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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오소.. | 23/03/25 23:15 | 추천 8 | 조회 73

공포) 초등학교 때 겪은 실제 썰 +73 [2]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0868619

초등학교 3학년 때 겪었던 일. 거진 20년 전 일이라 가물가물하긴 하다.


정확히는 내가 겪었다기보단, 이상한 일을 겪은 애랑 같은 자리에 있었다 정도?


너무 기상천외한 일이고 그 친구가 장난을 잘 치는 친구여서 사실 아직도 의구심은 들지만 그래도 내가 겪었으면 정말 소름돋을 것 같은 일임.








반 인싸 A의 생일날 A네 어머님이 스케일 크게 한 식당을 빌리시고 우리 반 애들 몇 명을 초대해주셨음.


나를 포함한 반 임원진 넷, A 베프들, 옆반 친구들은 물론이고 


A네 엄마랑 친분 있었던 반 임원진 어머님들도 다함께 초대받고 온종일 놀았던 걸로 기억.






식당 예약 시간이 끝나도 애들이 너무 재밌게 놀아서 더 놀고 싶었기에 일단 어머니들끼리 담소나누는 자리에 가서 A랑 내가 가서 밖에 나가서 놀아도 되냐고 여쭤봤음.



아주머니들은 그러자고 하시고 자리에서 일어나셨는데 어른들은 카페에서 기다릴테니 우리는 피시방이든 노래방이든 골라서 가라고 말하셨음.







여기서 우리들도 파벌이 갈리는데, 나를 포함한 남자애 몇몇은 아는 노래도 없고 노래도 못 부르니 게임을 하자고 했고 게임을 싫어했던 여자애들이랑 A는 노래방으로 가자고 해서 결국 두 팀으로 나뉨.



A는 쫌 서운한 뉸치였는데 생일에 파벌이 둘로 갈리는 게 싫었던 것 같음...


근데 우리 동네 초등학교 남정네들은 노래를 싫어하는 풍조였고(낭만의 시대 남자애들 특: 노래방에서 동요부르는 거 싫어함. SG워너비랑 버즈는 들을 때만 좋음) A는 유독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음.




건물은 특이한 구조였는데, 노래방은 지상에 작게 입구만 있고 시설은 지하에 있는 한펀 피시방은 그 맞은 편 건물 4층쯤에 있었음.




 그 당시엔 코인노래방이 나타나기 전이어서 시간제 운영에, 방도 가정집 거실보다 좀 큰 룸 형식이어서 초등학생들 일고여덞 명이 쓸 방치고 굉장히 넓었던 걸로 기억.






요렇게 쇼파 두 개랑 그 사이에 긴 탁자가 있는 모양이었는데 그 노래방은 사진보다 두 배 정도는 컸을 거여.




크아였나 카트라이더였나 스타였나 옛날 게임들을 좀 하면서 아마 한두 시간쯤 지났을까 즐길 건 다 즐기고 일단 애들 노래방 가서 구경하자고 다들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밖이 소란스러운 거임.





보니까 어머니들이 당황한 기색으로 부산하게 움직이고 계셨고 우리 엄마는 나랑 피씨방 일행보고 당장 이리로 오라고 하셨음.



노래방 안에 들어가니, A가 진짜 핏기 싹 가신 얼굴로 멍 때리고 있고 걔네 어머니가 옆에서 달래주고 계셨음.





A는 뭐랄까, 풍채는 나랑 비슷했지만 얼굴이 귀염상이고 목소리도 좀 애교가 있고 인생에 구김이 하나 없는 항상 밝은 남자애였음. 매사 에너지 넘치고 추진력도 쎄고 좀 파워풀한 편이었고.



그런 애가 진짜 몸에 힘이 다 풀린 상태로 의자에 앉아있는 것도 아니고 의자에 걸려 있는 꼴이니 어안이 벙벙.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걔랑 같이 있었던 여자애한테 물어 봤는데 걔들도 뭐 자세히는 모르고 쟤 귀신봤대 이런 식으로밖에 말을 못했음.



나중에 학교에서 A한테 직접 들었는데, 


사건이 일어나기 전 솔로 한 곡 뽑은 A가 마이크를 넘기고 뒤에 빈 자리로 물러났는데, 상술했듯 그 노래방 방은 굉장히 넓은 방이었음. 


쪼만한 애들이 그 방의 절반을 채울까말까한 정도? 아마 마이크가 여러 개여서 그 방을 배정받았을 듯.


기다란 쇼파 두 개 사이에 마찬가지로 기다란 탁자 하나 있고 그 위에 새우깡 탬버린 음악모음집 세팅되어 있고.




암튼 A는 좀 쉬겠다고 뒤로 좀 멀리 물러났음. 쇼파 한쪽 끝에 노래부르는 애들이 있었다면 반대쪽 끝에 A가 주 앉은 식으로. 





