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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사.. | 20/07/06 17:34 | 추천 25 | 조회 64

라오진) 오르카호 지통실에 걸려온 의문의 전화 +64 [10]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7853503

 따르르르릉




덜컥




“통신보안, 모비딕 지휘통제실 당직병 이병 브라우니지 말입니다. 무슨 용무로 전화하셨지 말입니다?”




스크린에서 나오는 멸망전의 프로그램과 이따금씩 기계만이 돌아가던 오르카호의 지휘통제실의 적막을 깬 것은 한 건의 전화였다.




“어 그래, 나 스틸라인 김치보급관인데”




“다…단결!”




누가봐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직책을 댄 상대방, 하지만 당직병 이병 T-2 브라우니 10432호는 비교적 최근에 생산된 개체에 실전조차 경험해본적 없는 병사이기 때문에 전혀 위화감을 느낄 수 없었다.




그녀에게 느껴지는 것이라면 오직 상사에 대한 두려움뿐…




“야야 놀래키지 말고들어 주변에 간부 있니?”




나긋나긋하던 브라우니의 육성이 단번에 커지자 상대도 당황한듯 소리를 진정시키게 하려했다.




“아… 금일 당직사령으로 마리 대장님이십니다. 지금은 잠시 군기순찰 가셨고 당직부관은 탈론페더님이십니다. 잠깐 회선좀 확인한다고 무전실에 계십니다.”




좋아 잘해냈어.




여기까지는 맞선임 T-3 레프리콘 1294가 시킨대로 잘해냈다. 좋았어!




말도 더듬지 않고 비교적 FM스럽게 대답을 해낸 브라우니는 스스로가 뿌듯한듯 어깨를 으쓱하였다.




“그래. 용사야 내가 중요하게 시킬게 있거든? 너네 부대 콘솔 좀 확인해줄래?”




“옙 알겠지 말입니다. 그런데 일단은 전투병이라 처음 건드려보는데 괜찮지 말입니까?”




”스틸라인 병사가 명령에 불복하게 되있니?”




“아… 아니지 말입니다! 시정하겠지 말입니다!”




브라우니는 전화 건너편의 상대가 시키는 대로 했다.




브라우니 자체가 PTSD 방지를 위해 생각이 깊지 않고 밝기 때문인 탓일까? 대충 상대가 자신보다 상관이라는 것을 알자, 그것도 간부급 개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복종을 하기 시작했다.




“어 그래 그럼 오르카호 경비 중대가 시킨 김치가 총 몇통이라고?”




“예, 총 100통이지 말입니다.”




“뭐? 100통?”




갑자기 김치보급관 님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처음 전화를 받았던 5분 전까지만 해도 나긋나긋하고 사람 좋아보였던 미소가 갑자기 앙칼지고 신경질 적으로 변하자 브라우니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야 100통 확실해?”




“배… 백통… 맞지 말입니다..?”




“너 지금 나한테 묻는거야? 장난해?”




“시… 시정하겠지 말입니다!”




“하… 이를 어쩐담…”




갑자기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짐짓 심각해지는 듯 했다. 브라우니도 눈알이 360도로 팽팽 돌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첫 실내근무인데, 도대체 어떻게 되는거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




“용사야.”




“이병 브라우니 T-2! 10432!”




“어쩔 수 없다. 니가 총대를 메야겠다!”




?




“잘… 못들었지 말입니다..?”




브라우니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총대를 메라고?




“음 잘못하면 너부터 시작해서 아주 많은 사람이 곤란해질 것 같다. 이거 스틸라인이 아주 감찰 대상이 되기 싶상이야. 굉장히 심각한 문제야. 암 그렇고 말고.”




왠지 수화기 너머에서 킥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하지만 이미 울상이 된 브라우니에게는 들릴턱이 없었다.




“어… 그… 그러면 어떻게 되는거지 말입니까?”




“음 내가 최대한 수를 써서 영창 15일에 휴가제한 5일로 어떻게든 퉁 쳐볼수는 있겠다.”




덜컹!




브라우니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오르카호 제조실에서 유전자 씨앗으로부터 만들어지고 기초훈련을 수료한 후 근무를 시작한지 어언 24일째, 그녀는 첫 전투에 나가기도 전에 차디찬 영창부터 경험할지도모른다.




저녁 식사 시간이였을까 같은 중대의 고참 이프리트 병장이 얘기해주길




비린내밖에 안나는 고등어 순살 조림, 심지어 식단표는 순살이라지만 전혀 뼈가 발라지지 않은 고등어 순살 조림.




