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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누 | 20/01/28 16:48 | 추천 37 | 조회 9674

레딧번역) 달려, 개새끼야.(Run, Motherfucker.) +135 [27]

에펨코리아 원문링크 https://m.fmkorea.com/best/2648138216

*
반려동물이 사라졌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 닥칠 운명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몹시 고통스럽다.
아팠을까? 우리가 그들을 홀로 두었을 때 무서웠을까?
이별을 받아들이고 나아가는 완벽한 때는 언제일까?

가장 고통스러운 사실들 중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고통을 동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딴 거 하나 사."
"사람을 잃은 건 아니잖아."
"그냥 개일 뿐이야."

물론 그들이 친절하게 굴려고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들은 정말 이런 동정을 표하는 데에 형편없고, 이는 다른 것보다도 우리를 외롭게 만든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삶에서 반려동물이 필수적인 이유이다.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우리에게 훨씬 헌신적이니까. 동물들이야말로 최고의 사람들인 것이다.

**
한 가지 털어놓자면, 밉시(Mipsy)는 내 생명을 구했고, 그녀는 이 비밀을 우리 둘 사이에 간직했다.
내 부모님 두 분이 모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날 밤, 나는 통제를 못할 정도로 흐느끼고 있었다. 한 손에는 값싼 보드카, 다른 손에는 수면제 알약들을 가득 든 채.
나는 누가 날 그리워하겠냐고 자문하며 더욱 심하게 울고 있었다.
보더콜리 견종은 보통 에너지로 가득 차 활기차다고 알려져 있지만, 밉시는 그 날 밤 내게 필요한 게 뭔지 알았다. 그녀는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댄 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방을 나가 나를 홀로 두었을 때 최후의 한 모금을 마시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나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살아있다. 그녀는 절대로 내 곁에서 스스로 떠나지 않았고, 나는 30번째 생일까지는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업무를 마친 뒤 집에 돌아왔는데 그녀가 보이지 않자, 나는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나는 집 밖의 들판을 이틀동안 뒤지고 다녔다.
아이오와(Iowa)의 데이븐포트(Davenport)에는 넓은 들판이 매우 많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를 찾는 데 성공했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긴급하게 짖는 소리가 들린 것이다.
소리를 쫓아가자 작은 둑에 도달했고, 그녀는 그 곳에 작은 쇠로 된 우리에 갇혀 있었다.

나는 공포에 질린 채 허둥지둥 그것을 열고자 했다. 그녀는 내 품에 뛰어올라 적어도 5번씩 내 얼굴의 구석구석을 핥고 싶어하는 듯 했다.
나는 손을 너무 떨어서 우리 문을 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내 것에서 손 떼는 게 좋을 텐데." 그리고 내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천천히 뒤를 돌아 15피트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남자를 보았다. 그는 샷건을 들고 있었고, 얼굴에 하얀 수염이 거칠게 자라 있었으며, 푸른 눈은 흔들림 없이 나를 보고 있었다.

"이건 내 개야."
의도한 것보다 심히 떨리는 목소리로 내가 답했다.
"아니지. 지금은 내 개야. 나는 사냥을 좋아하거든."
손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려서, 지지하기 위해 우리를 잡고 있어야 했다.
"그녀는 사냥개가 아니야. 그냥 우리를 보내줘."
그가 웃었다. 친절한 웃음은 아니었다.
"난 걔가 사냥개라고 말한 적 없어. 네가 떠나는 게 좋을 거라고 했지. 두 번 부탁하지는 않을 거야."

내가 반항적으로 일어났다.
"내 개를 놔두고 떠나진 않을 거야. 나를 쏠 거면, 그렇게 하라고."
그가 땅에 침을 뱉었다.
"너를 쏘진 않을 거야."
그가 샷건을 우리를 향해 겨누었다.
"나는 개를 쏠 거야, 네가 옆으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말이야."

나는 싹싹 빌고, 비명을 지르고, 울고 싶었다.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에 몸을 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뇌의 이성적인 부분이 순간적으로 나를 붙잡았다.

"알았어. 물러나도록 하지."
밉시가 낑낑거렸다.
"괜찮아, 밉시. 나 여기 있잖아. 다 괜찮을 거야."
"아빠가 돌아왔네, 꼬마야."?
이윽고 남자가 엄격하게 말했다. "우리에서 떨어져."
나는 고분고분하게 말에 따르며, 30피트 정도를 이동했다. 밉시가 무서운 듯 짖어댔다.

"활발한 놈이구만." 남자가 웃으며 내가 서 있던 우리 주변으로 걸어갔다. 문을 열려는 듯 했다.
"밉시는 사냥개가 아니라고!" 내가 반복했다.
"그냥 그녀를 놔 줘. 그녀는 네가 원하는 그런 게 아니라고."

그가 웃었다. 그 소리는 마치 염병할 사나운 바다코끼리가 기뻐하는 듯 했다.
"이 개는 내가 정확히 원하던 거야, 친구." 그가 문을 열었다.
"얘는 '사냥감'이거든."

밉시가 내게 쏜살같이 달려왔다.
"그러니 걔가 달아나게 하는 게 좋을 거야!"
그가 샷건을 밉시를 향해 들며 소리쳤다.

밉시가 내게 안기고자 뛰어올랐을 때, 나는 점차 남자의 말을 깨달았다.
"안 돼, 안 된다고! 넌 감히 개를 해칠 수 없어! 씨발 무슨 문제가 있는거야?"
그가 콧방귀를 뀌었다.
"그간 수십번의 성공적인 사냥이 내가 개를 죽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해주지, 친구. 그리고 아직 흥분한 보더콜리를 죽여본 적은 없었거든!" 그가 다시 웃었다.
"그러니 그 개에게 sporting chance(모르겠네요ㅠㅠ)를 주고 싶다면, 걔가 뛰게 하는 게 좋을 거야!"

