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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ME | 20/09/29 15:46 | 추천 24 | 조회 258

펌)심리학자가 말한 한국인의 자존감 문제 +258 [11]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8991066

 

 

심리학자가 쓴 책이고 나온지 2년 정도 됐는데

 

요즘 게시판을 보며 느끼는바가 많아 대강의 기억나는 구절과 내가 느낀점을 버무려 끄적여본다.

 

 

1.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공동체적 생활양식의 사회였음

 

2. 공동체적 사회에서는 구성원의 일원이라는 것 자체가 존중받을 근거를 지님

 

3. 쉽게 말해 공동체에 악의적 해를 가하는게 아니라면 생산성이 낮더라도 최소한 그 집단 내에서는 혐오의 대상 삼지 않았음

 

4. 하지만 IMF를 기점으로 공동체가 구성원을 책임져주지 않고 서구식 개인주의가 강하게 자리잡게됨

 

5. 서구식 개인주의 사회에서 자존감은 고립된 인간이 자기를 방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 자존감 수업은 이미 미국에서 80년대에 유행해서 자리잡은 교육임

 

6. 하지만 한국은 두가지 문제로 곤란을 겪고있음

 

7. 첫째는 사회적 문제임

 

이제 한국 사회는 '공동체에 기여하는 인간'이라는 사실만으로 인간을 인간으로 존중해주지 않음.

 

얼마나 생산성을 갖추느냐에 따른 가치평가를 함.

 

한마디로 중소기업 다니며 세금 잘 내며 살아도 대기업 사원 앞에서 주눅들게 되고

 

더 버는 사람은 덜버는 사람을 우습게 여겨도 된다는 심리가 무의식중에 자리잡혀있음.

 

평생을 미디어의 홍수속에 살다보니 단순히 인간의 본능적인 위계질서를 넘어 혐오해도 되는 권리처럼 인식되어감.

 

예를들어 광고들은 하나같이 '당신은 저런 싸구려와 맞지 않아요. 싸구려를 쓰면 싸구려 인간인거 알죠? 우리 물건을 사면 당신은 이제 고급 인간이에요'라고 속삭인다.

 

고급 인간이 되기 위해 소비하고 소비하다보니 돈이 필요하고, 곧 돈 있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 되어버림.

 

이 과정이 축척되어갈수록 잘못한게 하나 없는데 돈으로 사람을 깔보게 되고

 

돈 있는 사람에게 빌빌 기는 굴종이 만들어짐.

 

 
 

 

 

흔히들 말하는 문신돼지국밥양아치룩은 이런 사회적 압박의 무비판적 수용이 만들어낸 일종의 현상이 아닐까 싶음.

 

외모에 대한 자부심을 넘어 공공연히 경멸한다거나 하는 것도 비슷한 과정임.

 

생각하고 살지 않으면 이런 사회적 압박을 개인이 거부하며 살기 굉장히 힘듬.

 

8. 둘째는 부모의 문제임.

 

한국 사회는 세계에 유례가 없을정도로 세대간 혐오가 극도로 다다른 사회임.

 

흔히들 비하의 대상 삼는 '틀딱' 세대는 상명하복식 체계에 길들여진 세대라 타협과 토론이 불가능할정도로 단절되어있음.

 

한국 노인들의 심각할정도로 높아지는 고독사 문제나 혐오는 소통의 부재가 가져온 결과물임.

 

노인들은 젊은날의 굴종을 보상받지 못함에 분노하고 청년들은 대화가 안되는 노인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음.

 

 


 

 

386으로 대변되는 20~30대의 부모들은

 

한국 황금성장기의 파도를 타고 엄청난 혜택을 받은 세대임.

 

어릴적 부모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고,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났으며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취업문을 발로 깨고 들어갔던 세대임.

 

반면 요즘의 청년들은 죽도록 공부해도 정규직은 커녕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전전해야 하고

 

근로소득으로 수도권 아파트 구매는 꿈도 못꾸는 사회 속에 무력감을 느끼고 있음.

 

돈으로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는 사회의 압박도 미칠지경인데

 

부모의 조건적인 사랑이 자존감의 토양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너무 많음.

 

존재 자체로 사랑받는게 아니라 조건하에 (성과로)사랑받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자기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하지 않게 되어버림.

 

예를들면 '넌 공부를 안해서 비정규직이 됐으니까 비인간적 처우를 감내해야해'라고 인식하여

 

일면식도 없는 사회구성원에게 공공연한 혐오를 드러내거나

 

특정 상황에서 성과를 이유로 본인이 비인간적 대우를 받는 것을 놀랍도록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됨.

 

그렇다면 단순히 386부모세대가 무식해서 그러냐 반문할 수도 있는데 부모에게도 부모 나름의 고충이 있음.

 

사회가 성과로 사람의 가치를 구분하는 가운데 언제고 자식들을 꽃밭에서 기를 수 없다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임.

 

'너는 존귀한 존재야. 너는 사람을 사람이라는 이유로 존중해야 해' 가르치기에는 문 밖은 총알이 쏟아지는 전쟁터임.

 

지금의 부모세대는 IMF를 거치며 사회를 각자도생의 시대로 인식했으며

 

자식들의 생존을 위해 '네가 살려거든 먼저 혐오하고 죽여라' 가르치고 있는 것.

 

결국 지금의 젊은 세대는 사회적 압박에 부모의 압박이 더해져 열렬한 '증오 세대'가 되어버렸음.

 

커뮤니티 글이 왜 증오로 가득찼는지 조금은 이해해볼만한 기회가 됐으면 하길 바라며 글 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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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 책장사 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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