근데 쇼파가 워낙 넓고 푹신하다 보니 무심코 끝에서 누웠는데, 기다란 탁자 아래에 누가 쪼그리고 앉아 있었던 거임.







요렇게 눈만 내민 자세로. 어우 원래 주온 짤 넣으려 했는데 부정탈까봐 못 올리겠다.



처음엔 친구인 줄 알고 이새끼 뭐짘ㅋㅋㅋㅋㅋㅋ왜 저 먼지구덩이에서 이러고 앉았지 신종 놀이인가 이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딱 든 생각이,




이 방에 남자애는 나 말고 저기 앞에서 노래 부르고 있는 애 밖에 없을텐데??????




쇼파 저 너머에서는 노래방 따라온 유일한 남자애가 여자애 셋이랑 같이 노래 부르고 있었음. 그런데 자기 눈앞에 보이는 남자애는 처음 보기도 했고 심지어 나이도 자기보다 어린 것 같았음.


 그걸 깨달으니까 애들이 부르는 노래가 잦아들고 진짜 아무것도 안 들리더니, 마치 그 넓은 방에 자기랑 그 꼬맹이 단둘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함.


몸도 가위를 눌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가장 이상했던 건 그때는 여름이어서 다들 반팔 나시를 입고 있었는데 그 애는 두꺼운 긴팔을 입고 있었음.




애기는 저 자세로 가만히 있다가 노래부르는 애들, 그리고 A 쪽을 왔다갔다 눈만 움직여서 관찰하고 있었는데, A는 그 광경으로부터 눈을 돌리지도 못하고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었음.



그러다 애가 눈을 딱 A한테 고정시키고 파묻었던 고개를 딱 들었는데, 입에 미소가 가득한 얼굴이었음.



그러더니 몸을 갑자기 좌우로 둠칫둠칫거렸고 얘가 춤을 추는 건가 들썩이는 건가 헷갈려 할 때 소름이 쫙 돋았다고 하는데









자세히 보니 애 머리는 허공에 고정되어 있고, 그 아래 몸은 마치 시계추마냥 왼쪽 오른쪽으로 진자 운동을 하고 있었음.


심지어 속도가 붙어서 처음엔 그냥 살살 움직이던 몸이 격하게 움직여 이러다 쟤 바로 위 탁자에 다리가 닿겠다 싶을 정도였다고 함


A는 가위인지 뭔지 몸도 못 움직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데 한참 지나서 어머님 한 분이 노래방 안으로 니들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물으시려다 A를 발견해서 얼른 일으켰다고 함.


그 사이 그 이상한 애는 사라졌고.




그 직후 카페에 계시던 학부모님들, 피씨방 일행들 다 내려오고 좀 난리가 많이 났음. 노래방 카운터에 있던 젊은 아저씨도 아주머니들이 부산을 피우시니 뭔 일인가 싶어서 방에 들어갔다가 너무 당황한 눈치셨고..






사실 지금 생각하면 어른들 입장에서 너무 황당할 것 같긴 함. 잘 놀던 애들 중 하나가 갑자기 귀신 봤다, 이 노래방 귀신 붙었다 이런 말을 해재끼면서 막 홀린 사람마냥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걔네 어머니는 뭐 노래방 기계가 문제가 있거나 거기서 파는 간식이 상했다거나 이런 걸로 항의할 순 있어도 우리 아들이 귀신봐서 멘탈이 나갔다는, 증명도 하기 힘든 사실을 두고 항의할 수 없는 노릇이고,


사장님은 일단 애 정신 차리게 생수도 공짜로 주시면서 마시라고는 하셨는데 노래방에 귀신 있다는 컴플레인을 어떻게 해결하겠음?? 사장 본인도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고. 




아직도 생각나는 게 여긴 귀신이 나올만한 사연도 없다고 진지하게 말씀하셨음ㅋㅋㅋ 애들 앞에서 24시간 운영인데 밤 근무 어떡하지 걱정도 하셨고ㅋㅋㅋㅋ





결국 A의 생일잔치는 역대 최대 스케일의 잔치로 시작했지만 뜻밖의 경험으로 끝이 흐지부지 나버렸음.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개인적으로 귀신의 존재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생각해 왔음.



 심야괴담회나 공포유튜브는 보지만 정말 믿으니까 듣는 게 아니라, 이게 정말 사실인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재미로 듣는 거고.


어쩌면 이번 일도 A가 관심을 받고 싶어서/아니면 어떤 이유로 거짓말을 한 걸수도 있지. 활발한 초딩이면 한 번쯤 스케일 크게 구라칠 수도 있잖아.


근데 걔네 어머니가 엄청 신경쓰신 생일 잔치를 파투내면서까지 거짓말을 한 것 같진 않고... 





그냥 즐겁게 이게 진짜일까 아닐까 곱씹어 볼 수 있는

내가 겪은 몇 안되는 혹시??? 싶은 초자연적인 일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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