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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물이.. | 20/03/27 03:55 | 추천 55 | 조회 891

우리집 여관 장기손님 슬픈썰 풀어봄 +891 [23]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6508781

우리집은 숙박업함. 나는 이어받지는 않을거라서 아버지어머니에서 끝날거 같기는 한데 나름 할아버지 시절부터 했던 유서깊은?곳임. 

 

이 동네에서 하도 오래있다보니 아는사람도 많음. 돈없어서 하루만 재워달라해도 그러려니 하고 재워주기도함. 대부분 동네주민이라 80% 이상은 나중에 가져다주심. 

 

이렇게 장사하는데 장기손님이 한분 들어오심. 장기손님은 방하나 몇달을 통으로 빌려서 머무는거임. 보통 일하러 나왔거나 or 돈이 모자라 월세를 못들어가서 이 두경우가 많음. 이 장기손님은 일하러 나온경우였음.

 

주말에는 내가 알바도 할겸 카운터에 서는일이 많았음. 그래서 이 손님이랑도 안면트고 소소한 잡담 나누는 사이가됨.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는데 아들 대학갈돈이 모자라서 외지에 혼자 나오셔서 일을 하고계시는 거였음. 아들은 인서울에 스펙도 좋아서 모자란 아빠가 혼자 키웠는데 너무 잘자라줬다고 자랑하심.  나도 아버지가 잘나서 그렇죠 껄껄 하고 덕담하나 해드림

 

이렇게 이 손님이 오래 머물다보니 어느새 아빠랑도 친구사이가 되서 가끔 술도 드심.  나한테도 가끔 일하는 중국집에서 탕수욕 가져다주심.

 

그런데 머무신지 5개월쯤 되셨을때 아저씨가 급하게 방을 빼심. 왜 그러시냐 여쭤보니 아들이 아파서 자기가 간호해주러 가야한다함. 이 아저씨 사정을 우리집이 알아서 돈은 나중에 일해서 주시라고 2개월치 빼드렸음. 너무감사하다고 인사하시고 가심.

 

이렇게 소식 끊긴지 몇달 됬는데 저번에 연락오심. 이유를 들어보니, 아들 장례식임..우리 가족도 찾아감. 아저씨 얼굴이 정말 수척해지셔서 차마 말을 걸수가 없었음..

 

그리고, 아저씨도 밀린 숙박요금 지불하시고 결국 스스로 아들 곁에 가버리심. 정말 열심히 살던분인데, 이렇게 일이 되는거 보니 세상이 너무 야박하다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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