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종합 (3333315)  썸네일on   다크모드 on
날으는붕.. | 22/10/01 22:57 | 추천 8 | 조회 3

블루아카) 괴문서) 목줄 플레이에 빠진 아코가 보고 싶다 +3 [7]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58768827







굴욕적이었다.

그 때를 회상한다면 그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었다.

월권을 휘두른 것에 대해 히나가 내린 처벌로, 샬레의 행정 보조 겸 담당 학생으로 선생의 일을 돕고 있던 아코는 모든 일에 짜증이 나있었다.

제 마음을 몰라주는 선도부장도 그렇고, 시킨 일 하나 제대로 못하는 이오리를 비롯한 선도부 소속 학생들도 그렇고. 세상만사가 그녀의 불행을 바라는 것 같았다.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저 선생이 무엇보다 얄미웠다. 결국 모든 것의 원인은 선생이 아닌가. 선생이 얌전히 아코에게 잡혀줬다면 이런 사달이 나지도 않았을 터였다. 조금 거칠게 다가가긴 했지만 얼마든지 편의를 봐줄 의향이 있었건만.

물론 따지고 보면 명백히 잘못한 것은 아코였지만, 자신은 옳은 일을 했다는 그녀의 아집이 더더욱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아코는 선생에게 온갖 불만을 쏟아내며 투덜거렸다. 가벼운 불평은 점점 몸집을 불려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시작되었다. 히나가 들었다면 목소리를 내리 깔며 샬레의 행정 보조에서 나아가 근신을 명했을지도 몰랐지만, 아코는 멈추지 않았다.

허나 그런 아코의 투정에도 나른한 표정으로 그녀의 불만을 받아주며 그녀를 위로해주고자 하는 선생이 더욱 짜증났다. 그 모습이 마치 선심을 쓴다는 듯 보여서.

그래서 기어코 아코는 선을 넘고 말았다. 그것도 아코의 부탁으로 게헨나까지 와준 선생에게!

오죽하면 학생들 앞에선 말을 조심하고 훈계를 할 지언정 화를 내진 않는 그 선생이 짜증 어린 목소리로 아코의 내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던가.

내기에 진 아코를 보고 냉소적인 표정을 띄운 선생이 그녀의 목덜미에 목줄을 매는 장면은 아마 평생 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목줄을 매곤 짐승처럼 네발로 엎드려 수치심에 부들부들 떠는 아코를 바라본 선생은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비웃음을 지으며 "이대로 산책이라도 갈까?"라고 그녀를 조롱했다.

사람을 무슨 애완동물처럼 다루다니, 게헨나 선도부의 일원, 그것도 선도부장 히나를 잇는 2인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행정관이 받을 취급이 아니었다. 아니, 모든 것 이전에 꽃다운 여고생이 받을 취급이 아니었다.

"이 굴욕, 절대로 잊지 않을 테니까요……!"
"아코가 할 말이야?"

분노 어린 아코의 말에 아코의 앞에 앉은 쪼그려 앉은 선생이 아코의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평소의 목소리와는 다른 가라앉은 목소리. 아코의 몸이 흠칫 떨렸다. 차분하게 깔린 어투, 그 밑에 은근히 서려있는 분노에 아코의 몸이 오싹해졌다.

압도당했다.

선도부장에게 싫은 소리를 들을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까마득히 높은 누군가에게 혼나는 그 느낌.

누군가를 내려다 보는 입장이었지 누군가를 올려다 보는 입장이 아니었던 아코는 그 생소하고 두려운 감각에 떨리는 눈동자로 선생을 바라 보았다.

늘상 나른한 눈동자와 옅은 웃음이 어려있던 선생의 얼굴은 오간데도 없었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싸늘한 무표정으로 선생이 아코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등골에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흘렀다. 입술이 바싹 마르고 침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었다.

심장이 시끄러울 정도로 두근거렸다.

아코의 불안한 눈빛을 보고 나서야 선생은 지금 상황을 자각했는지 얼굴을 쓸어내렸다. 감정에 휩쓸려 못할 짓을 했다는 생각에 선생이 죄책감 어린 한숨을 내뱉었다.

다시 돌아온 담담한 목소리로 "미안해." 그리 말한 선생이 아코의 목줄을 풀어주었다.

선생의 그 말을 듣고 난 뒤 아코도 선생에게 화풀이를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뒤돌아 생각해보니 왠지 억울했다.

