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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G+ | 23/06/10 23:17 | 추천 46 | 조회 13

스포 ) 베이포머 빠돌이가 쓰는 트랜스포머 신작 리뷰 +13 [38]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1796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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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시작하기 앞서 '베이포머란 무엇인가?' 라는 걸 먼저 짚고 넘어갑시다.


마이클 베이가 제작한 1편부터 5편까지의 실사영화, 즉 베이포머의 특징은 얼추 다음과 같습니다.






1. 극도로 디테일한 변신 시퀀스와 디자인, 화려한 카메라 무빙. 


2. 없다시피 한 스토리, 거기서 거기인 캐릭터들, 싸구려 개그와 저질 섹드립.


3. 폭발. 



장점은 미칠듯한 뽕이었으며, 그것으로 수많은 단점을 덮는 방식이었죠. 그리고 영화 5편까지 해먹고 돈 많이 벌었으니, 잘 먹혔죠.

하지만 시리즈가 길어지며, 뽕은 점점 사라지고, 단점은 그것으로 못 덮을 정도로 불어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베이포머는 그렇게 불명예스럽게 막을 내렸고, 외전인 범블비 솔로영화를 도약대 삼아 이 영화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의 기본적인 시도는 단순합니다.


'베이포머의 장점을 최대한 챙겨오되, 베이포머를 탈피하자.'


과연 잘 먹혔을까요?





2.


우선, 전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으로 '캐릭터' 들을 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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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포머의 캐릭터는, 1편을 제외하면 인간은 물론이고 오토봇이나 디셉티콘이나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인간 측 캐릭터는 휙휙 바뀌고 더 악화되기만 합니다. 농담만 좀 치는 학살머신인 오토봇은 둘째치고, 디셉티콘 팬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마이클 베이에게 이를 갈았죠.



반면, 본작은 캐릭터를 살아있게 하는 데 공을 꽤 들였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 캐릭들이 살아 숨쉬고, 사고하는 인격체구나' 라고 느낄 수 있어요.


예시를 한 번 들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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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의 키 아이템. 트랜스 워프 키)


이 포탈 아이템을 가지고, 4 진영의 생각이 모두 달라 대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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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콘 스커지:


시공간의 포탈을 열 수 있는 키를 유니크론에게 바쳐, 온 은하계를 그의 먹이로 삼아 파멸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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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봇 옵티머스: 


키로 포탈을 열어 그리운 고향 사이버트론으로 오토봇을 이끌고 돌아가겠다.


(사실 자신 때문에 동료들이 지구에 고립되었다고 자책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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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멀 리더 프라이멀:


키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면 너무 위험하니, 분리해 감추고 사용하지 않겠다.


(자기 이름을 따온 전설의 영웅 옵대장이 뭔가 미숙해 보이니 실망 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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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노아:


테러콘이 키를 가지면 지구를 포함한 은하계가 멸망한다. 오토봇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고향을 위해 파괴해야한다.


(트포 남주가 이 정도로 맞말 하는걸 처음 봤어요!)




괜찮게 짜여지고 설득력 있는 대립이죠.






개인적으론 그 중에서도 성장형 캐릭이 된 옵티머스 프라임을 가장 높게 평하고 싶은데요


베이포머의 옵대장이 3편에서 한치의 망설임 없이 고향을 날려버린 대신,

이 옵대장은 고향에 대한 애착, 더 큰 대의와 파멸을 막기 위한 희생, 그리고 성장이 묘사되거든요.




3.


전투씬 역시 베이포머에서 탈피해 좋은 점들이 생겼습니다.






일단, 베이포머의 배경에 깔리는 폭발이 없고, 카메라가 얌전하고, 디자인이 단정하니

누가 누구와 싸우는지, 어떤 액션을 치고받는건지 제대로 보이거든요. 가시성이 확 올라갔죠.



그것만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1편 이후로 '오토봇 암튼 총 쏘고 싸운다! - 가라 미군맨!! - 짱쎈 옵티머스가 다 죽이고 보스 일기토 우와앙!!!' 으로 일관한 베이포머와 달리,


이번엔 확실히 전략이란게 전장에서 생겼거든요.











어그로를 끌어 유인하고, 탱킹으로 적을 분산시키고, 침투조를 보내고, 포위 상황에서 방어전을 펼치고, 목표 달성까지 버틴 후 후퇴한다는 식이죠.


