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스 : "그대는 가장 용감한 전사들에게 훈련받았지만,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도다."
"오직 전쟁의 신만이 알려줄 수 있는 전사의 길을 말이다."
아직 어린 아마존일적, 다이애나는 우연히 숲에서 전쟁의 신 아레스를 만난다.
전쟁의 신으로서 유망한 전사들을 발굴하고 관심을 갖는 아레스로서는
신들의 축복을 받아 특출난 다이애나에게도 역시 관심을 갖고 지켜봐오다 그녀를 훈련시키기로 마음먹는다.
종이가 물을 흡수하듯, 자신이 가르치는 모든 기술과 무술에 능숙해지는
다이애나를 보며 아레스는 뿌듯해한다.
아주 잠시나마 아레스는 불로의 삶을 살아야 하는 신으로서,
신임에도 전쟁의 신으로서의 신성(神性)을 극복하지 못하는 존재로서,
몇안되게 필멸자들과 같은 즐거움을 느껴본다.
다이애나 : "제 패배를 인정합니다. 기꺼이 신의 손에 죽을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날붙이만큼은 사용하지 않던 아레스였지만, 다이애나의 간청으로
진짜 검을 이용한 대결훈련을 하다 다이애나를 제압한 아레스
어린 나이임에도 누구보다도 결의에 차있고, 신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한
다이애나를 본 아레스는
감동심쿵하악하악을
받는다.
아레스 : "어린 공주여.. 전사는 언제나 전쟁에 죽음이 따라온다는걸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전사는 결코 순순이 죽음을 받아들여서는 안될지니.."
"죽음의 문턱 직전까지 싸움이라."
아레스는 다이애나에게 전사의 마음가짐과 더불어 패배한 상대에게 베풀어야 할 '자비'를 가르친다.
그렇게 한달의 특훈이 지나고, 다이애나의 13번째 생일이 도래하는 날
아레스는 다이애나에게 마지막 전사로서의 시험을 내린다.
마지막 시험이란 아마존 섬에 감춰진 지하동굴의 미로로 들어가
그곳의 괴물을 맞닥뜨리고 살아돌아오는 것이었고
다이애나는 괴물 미나타우로스를 제압하는데 성공한다.
아레스는 진정한 전사가 되기 위한 마지막 징표로서
적의 목숨을 거둘 것을 명령한다.
하지만 생명을 죽이라는 가르침은 받아본 적 없는 다이애나는
미노타우로스의 눈망울을 보며 갈등하고
다이애나 : "...할 수 없습니다."
아레스의 명령을 거부한다.
아레스 : "뭐라고?! 적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언젠간 네 머리를 취할 것이다!"
"훗날의 복수의 씨앗을 남겨두는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간의 모든 시간과 노력끝에 자랑스럽게 자라난 다이애나가
자신의 명령을 거부하는것에 아레스는 크게 분노한다.
아레스 : "진정한 전사의 마지막 관문은 적을 죽이는 것이다! 자비를 보이지 말란말이다!!"
다이애나 : "하지만 전쟁의 신이시여.. 당신께서는 그날밤.. 제게 자비를 보여주시지 않았습니까?"
"....."
아레스 : "전쟁은 필멸자들의 갈등이 도저히 해결되지 않고 극에 달했을 때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다."
"거기에 자비는 있을 수 없다. 적을 제거해야만 한다."
다이애나 : "전 결코 남을 죽일 수 없습니다. 적어도 이런식으로는 못합니다."
아레스 : "좋다! 너는 내 평생의 가장 최악의 실패작으로 남을 것이다, 데미스키라의 다이애나 공주여!"
"이제 그대가 택한 길은 오직 그대 스스로 짊어져야 할 것이다!!"
아레스는 다이애나에 실망한채 그대로 아마존 섬을 떠난다.
진정한 전사의 마지막 관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오랜 세월이 흘러 현대사회가 되고, 신들의 개념은 잊혀져가면서
필멸자들의 숭배로 힘을 얻는 그리스 신들의 영향력은 줄어들게 된다.
더구나 전쟁의 신인 아레스는 이전과 같이 전쟁을 숭배하는 무리가 없어지고,
대량살상이 가능해지면서 전쟁의 양상이 바뀌고 난 뒤로는
이전 같은 강건한 모습은 사라지고 노쇠한 노인의 모습이 되어버린채 미약하게나마
갈등의 불씨가 남은 분쟁지역을 돌아다니며 근근이 신성을 유지하는 존재로 전락한다.
한편 북극에서는 그간 잠들어있던 고대의 존재가 깨어나는데
최초의 제우스의 자손인 '퍼스트본'이 지하의 봉인을 뚫고 올라온 것이다.
퍼스트본은 태고 시절 제우스와 헤라가 처음으로 낳은 자식이었지만,
아비되는 자는 자신의 자식에게 죽는다는 신들의 예언에 대해 극도로 불안감에 휩싸여있던
제우스는 퍼스트본을 한 주술사에게 보내 죽여버릴 것을 명령한다.
비록 신들의 제왕 제우스의 명령이었다고는 하나, 헤라의 간절한 요청과 더불어
어린 핏덩이에 대한 동정심을 느낀 주술사는 아이를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돌보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게 퍼스트본은 고아가 된채 오지를 방랑하며 짐승들 틈에 섞여 숨어 살게 되다
제우스에게 들켜 극지방에 갇히게 된다.
