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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제가 좀 커서 글이 길어질 것 같은데,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저는 아버지가 목사님이십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부모님 따라 교회에 갔었지만 믿음은 전혀 없었어요.
그러다 고등학생 때 교회 안가겠다고 선언한 이후로 지금까지 아버지 은퇴식? 때 빼고는 교회에
간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동안 크고 작게 트러블이 많았지만 서로 존중하며 그럭저럭 잘 지내왔습니다.
종교 문제 제외하면 세상 화목한 집안입니다.
부모님은 처음엔 교회 나오라고 강요를 하셨지만 이후는 그냥 존중해주십니다.
제가 결혼할 사람은 저와 같은 무교입니다. 집안도 무교인데 가끔 절에 가시는 정도에요.
문제는 결혼식입니다.
아버지는 상대편이 무교이니 아시는 목사님 초청해서 10분 내외로 간단히 주례 아닌 주례와 축복기도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아버지 입장에선 집안 친척 모두 기독교(목사님 3분)고 손님들도 99% 기독교이니 예배식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상대 집안을 배려해서 10분 내외로 짧게 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저는 교회를 안다닌지 20년이 넘어 아는 목사님이 없습니다.
여자친구는 자기네 집안과 손님 대부분 무교인데 결혼식에 종교색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꽤나 많이 강경합니다.
여자친구네 부모님은 대놓고 싫다고는 안하시지만 싫은 눈치입니다.
예배식이 아닌 양가 아버지 덕담 순서 때 저희 아버지가 잠깐 축복기도 하는 건 어떠냐는 제 제안에, 여자친구는 그것도 싫다고 합니다.
저는 여자친구와 만나기 전에도 부모님께 기독교 여성과 결혼할 생각 없고 결혼식도 예배식으로 할 생각이 없으며,
나중에 부모님도 미래 와이프에게 종교적인 언급이나 강요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계속 말해왔습니다.
사건은 오늘 아침 출근 준비하는 제게, 아버지가 결혼식 관련해서 물으셔서 종교색 없이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아버지가 간단하게 축복기도 정도만 해주셨으면 좋겠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전 여자친구와 저희 부모님 사이에 끼어서, 되도록 큰 문제 없이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목사인 내 얼굴에 먹칠할 셈이냐며 아버지가 극대노를 하셨고 서로 언쟁을 하다 제게 손찌검을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당장 집에서 나가고, 호적에서도 파버리겠다고 하시네요. 당장 파혼하고, 너네 마음대로 할거면 산 속에 들어가서 너네들끼리 결혼식 올리고 살아라 라고 ..
지금 글을 쓰는데도 손이 벌벌 떨리고 숨이 차오르네요.
평소엔 매우 냉철하고 이성적이신 아버지인데, 매번 종교 관련된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시고
감정적으로 변하십니다.
당신에게 매우 엄격하고 교리에 맞지 않는 건 절대 하지 않고. 뉴스에서 나오는 정신 나간 종교인들과는 다른 분이기에 저는 무교지만, 아버지를 존경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존경하는 사람은 아버지라고 해왔습니다.
하지만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버지의 스탠스는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조금도 양보하기 싫다는 여자친구도 이해할 수 없구요.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평생을 속썩인적 없고 외박 해본적 없고 10시면 집에 들어와야 하는 보수적인 분위기도 참고 견뎠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막막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출근하자마자 주저리주저리 했네요...
하.. 종교 문제는 진짜 어렵죠. 차라리 결혼식 자체를 안하고 그냥 살겠다고 하세요. 그깟 허례허식때문에 집안이 뒤숭숭해져서야 되겠습니까..
제가 예비신부 입장이면 시아버지가 저렇게 나온다면 그깟 10분은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는 일단 바꿀수 있는게 아닙니다. 잘못을 떠나서요.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도 추천하고 싶지 않구요.
결혼생활 어찌감당하실려구... 벌써부터 이러는대 아버지가 며느리 맘에 드시겠습니까 사돈들은 어쩌구요 안봐도 비디오같음
뭐 축하기도인데 10분정도야..그냥 귀 잠깐 막고 있으면 될텐데...저도 교회 싫어하지만 좋게 타협하면 좋겠네요
결혼식이란게 양가 집안의 잔치인데
요즘 신부라는것들은 자기들이 주인공인줄 알아요
저는 아버지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만 여자분측 가족을 하나도 이해 못하겠습니다. 종교가 있으시면 혹시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측 아버지가 목사시기때문에 찗게 축복기도 한다는데 그것도 이해 못해주는 사람이 무슨 사랑하고 결혼 한다는 건지요. 결혼은 서로 이해와 양보 사람들에게 축복받는 자리가 아닌가요??? 이러한것부터 이해 못하는 여자친구집 집안을 보면 앞날이 캄캄합니다.
이걸보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물리시는게 나을수도 앞으로 결혼생활에서 이것보다 더한일이 많을건데요
답 없는 상황이네요..ㅠ
내 결혼식은 우리 부모님 잔치가 맞긴한데,
신부측 입장도 있으니......
저라면 장인어른 장모님, 신부님에게 최대한 양해(사정?) 구해 보겠습니다.
다같이 모여서 대화를 해보세요..입장 전달만 하지 마시고..가족과 연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결혼식 사진찍는 시간 빼면 20분정도 하려나??
근데 10분을 기도? 말도안되죠
이기적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