 수 있는 주행능력 


이게 청소차 운전사의 첫번째 임무이자,의무인것이다.


후진으로 가는 것도 앞으로 가는 거와 같이 그냥 거침이 없어야한다. 


그래야 출근길 정체를 최대한 빨리 피할 수 있다. 




첫 견습 후 심장이 벌렁 벌렁 거린다.  


마치 3년 전 이른 여름 보배형들께 용기를 구했던 그 마음으로 ...........................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strange&No=1472838&rtn=%2Fmycommunity%3Fcid%3Db3BocW5vcGhyMW9waHFyb3Boc21vcGhza29waHNtb3Boc2Q%3D 





[신고하기]

댓글(5)

이전글 목록 다음글

12 3 4 5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