나면서부터 예언 하나 때문에 사랑받지 못하고 친부모에게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퍼스트본은 그렇게 제우스를 비롯한 그리스 신족 모두를 죽이기로 다짐하고 복수귀가 된다.
봉인에서 풀려난 뒤로 신족들을 제거해가던 중, 또다른 반신이자
제우스의 혈육인 원더우먼이 있음을 알게 되고 다이애나를 죽이러 찾아오는데...
자신의 괴물군단을 이끌고 원더우먼을 찾아온 퍼스트본
압도적인 퍼스트본의 힘과 군단앞에 원더우먼과 그녀의 동료들도 지쳐가던 중
아레스 : "내가 너무 늦지 않았나 보군."
술에 절어살며 죽지못해 방랑하던 아레스는 오랜만에 다이애나를 찾아온다.
아레스 : "압도적인 전력차를 맞이하면 후퇴하는 것이 상책이라고들 하지."
아레스 : "하지만 그건 군대를 충분히 모으지 못한 자들이나 할 얘기지."
퍼스트본 : "하! 어느 전사가 너같은 노망난 신을 따른단 말이냐?"
"모두가"
아레스는 전장에서 죽지 못한 모든 시대의, 모든 장소의 전사들의 혼령을 데려온다.
비록 노쇠했을지언정 전사의 맹렬함을 잃지 않은 자들을.
그럼에도 여전히 퍼스트본의 힘에는 역부족이고 원더우먼은 제압되어 정신을 잃는다.
그렇게 아레스마저도 퍼스트본에게 쓰러지기 직전
방심한 틈을 노려 퍼스트본 배때지에 창을 찔러넣지만
그 대가로 아레스도 심각한 부상을 입고 죽어가게 된다.
아레스 : "너에게 그저 미안하구나.. 네가 앞으로 짊어지고 가야 할 이 짐을 생각하면.."
전쟁의 신으로서의 아레스는 타고난 신성으로 인해 언제나 전쟁을 불러일으키고 지켜봐야 하는 존재였다.
스스로가 말했듯 극단적인 갈등의 해결법으로서의 인간들의 전쟁을 오랜 세월 봐온 아레스는
전쟁의 참상으로 인해 점차 내면이 피폐해져갔지만 여전히 주어진 신성을 극복할 수는 없었고
그로 인해 누구보다도 마음의 평안을 염원해왔지만 전쟁의 신이기에 이를 누릴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아레스는 언제나 전쟁의 신의 자리를 내려놓기를 간절히 원해왔지만
자신의 뒤를 이을 적임자를 찾지 못해오던 차, 어린 시절의 다이애나를 보고 그녀를 점지했던 것.
아레스 : "너가 자랑스럽게 내 자리를 물려받는 걸 두 눈으로 못보겠구나.."
"원더우먼.. 날 기억 속에 담아주겠니..?"
오래전 자신의 마지막 가르침을 거부하고 자비심을 보인 원더우먼에게서
아레스는 진정한 '전쟁의 신'의 자질을 보게 되었고 그녀에게 전쟁의 신의 자리를 부탁한다.
그렇게 불로일지언정 불사는 아닌 그리스 신으로서 아레스는 죽게 되고
명계의 관할자인 하데스는 아레스의 영혼을 지옥으로 데려가고자 찾아온다.
"전쟁의 신이여, 그대가 평생토록 갈망하던 바를 죽음 속에서는 찾을 수 있기를."
"안식을."
new52 원더우먼은 new52 리부트에서 아쿠아맨, 스웜프씽 등과 더불어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과거의 진부하고 고전적이었던 그리스신화에 배경을 둔 원더우먼 작품의 한계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냈다.
특히 전쟁의 신인 아레스는 과거에는 사실상 빌런에 가까운 모습이었지만
불멸자이자 신임에도 타고난 신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이자,
전쟁의 신임에도 평안을 갈망하며 그 와중에 원더우먼과의 과거로 인한
애증의 관계를 묘사함으로서 아레스를 새롭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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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1)
원더우먼도 진짜 많이 바뀌는 것같음
슈퍼맨이나 배트맨은 기원이 바뀌진 않는 것같은데 원더우먼은 근본인 그리스 신이 매체마다 상이해서
원더우먼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동시에 또한 가장 큰 한계라고 생각함.
특히 과거작품들은 뭐만했다하면 신들간의 권력놀음에 꼭두각시로 불려가고,
죽은 그리스 영웅이나 괴물 되살려내서 싸우고
하물며 뭐 말 한마디 할때도 "헤라 여신이여 맙소사!"나, "그건 마치 트로이 전쟁의 파리스와 같구나!"
하며 그리스 신화 기반의 묘사와 배경을 위주로 돌아가다보니 이쪽 문화권에
관심없는 독자입장에서는 굉장히 스토리가 루즈하고 지루하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음
원더우먼이랑 가장 관계 깊은 빌런은 역시 아레스인가
와타시는 전쟁의 신인데스!
까불지 마는 데샤아악!
역시 파괴신 힐다야! 이 글의 감동을 개박살냈어!
난 개인적으로 여기까지는 볼만했는데
번개 쏘기 시작하니까 급격히 어처구니 없어지더라
스나이더... 대체 왜그랬어요
ㅋ 재밋네
철없어보이고 혈기왕성한 아레스만 보다 이거보니 새롭네
그런데 몇년후, 저 아레스가 가짜였다는 게 드러나지 않던가?
내가 본 아레스 중에 제일 멋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