아코는 학생을 위해 늘 노력하는 선생의 노력을 나름, 그래 뭐, 나름 인정하고 있었다. 아무리 짓궃은 학생들 앞에서도 쓴웃음을 지으며 넘어갈 뿐, 선생이 학생에게 싫은 소리 한 번 하는 모습은 그 누구도 본 적 없다고 했다.

심지어 아코가 아무리 해괴한 이유를 대며 불러도 군말을 내뱉을지언정 아코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나.

그러니 선생이 처음으로 화를 낸 학생이 아코라는 소리였다.

그게 무엇보다 분했다. 그 선생에게 처음으로 혼난 게 자신이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실수로 목줄을 가져간 선생에게 그 목줄을 가지라 일렀던 것은, 언젠가 반대로 선생에게도 이 굴욕을 맛보게 해주겠다는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물론 선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며 아코에게 군소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아마 선생을 알고 있는 학생의 태반, 아니 십중팔구는 전후사정을 듣지 않더라도 아코가 잘못했다고 할 것이다.

나머지 일할은 전후사정을 듣고 아코의 잘못을 지적했을 것이고.

심지어 아코가 추앙하는 선도부장인 히나도 그럴 터였고, 아코도 그 대상이 자신이 아니었다면 그 학생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그게 마음 속 응어리로 남았다. 샬레의 당번을 하다보니 그 응어리는 점점 덩치를 불렸다.

선생은 샬레에 찾아온 다른 학생들을 반겼고, 또 그녀들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선생이 학생들을 위해 분골쇄신 일하고 있다는 것은 굳이 정보 수집과 분석에 뛰어나지 않은 아코가 아니더라도 쉬이 알 수 있을 터였다.

선생을 찾아온 학생들이 방긋방긋 웃으며 샬레를 나설 때마다 아코는 이상하게 배알이 뒤틀리는 기분이 들었다.

저번에 나에게는 그렇게 대해주지 않았으면서.

객관적으로 생각한다면 태반은, 아니 모든 건 선생에게 되도 않는 화풀이를 하다가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아코의 잘못이었고, 또 그게 맞았다. 문제의 원인은 선생을 감정을 풀기 위한 쓰레기통으로 생각한 아코였으니까.

그렇지만 아코의 안에서는 이미 모든 건 선생의 잘못으로 바뀌어 있었다.

언제까지 그리 순둥순둥 학생들을 대할 수 있을까. 흥, 그녀가 콧방귀를 뀌었다.

선도부의 행정관이라는, 키보토스에서 위에서 세는 것이 빠를 권력을 쥐며 어른인 채 한들 결국 치기 어린 학생일 뿐.

"선생님, 손이 멈춰 있지 않나요? 야근하시면 제 귀가시간이 늦어져서 곤란한데요. 학생을 늦은 시간까지 붙잡아둘 셈인가요?"

그렇게 아코가 선생에게 툭툭 시비를 거는 날이 다시 늘어났다.

하지만 선생은 만만치 않았다. 그 때 그 모습과는 달리, 선생은 쓰게 웃으며 아코의 시비를 그저 받아들여주었다. 도리어 스트레스 받을 때는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샬레에 와서 쉬어도 된다며 그녀를 은근히 챙겨주기도 했다.

때로 선생은 가끔 연민 섞인 시선으로 아코를 바라보기도 했고, 또 이따금 맥락을 알 수 없는 사과를 건네기도 했다.

그게 더욱,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선생의 작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래, 아주 작은 실수였다. 히나조차도 범하는 실수였고, 이오리에 이르러선 안하면 아쉬운 작은 실수였고, 또 아코도 종종 저지르는 실수였다.

그 실수를 트집 잡아 아코가 선생을 나무랐다. 아마 선은 진즉 넘어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날의 굴욕으로부터 시간은 꽤나 지났고, 시간이 흘러 마모되고 왜곡된 기억은 아코가 당시에 깨달았던 제 잘못을 기억에서 지우고 억울함만 남기엔 충분했다.

선생은 그저 아무 말도 않고 온갖 욕설을 쏟아내는 아코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고 나서야 아코의 매도가 멈췄다. 그녀는 숨을 몰아쉬었다. 몇 번이고 심호흡하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선생에게 뺨을 맞는다고 해도 군말을 내뱉을 수 없는 말들이었다. 아코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때의 그 싸늘한 시선과 감정을 읽을 수 없었던 선생의 표정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다시 숨이 가빠져오고, 다리가 후들거리며 떨렸다.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거렸다.

