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용산에서 미군기지가
철수하기전
그때 나는 시간을 내서
미군기지 앞에서 구두 닦는 일을 하고
있었음.
그 시절에는 미군 물건을 뒤로 빼돌려서
파는
속칭 미제 아줌마라고 불리는 보따리 상이
있었음.
뭐 어쨌든
그날은 평일이라서 그런지
외출을 나오는 미군들이 많이
없었고
가끔 나오는 군인들도
영어도 못하는 동양인
꼬마한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음.
그렇게 한푼도 못벌고
멍하니 기지 정문 근처에
앉아있었는데
왠 아주머니가(미제아줌마)가 짐을 잔뜩
들고
낑낑거리면서 나오더라고.
그리고는 날 보더니
거기 나좀 도와줘
라고 함.
그래서 나는 미제아줌마 짐을
들어서
버스 정거장 까지 옮기는걸
도와줬다.
그랬더니 그 미제아줌마가
잠깐 기다려봐
하면서 짐을 부스럭 거리더니
검은 포장으로 쌓여있는 네모난판떼기를
하나 주더라.
난 그게 뭔지 몰라서
보고있으니까
그 아줌마가
이게 초코레또라는거야
하면서 포장을 뜯어서 한조각을
떼어서
나한테 권하더라.
그 뭐라고 할까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음.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가끔 운이 좋아서 먹어봤던
사카린이랑은
전혀 다른 맛이었지.
어쨌든 난 그걸 품에 넣고
감사합니다 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집에 걸어가면서도
몇번씩이나 초콜렛을 꺼내 먹고
싶었지만
집에있는 누이들에게도
이 맛을 보여주고싶어서
군침이 나는것을 꿀꺽꿀꺽
삼키면서
뙤양볕을 맞으며
2시간정도를 걸어서 집에
도착했음.
그리고 집에있던 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맛있는걸 먹여주겠다고 하면서
품속에 있던 초콜렛을 꺼냈는데
여름의 강한 햇빛은 무심하게도
그 초콜렛을 전부 녹여버렸고
포장지에 질척질척하게
뭍어있을뿐이었다.
내 누이들은
그것조차 맛있다며 포장지를 열심히
핥았고
그모습을 보면서 나는
소리없이 울었다.
그게 내 인생 처음
초콜렛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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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생인데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