해물 소스 비빔이라는 역겨운 맛의 통조림




가끔 특식으로 닭강정이 나오긴 하지만 용광로에서 제련한 듯 씹어먹을 수 없는 돌덩이 닭강정이 나온다고 하였다.




브라우니는 절망했다.




매사 밝고 긍정적이게 만들어진 브라우니지만, 소대가 전멸하고 자신 혼자 남게 되어도 이렇게 절망하진 않을 것이다.




그녀가 울먹이며 좌절하고 있을 즈음




“통신보안? 야 브! 이거 장…”




……..




“어? 브라우니 왜 울고있는거야?”




양손에 비닐봉투를 들고온 사령관이 지휘통제실 안으로 들어왔다.




잠도 안오고 야간동안 고생하고 있는 마리와 탈론페더 그리고 병사들을 위문 겸, 그리고 야식 먹을겸 지휘통제실로 행차했건만




당직간부는 아무도 없고 브라우니 한 명만 전화기 앞에서 울먹이고 있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지 말입니다!”




브라우니는 얼른 눈물을 훔치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아니! 각하께서 이 시간에 지휘통제실은 무슨 일로?......”




순찰을 마친 마리가 당황하며 공중에서 주춤하며 떨어졌다.




“순찰 갔다왔었구나, 보다시피 너네들 새벽에 고생하니까 씹을거리 좀 가져왔는데 상황이 좀……”




사령관이 머리를 긁적이며 브라우니를 가리켰다.




……




“귀관.”




“이… 이병 T-2 브라우니 10432!”




“무슨 일인지 간결하게 브리핑 할 수 있도록.”




마리가 팔짱은 낀 채로 브라우니에게 묻자 브라우니는 곤란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그게”




“귀관은 현 당직근무 임무 시 직속상관이 누구인지 잊은건가?”




“아… 아닙니다!”




어리버리하게 있던 브라우니가 벌떡 일어나며 대답했다.




그리고 사령관과 마리에게 방금까지 통화로 일어난 일을 모두 실토하기 시작했다.




잘은 몰라도 자기가 잘못한 것 같으니 마리대장님과 김치보급관은 벌하지 말아달라고 하며…….




“아…”




사령관은 형언하기 힘든 표정을 지었고




불굴의 마리의 눈이 새파랗게 변하며 조금씩 공중으로 뜨기 시작했다.




“귀관.”




마리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이… 이병! T-2 브라우니 10432호기!”




“전화는 끊겼나?”




“아… 아직 안끊겼습니다.”




“그래?”




빠득


그녀가 이를 악무는 소리와 함께 사이킥으로 수화기를 자신의 귀까지 가져왔다.



“소속.”



“......스틸라인 27연대 1대대 8중대 화력지원반 입니다.”



“관등성명”



“벼…병장 이프리트…… M-5 1394호 입니다.”



“옆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다 알고있다.”



“옙. M-5 3053호, M-5 10423호 입니다.”



마리는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지휘통제실로 완전군장 5분.”



“다.. 단…”



이프리트 병장의 경례가 끊기기도 전에 그녀의 염동력이 수화기를 그대로 찌그러뜨렸다.



“하하… 마리 난 이만 가볼께. 음 야식 맛있게 먹고”



“그…금스흠느드 극흐…”



마리는 애써 화를 참으며 사령관에게 인사를 했다.



일이 심각해지자 사령관은 문워크를 하듯 미끄러지며 뒷걸음질쳤다.



사령관은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와 이거 위험하다. 큰일인데



사령관은 지휘통제실을 나가다가 말고 고개를 빼꼼 내밀고



“너무 애들 갈구진 말고. 내가 항상 강조하지? 가족같게? 그… 근무 파이팅 하고 아침에 보자?”



사령관이 사라지자 그녀에게서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아우라가 흘러나오는 듯 했다.



마치 악마와 같은..



“죄송합니다. 회선 좀 보고오느라 늦었……흐익?”



무전실에서 CCTV 회선을 정비하고 돌아온 탈론페더는 마리의 분노의 찬 표정을 보고 당황했다.



“탈론페더님?”



“네? 네??”



“잠깐 좀 쉬시겠습니까?”



“아 하지만”



“괜찮으니 휴게실에서 좀 쉬십쇼.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 테니.”



마리는 분명 웃고있다.



하지만 마리에게서 왠지 알 수 없는 공포가 느껴졌다.



위험해



이거 진짜로 위험해



“네.. 그…럼… 잠깐 쉬다 올께요오…”



그대로 탈론페더는 지휘통제실을 나갔고



머지않아 완전군장을 싼 이프리트 3기가 지휘통제실로 들어왔다.



“단결! 병!”