시간이 느려졌다. 밉시는 이틀 동안 잃어버렸던 나의 관심을 절실히 원하며 몸을 내게 던지고 있었다. 그녀가 나를 떠날 리 없었다.
내가 뭘 해야 했을까? 그녀는 내 행복이 아닌, 생명을 구했을 뿐이다.

그녀는 내가 50번째 돌멩이를 던지고 나서야 도망갔다. 나는 그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내 감정까지 소모해 버렸다.
어쩌면, 그녀가 돌아올지도 몰라. 내 스스로에게 했던 말이다.

남자가 샷건으로 나를 가리켰다.
"네가 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겠어, 친구. 따라서 적당한 보상을 해 줄까 싶어." 그가 부드럽게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순혈 보더콜리가 자주 오지는 않거든. 그래서 저걸 놓칠 수는 없어."
나는 마음속으로 그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내 입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여기서 떠나는 거야."
그가 친절하게 말하고자 노력하며 반복했다.
"네가 사라졌다는 걸 확인할 때까지 그녀를 쫓아가지 않겠어. 네가 뒤로 돌아서 왔던 곳으로 돌아갈 때까지 여기에 서 있도록 하지." 그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 네 개를 사냥할 거야. 사냥이란 난이도가 존나 좋을수록 가치가 있는 법이거든."

***
우리는 종종 고통스러운 선택지를 맞닥뜨렸을 때 "나는 그걸 절대로 할 수 없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삶은 그런 갈림길에서 악마를 찾아 거래한 뒤 우리에게 한 길을 강요하는 법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뒤로 돌아 그 곳을 떠나는 것뿐이었다.
뻥 뚫린 들판은 모든 방향에서 몇 마일의 선명한 시야를 확보해주었다. 밉시를 구하고 싶어 몇 바퀴를 뱅뱅 도는 동안, 사냥꾼과 사냥감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밤새도록 그녀를 찾아다녔고, 어쩌면 그녀가 나를 찾기 위해 왔을 수 있단 직감이 들어서야 집으로 향했다.
옳았다. 그녀가 거기 있었으니까.
그리고 나는 현관에서 100마일 정도 펼쳐진 까맣고 하얀 물질이 뭘 의미하는지 깨달았다. (이게 뭔지 모르겠네요ㅠㅠ)
나는 부모님을 화장한 뒤에 나온 뼛가루를 묻어 두었던 뒤뜰의 나무 옆에 그녀를 묻어주었다.

그 남자는 밉시의 옆에 메모와 함께 봉투를 두었다.
봉투에는 1913달러가 들어있었고, 메모는 간단했다.
"그냥 딴 거 하나 사."

****
동물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차리는 것보다도 훨씬 우리에게 헌신적이다.
물론 이는 쌍방향이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반려동물들에게 얼마나 헌신적인지 모르기도 하니까.

총을 들었던 그 남자는 내가 자신을 기다리며 데이븐포트의 넓은 평야에 캠핑을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6달 동안 이 짓을 할 거라고는 '정말로' 몰랐겠지.
하지만 사냥이란 난이도가 존나 좋을수록 가치가 있는 법이지 않겠는가.

*****
남자가 천천히 눈을 떴다. 나는 그가 지혜를 나누기 위해 어떤 교양있는 말을 할지 궁금해졌다.
"씨발 이게 무슨 지랄이야? (What the fuck is this fuck?)"
나는 미소지었다. "잠깐 기다리라고, 친구. 내가 산 안정제는 정말 특별한 거거든."
그가 천천히 초점을 내게 맞췄다.

"운 좋게도, 최신 제품을 살 만한 돈이 충분했거든."
그는 점점 뭔가를 깨달은 듯 보였고, 곧 패닉에 빠졌다.
"씨발 내 옷은 어딨어?"
그가 내게 소리쳤다. "내 총은 어딨냐고!"

내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오, 그런 건 전혀 필요 없을 거야, 친구."
나는 최근에 구입한 것을 자랑스럽게 들어올리며 보여줬다.
"안정제를 사고 나서도 Oneida Eagle Phoenix Lever-Action Bow(활 이름인 듯 하네요)를 살 돈이 남더라고." 나는 기쁘게 한숨을 쉬었다.
"이거 말고 딴 걸로 사냥을 할 상상은 할 수 없을 정도야."

우리는 오랫동안 눈을 마주쳤고, 나는 그가 오줌을 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긴, 바지도 없이 그런 걸 숨기기란 힘들겠지.

"정말 날 화살로 쏘겠다는 거냐, 꼬마야?" 그가 속삭였다.
"그런 걸로 사람을 죽이려면 하루 온종일 쏴야 될 거야. 나한테 그러고 싶진 않잖아?"
그는 분명히 공포에 질렸지만, 나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는 듯 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글쎄, 친구. 네가 둘 다 틀렸다고 말하기는 싫은데. 화살로 사람을 죽이려면 하루보다 '훨씬 오래' 걸릴 거야."? 화살통에서 화살 한 개를 꺼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나는 '진짜, 진짜로' 너에게 그러고 싶어."
숨을 들이쉬자, 아드레날린이 온 몸으로 퍼졌다.
"너는 그냥 사람일 뿐이야. 개를 잃는 것과는 또 다르거든."
그의 얼굴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그는 천천히 뒷걸음질쳤다.

나는 화살을 활에 걸었다.

"달려, 개새끼야."

원문)
https://wh.reddit.com/r/nosleep/comments/eun4jv/run_motherfucker/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 및 오역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첫 레딧 번역인데 재밌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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