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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막후.. | 20/06/06 01:38 | 추천 0 | 조회 678

난... 그녀를 사랑했다 +453

SLR클럽 원문링크 m.slrclub.com/v/hot_article/767504

한여자가 신입사원으로 들어왔다.
나이를 알고 있었지만 보기보다 동안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를 바라보는 다른이들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이상 그녀를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날 내가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날이 있었다
사회생활이라는게 나에게는 정형화 되지 않은 전쟁터 같았기에
나라는 사람의 주관과 그들이 추구하는 이윤추구 방식은 맞지 않았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있나 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던 시간...
갑자기 익숙하지 않은 이름의 사내 채팅이 들어왔다.


오빠... 괜찮아요?

내 모든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 듯한 인사였다
그날 이후 회사에서 생긴 불편하고 불만스러운 일들은 그 채팅방에서 모두 해소 되었다.

우린 채팅문화가 처음 생긴 사람들 처럼 채팅상에선 최고의 친구였지만
오프라인은 남남처럼 지냈다

날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녀가 그전날 무얼했는지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다만 너무도 피곤해 보였다
평소에는 화장을 갓 배운 청소년 처럼 덕지덕지 색을 수 놓았던 모습은 없고
흔히 말하는 생얼이었다


파맛끼가 살짝 있는 머리는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귀족 딸의 머리처럼 금빛이었고 지금당장 누으면 잠들어 버릴것 같은 피곤함이 얼굴에 보였다
미의 기준으로 봤을 땐 너무 못생긴 얼굴이었지만 내눈에는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와! 정말 귀엽게 생긴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사이가 점점 가까워 지며 단둘히 술자리도 갖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그녀에게 호감이 생겨 났다

하지만 난 그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나이차이도 있었고 그녀는 남자 친구가 있었다...


그런 의미 없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그녀를 이성으로 느끼던 날들은 자제력이라는
이성적 억압으로 더이상 관계를 유지 하기 힘들었다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출/퇴근시간 진심으로 반갑게 인사 하는 모습이
타인 들의 눈에도 감정이 섞인 모습으로 보인 모양이다


조직에서 살아 남기위해 나는 내 감정을 숨겼다.

감정이라는 녀석은 숨길수 있으나 표정까지는 숨기지 못했다

매일밤 잠들기 전...
그녀의 생각이 떠나지 않았고

이런게 사랑인가?
얼마만에 느끼는 두근 거림인가?

그리고 결심했다
죽이되든 밥이 되든 그녀에게 내 감정을 솔직히 말하고 정리하기로
잘되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녀를 영원히 볼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나름 바쁜 사람이었기에 어렵게 그녀와 술자리를 마련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깊은 대화를 시작하는데

나라는 사람의 과거가 부끄러울 정도로 어두운 과거를 그녀는 너무도 밝게 살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내 나름의 어두운 과거를 이야기 하고 그녀에게 동정표를 받으려고 했는데....

술자리는 언제나 그녀의 인생교육으로 막을 내렸다

몇 번 더 그녀와 술자리를 가졌지만 결과는 같았다

더이상 발전이 없는 관계에
그래.... 그녀도 겉으로 웃어 보이겠지만.... 나이도 많은 놈이 감히?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위축 되어갔다.


감정을 숨기고 다정한 오빠로 그녀의 곁에 머물기로 다짐했다
회사라는 장소는 남녀의 관계에 너무도 관심이 많은 나머지 그녀가 난처할 정도의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3자의 눈이 정확하다고 했던가...?

그녀를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 멀리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녀는 보란듯.... 아침에 큰소리로 내이름을 부르며 인사했다


나는 여자의 감정따위는 어떤것인지 모르는 바보이기에 그냥 밝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녀도 나도 만취하던 술자리였다
함께 했던 사람들이 다 집으로 돌아가고 둘만 남게 되었다

그녀는 여자로써의 자존심을 최대한 지키면서 본인이 나를 좋아 하고 있음을 표현했으나
나는 외면했다....

그녀를 좋아 하지만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자신도
너무도 특별한 우리집 사람들로 부터 그녀를 지킬 자신도 없었다

그렇게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나에게 꼭 참석해 달라고 부탁하여 불편한 마음으로 참석 하였다

그녀는 그 남자와 힘든일이 있으면 항상나에게 털어 놓았고
그둘의 관계가 어떤지 알고 있었기에
그전까지 알고 있던 결혼식과는 다르게 객석에 앉아있는 내 마음이 무거웠다


늘상하는 행사가 끝나고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안아주는데
남자는 남자가 알듯 그 아버지의 포옹에 모든 감정이 담겨 있음을 느끼며....

아빠에게 안긴 저녀석 펑펑울겠구나....라고 생각 하는 순간
그녀가 펑펑울기 시작했다

타인에 대한 공감이라곤 없는 내가
그녀의 아버지와 그녀의 포옹에 감정을 느끼다니...

그순간 알았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음을...

씁쓸한 마음에 준비된 식사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
저렴한 안주에 술을 마시며 그녀의 결혼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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