“장구류 해체하고 단독군장으로 오는데 5분”



“옙”



“가면서 연대장도 불러올 수 있도록”



“…옙”



아마 이프리트가 이렇게 달리는 것은 전장이 아니면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연대장 부터 시작해서 이프리트 들의 직속 간부 임펫 중사까지 불려왔고


마리가 사령관님 앞에서 대체 이게 무슨망신이냐! 는 말로 끝나는 듯 했지만


연대장이 임펫의 조인트를 시작으로


다음날 이프리트 3기는 볼이 빵빵해진 채로 점호에 참석하게 되었다.



-



군사기밀



III급


본 문서를 누설할 경우 오르카호의 인류재건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줄 것이므로 비취인가자 외 열람을 금합니다.


중징서-xx113호


소속: 스틸라인 1대대 8중대 화력지원반

계급: 병장

일련번호: M-5 이프리트 1394호

병과: 포반장


상기자를 복종의무 위반 행위로 영창 15일 및 휴가제한 5일에 처함.


징계 대상 사실 : 징계처분 대상자는 2xxx년 11월 24일, 야간 당직이 신병 브라우니 인 것을 알고, 동기 3503호, 10423호와 함께 장난을 목적으로 지휘통제실로 전화를 건 뒤 ‘김치보급관’이라는 가상의 직책으로 속여 겁을 주었으며 이는 근무중이던 지휘통제실장 불굴의 마리4호기에게 적발되어 복종의무 위반 및 군기, 사기 저하 행위로 현 징계위원회 회부됨.


징계위원회 참석자 : 사령관, 불굴의 마리, 27연대장 대령 C-77 레드후드 392호기. 화력편대장 중령 GS-130 피닉스, 화력지원반장 중사 AA-7 임펫 29344호기.




중징서-xx114호


소속: 스틸라인 1대대 8중대 화력지원반

계급: 병장

일련번호: M-5 이프리트 3053호

병과: 포반장


상기자를 복종의무 위반 행위로 영창 15일 및 휴가제한 5일에 처함.


징계 대상 사실 : 징계처분 대상자는 2xxx년 11월 24일, 야간 당직이 신병 브라우니 인 것을 알고, 동기 1394호의 권유로 10423호와 함께 장난을 목적으로 지휘통제실로 전화를 건 뒤 ‘김치보급관’이라는 가상의 직책으로 속여 겁을 주었으며 이는 근무중이던 지휘통제실장 불굴의 마리4호기에게 적발되어 복종의무 위반 및 군기, 사기 저하 행위로 현 징계위원회 회부됨.


징계위원회 참석자 : 사령관, 불굴의 마리, 27연대장 대령 C-77 레드후드 392호기. 화력편대장 중령 GS-130 피닉스, 화력지원반장 중사 AA-7 임펫 29344호기.




중징서-xx115호


소속: 스틸라인 1대대 8중대 화력지원반

계급: 병장

일련번호: M-5 이프리트 10423호

병과: 포반장


상기자를 복종의무 위반 행위로 영창 15일 및 휴가제한 5일에 처함.


징계 대상 사실 : 징계처분 대상자는 2xxx년 11월 24일, 야간 당직이 신병 브라우니 인 것을 알고, 동기 1394호의 권유로 3053호와 함께 장난을 목적으로 지휘통제실로 전화를 건 뒤 ‘김치보급관’이라는 가상의 직책으로 속여 겁을 주었으며 이는 근무중이던 지휘통제실장 불굴의 마리4호기에게 적발되어 복종의무 위반 및 군기, 사기 저하 행위로 현 징계위원회 회부됨.


징계위원회 참석자 : 사령관, 불굴의 마리, 27연대장 대령 C-77 레드후드 392호기. 화력편대장 중령 GS-130 피닉스, 화력지원반장 중사 AA-7 임펫 29344호기.






서류를 대충 훑어본 사령관은 한숨을 쉬며 결제란에 도장을 찍었다.


"아니 글쎄 난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대도?"


사령관은 마리를 보며 이야기 했다.


"아닙니다. 각하 이건 모두 제 불찰입니다. 한동안 병사들을 놀려두어 그런가. 많이 나태해진 모양입니다.


"그... 그거랑은 상관 없지 않을까?"


"본래 병기는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 슬듯이, 병사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 그래 이프리트들도 농담이란걸 알려주려 했다고 했으니 이만하자고."


"넵 그럼 이만."


각하는 경례를 하고 사령관실로 나갔다.



그리고 불굴의 마리 4호기의 지시로 인해


원래는 예정에 없던 14박 15일 스틸라인의 동계 훈련이 시작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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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놀랍게도 김치보급관 썰은 작가 실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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