최종전의 롱테이크 전투씬의 완성도, 그리고 박진감은 베이포머에서 찾기 힘든 결실이 분명합니다.




4.


하지만 칭찬은 여기서 끝. 이제 신나게 털어봅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베이포머의 장점을 결국 완전히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베이포머의 흥행 공식은 단순했습니다.


뽕.


마이클 베이라는 개인의 일점특화형 능력으로, 영화의 다른 부분들이 엉망이어도 뽕 하나를 살려주면 그걸로 족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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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은 나름대로 노력을 거쳤지만, CG가 그 옛날 베이포머보다 후달린다는 비판은 결국 피할 수 없으며


액션을 볼 때마다 '가시성은 좋네 vs 근데 뽕이... 아쉽...' 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공존하게 됩니다.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액션 수치 중 평타 정도는 무난히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로봇빠인건 감안하고요)


다만, 그 뽕 하나의 똥파워로 몇 년을 해먹은 베이포머에 비하면 흠... 스러워진다는 거죠.





5.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를 지적해 봅시다.


이 영화는 베이포머에서 탈피하면서, 일반적인 영화, 즉 캐릭터와 스토리를 살리는 영화들이 되려 노력했죠. 그리고 일부는 성공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일부는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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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측 파트는 분명 베이포머보다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인공이 좀 낫네요' 정도의 의미이지, 잘 만든 건 아니에요.

남주 쪽은 캐릭이 괜찮은거지 신파가 늘어지고, 여주 쪽은 그냥 대놓고 분량 채우기로 투입한 무의미한 캐릭터입니다.


물론 베이포머의 트로피 쭉빵녀보다 하는 건 많습니다. 근데 그건 칭찬거리가 아니라 당연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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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씹히는 남주의 아이언맨 슈트를 예시로 들어볼까요?


제작진은 나름대로 당위성과 개연성을 잘 챙겨줬습니다. 친구가 넘겨준 힘. 딱 잡졸만 잡고 보스는 적당히 어그로 끌다 빠지는 정도의 전투력 등등...






4, 5의 케이드 예거보다 훨씬 낫죠.



그런데 그건 영화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에요. 칭찬거리가 아니라고!!


적어도 '저 슈트 존나 멋있다!' 라고 할 수준은 아니에요. 뇌절도 좀 섞였고, 디자인도 애매해서 뽕이 식거든요.



이 영화의 인간 파트가 대부분 그렇습니다. 베이포머보단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아주 좋거나 하진 않아요.




단적으로 쿠키 영상을 말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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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시점에서, 저는 미라지의 생사가 가장 의문이었습니다. 작중 주인공의 절친이자 차기 범블비 급으로 밀어주던 좋은 캐릭터인데, 마지막에 생사불명이 되었죠. 얘가 죽은 것 같진 않은데, 누가 빈사상태가 된 얠 챙겨오는 걸 못 본 거 같았거든요.



+ 슈트가 미라지 그 자체라고 생각하기엔 대사가 전혀 없어서, 저게 유품인가 아님 미라지 본인인가 긴가민가했습니다.


살아있나? 어떤 상태인가? 원래 로봇으로 돌아올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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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우리 유니버스 만들어요!' 하는 지아이조 콜라보가 첫 번째 쿠키로 분량 겁나게 잡아먹으며 등장하고.


크레딧이 올라간 후 짧막하게 '미라지 살아있음 부활함 굿' 하고 두 번째 쿠키가 나옵니다.



이 영화의 제작사는 캐릭터보다 유니버스 팔이가 우선이냐는 생각이 슬쩍 지나가더군요.








6.


종합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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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의 서막]은 베이포머에서 벗어나는데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스티븐 자브론스키의 뽕차는 킹갓 브금, 압도적인 뽕맛, 눈 건강에 좋은 CG, 폭발 등등. 트포 시리즈의 흥행 원동력이었죠.







하지만 그로 인해 얻은 것도 있었습니다. 가시성, 드디어 꺼져준 미군맨, 전략적이고 더 짜임새 있어지며, 완성도 높은 전투씬.


개성이 살아나고 봐줄만한 캐릭터들, 어느 정도의 스토리, 저질 섹드립과 화장실 개그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어느 쪽이든, [비스트의 서막]은 모든 것을 얻지 못했고 하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잃지도 않았고 챙겨온 것들도 많았죠.



이 영화가 잃은 것이 많을지, 얻은 것이 많을지는 여러분 개인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



Arrival to earth 는 치트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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