선생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아코는 바들바들 떨며 이어질 충격에 대비했다. 손을 치켜들고 당장이라도 뺨을 후려치려 하는 격앙된 선생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총격에 맞아도 아무렇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선생의 손찌검은 두려웠다.

"이제 좀 풀렸어?"

하지만 한참 뒤에 들린 말은 평소와 다름 없는 목소리라서.

아코가 천천히 눈을 떴다.

언제나와 같이 나른함이 묻어나는 표정으로 선생이 아코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째서인지 안타까움이 묻어있는 눈빛이었다.

"자, 달달한 거라도 마시고 마음 좀 추슬러."

선생은 양 손에 들고 있던 머그컵 하나를 내밀었다. 아코가 반사적으로 선생의 손을 뿌리쳤다. 짙은 갈색 빛의 코코아가 허공에 흩뿌려지고, 선생의 손에서 벗어난 머그컵이 바닥에 부딪혀 깨지는 소리가 사무실에 생생히 울렸다.

김이 펄펄 나는 코코아가 손을 뒤덮었지만 선생은 뜨겁다는 말 한 마디도 없이 손수건을 꺼내들어 손을 닦고는, 아코의 뺨에 튄 코코아도 닦아주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손등은 분명 화상의 전조였다. 힉, 아코가 숨을 작게 들이쉬었다.

그 날의 굴욕이 떠올랐다. 지금 명백히 잘못한 것은 아코였다. 고작 개인의 호불호에 섞인 감정에 몸을 내맡기고 선생에게 못할 말을 한 셈이었다.

게다가 선생의 호의마저 걷어차고 그에게 상처를 입혔다.

선도부장에게 연락해 방금 있었던 일을 말한다면 히나는 싸늘한 눈빛으로 제 발로 선도부를 나갈지, 아니면 내쫓길지 선택하라고 할지도 몰랐다. 흐윽, 갑자기 눈물이 치솟아 올랐다.

온갖 감정이 뒤섞이며 소용돌이쳤다. 선도부장에게 실망을 안겨줄지도 모른다는 것, 선도부에서 쫓겨날지도 모르는 두려움 따위의, 여하튼 온갖 것들.

무엇보다 큰 것은 한낱 아집과 감정에 치인 제 자신에 대한 실망이었다.

선생이 아코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요새 뭐 마음에 안드는 일이라도 있었어? 저번처럼 다른 학생들이 괴롭히기라도 해? 뭐가 그렇게 답답해서 그래."

오히려 지금 아픈 건 선생일텐데, 잘못한 자신을 그리 토닥여주는 선생을 볼 낯이 없었다.

"잠깐 쉬었다 올래? 아니면 오늘은 괜찮으니 일찍 가도 괜찮아."

선생은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아무 말도 못하는 아코를 걱정스레 바라보며 먼저 들어가라 일렀다.

저번처럼 그 분노가 담긴 눈빛으로 아코를 내려다 보며 그녀의 잘못을 나무랐다면 마음이 편했을 텐데, 아코를 달래며 그녀를 배려하는 선생의 모습이 오히려 아코의 두려움을 더욱 부추겼다. 이대로 돌아가면 안될 것 같았다.

방황하던 아코의 눈동자가 선생의 손등을 스쳤다. 벌겋게 부어오른 손등, 무시할만한 화상은 아니었다.

아플텐데, 나보다 자기가 더 아플텐데.

차라리 벌을 받는다면. 내가 더 아프다면.

아코의 생각이 거기에 미쳤다. 선생에게 가지라 말했던 목줄이 떠올랐다.

아코는 사무실을 쏘다니며 무작정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다. 아코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선생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구석진 서랍에서 찾아낸 목줄, 선생이 말릴 틈도 없이 목줄을 멘 아코가 선생의 앞에 서서 무릎을 꿇고는, 목줄에 딸린 선을 선생에게 내밀며 흐느꼈다.

드는 생각은 하나 뿐이었다.

벌을 받아야 했다.


-


그 제가 변태는 아닙니다만


솔직히 우는 여캐는 좀 꼴리는 거 같습니다


[신고하기]

댓글(7)

이전글 목록 다음글

1 2 3 4 5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