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서사의 특징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짤이자 블루아카의 상징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런 블루아카의 특징은 몇 차례의 강연이나 인터뷰, 혹은 유저 분석에서 많이 밝혀진 바.
'낯설게하기'라는 기법을 적극 채용한다는 점이다. 늘 먹던 맛인데 뭔가 새롭고 신선하다는 것.
이러한 시도는 캐릭터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서사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왕도적인 이야기 안에 세부적으로 예상 외의 전개를 많이 넣는 시도를 보인다.
몇 가지 예를들어 볼까?
대책위원회 스토리에선
초반에 적으로 만났던 흥신소는 적대 세력이면서도 매력적으로 묘사되며. 방금 전까지도 투닥거리며 싸우다가 선도부라는 공통의 적 앞에서는
즉시 아군이 되질 않나. 최후의 국면에서는 그저 로망이라는 이유만으로 카이저를 막아주는 방패가 되어주기도 하는 반전을 보인다.
또한 선생 역시 앞에서 뒤에서 대책위원회의 힘이 되어 주며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 주인공이자 선생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에덴조약편은 인간관계가 얽히고 섥히어 도저히 예측이 불가능한 전개를 보여주며 이야기 내에도 많은 반전이 있다.
1부의 협력자가 2부의 빌런으로, 2부의 빌런이 3부의 협력자로, 3부의 빌런이 4부의 주역이 되는 등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서사를 보여준다.
또한 주요 무대는 트리니티이지만 미식연구부나 선도부 대책위원회 등
다른 학교의 학생들도 많이 참전을 하고 이야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점도 흥미롭다. 이는 후에
스토리와 전투 연출에도 반영이 되는데,
그간 각종 스토리에서 '샬레'가 해왔던 일들이 스노우볼이 되어 커다란 갈등을 매듭짓는 연출을 보는 것 만으로도
어지간한 유저는 뽕 주입 치사량으로 대가리가 깨져 버린다.
물론 이야기 내에서도 '어른의 카드'를 꺼내는 등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런식의 직접 개입이 없다손 치더라도
타 학교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준다는 것 자체가 그간 활동의 소소한 보상이기도 하다.
요컨대 대책위원회건 에덴조약이건 공통적으로
익숙한 캐릭터, 익숙한 이야기 전개 안에 예측이 힘든 반전요소가 몇 가지 섞여 있었다는 것.
일종의 낯설게하기 수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반면 파반느는 어땠을까.
1부는 배경 설명도 있고 신선한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했기도 하고
아직 게임도 서비스 초반이라서 모든 게 신선한 시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소 무거웠던 대책위원회 편이나 에덴조약에 비하면 스케일이 작은 가벼운 이야기라 소소하게 즐길 수 있었는데...
2부는... 왜 유독 평가가 나빴던 걸까. 사람마다 생각하는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훑어보니 보이는 게 있었다.
'신선함이 없다'
파반느 2부의 전개 과정은 왕도적인 용사물 이야기 클리셰 그 자체로
그 안에 반전이라 할 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
평화로운 일상
갑자기 찾아온 일상의 붕괴
이길 수 없는 적의 등장
확정된 패배 이벤트
동료들과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 해피엔딩.
의... 구조인데. 솔직히 매우매우 진부하기 그지 없다.
특히나 오래된 게이머나 이런 이야기를 자주 접한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진즉 졸업했을 수준의 서사이다.
그렇다고 그 안에 뭔가 새로운 게 있었냐 하면? 글쎄?
1부에서 적으로 만났던 C&C는 이미 실장된 지도 오래인데다 이벤트도 많아서 여러모로 씹고뜯고맛보고 즐긴 아이들이다.
얘들이 아군으로 합류 했다고 해서 딱히 새로울 건 전혀 없다는 이야기.
다만 장면장면에선 쿠엔크 교복이나 네루 게임씬/전투씬 등이 인상적이긴 했지만 그걸로 끝.
그리고 리오는 나기사나 미카와는 달리 스토리 안에서 이야기의 완결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반성다운 반성은 하지도 않고 그저 빤스런 하고 끝. 이게 뭐임? 이란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지.
요컨대 파반느 2장의 문제는
1. 서사의 구조 자체가 왕도적인 용자물의 틀을 그대로 답습. 그 안에서 뭔가 새로운 걸 보여주지 못함. <- 이게 제일 큼.
2. 스케일이 큰 듯 하면서도 은근히 좁음. 타 학교는 일절 개입하지 않으며 이는 선생의 활동을 심각하게 제한시킴.
3. 기존 캐릭터와의 관계 변화가 없음. C&C나 엔지니어부, 베리타스와의 관계는 1부에서 크게 변한 게 없음.
4.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의 매력적인 포인트를 거의 보여주지 못했음. 리오. 토키. 케이
후에 이런 문제들이 거의 해결이 되는데....
그것이 최종장이 어떤 의미론 파반느 2.5장이라 불리는 이유임.
아 이건 물론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니 그저 참고로만. 태클이나 비난 무서워.
댓글(11)
파반느는 꼬인거지
난 개인적으로 갑자기 뛰어들어서 파반느2장 이어서 만든건데 이정도면 아쉽다영역뿐임
솔직히 그런 평가는 후에 개발자 좌담회 등에서 사정을 듣고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지
일반적인 게임 그 자체만 봤을 땐 전혀 고려할 부분이 아님. 팬이라서 이해할 수 있는거지.
? 학생들부분은 좋게나오고 왕도엿지만 뽕찾는데 납득이 왜안됨 아쉬울 뿐인건데
아 참고로 일섭걸로봐서 알고 아쉽다한건아니라 그때감상도 똑같았어 ㅋㅋㅋ
? 네가 갑자기 뛰어들어서 만든데에 '비하면' 아쉽긴 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말한거 아님?
난 개발 일정이 꼬이거나 말거나 그런건 유저가 알바 아니란 걸 말한거임.
물론 네가 파반느2편을 재밌게 즐겼다고 하면 거기에 대해 뭐라 말할 생각은 하나도 없음.
흥미나 재미 같은 요소는 상대적인거니까.
ㅇㅇ나도 막말로 욕하는놈이 싫은거지
시간과 예산을 좀더 주신다면
그러게 기술만 따라줬으면 스토리작가들 전부 복제해서 멀티코어 돌리는건데.
파반느 2장의 가장 큰 단점은 해결된게 거의 없다는 점이 큰듯
해결된게 기껏해야 아리스가 되돌아 온거 정도인지라...
아리스랑 리오의 관계도 최종장 가서야 겨우 해결이 됬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