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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노모리.. | 24/05/09 11:34 | 추천 22 | 조회 35

힙합) 이번 디스전 참 씁쓸하네 +35 [15]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5987961

난 힙합보다 애니가 좋은 씹덕이야.

그래도 MC스나이퍼, 드렁큰타이거, 에픽하이, 다이나믹 듀오로 시작해서

쇼미를 찾아보고 지금까지 랩을 찾아서 들을 정도로 좋아하긴 해.


어우 과제하기 싫어서 혼자 끄적이다보니 길어져서

긴 글 읽기 싫은 사람들은 밑에 본론만 읽어도 될 듯 해.


나는 처음에 멘스티어 되게 싫어했었어.

왜냐하면 정말 내 취향이 아닌 노래를 냈거든.

오토튠 사용이나 높은 목소리 톤 같은 건 취향의 영역이라 쳐도,

그야말로 '자극적일 뿐이기만' 한 가사는 정말 싫더라고.

"에휴 또 이런 게 유행하나" 싶었지 나는.


그래서 그게 풍자인 걸 알았을 때는 감탄했어.

기믹, 이중적인 가사, 돈자랑, 19금 요소 떡칠.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던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넣어서 풍자한 것일줄은 몰랐어.

그리고 이게 진짜 노래라고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그만큼 최근 힙합씬에서 이러한 노래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이번 ph-1과 멘스티어 디스전에서

디스전 외적으로 이센스랑 오왼도 이야기가 도는 모양이지만

나는 ph-1이랑 멘스티어 양 쪽의 의견에만 집중에서 찾아들었어.

나는 둘 다 이해가 가더라고.


멘스티어는 스스로도 래퍼가 아님을 자각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

코미디 유튜버로서 래퍼를 풍자하는 영상이 대박을 쳤기 때문에

물이 들어오는 지금 열심히 노를 젓는 것은 비판받기는 커녕

열심히 사는 것을 박수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 디스전을 시작한 ph-1.

ph-1의 멘스티어 디스곡을 들으면서

그의 고충이 잘 느껴지는 가사가 딱 이 부분이라 생각해:


"국힙 먹은거는 맞아

조회수만 따짐 말야

아 그리고 몇몇 so called rappers

보다 너희가 랩 잘하는거 맞아

아마 그게 우리의 고충이네

you hot now for sure, but there's more to rap

숫자로 대변 안되는 so many quality albums

우린 계속 다해 최선 하지만 매번

상상과 다른 현실에 좌절해"


명반이라 불리는 힙합 엘범들도 대중적으로 성공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대중성과 예술성을 둘 다 가진 힙합 음악은 정말 소수인 것 같아.

그렇기에 둘 다 잡은 사람들이 더욱 리스펙 받는거고.


ph-1의 노래를 찾아서 들을 정도로 내가 ph-1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실력은 정말 뛰어난 래퍼라고 생각해.

그 만큼 자신의 직업(래퍼)에 대한 자부심도 있겠지.


---------본론


ph-1의 디스곡을 보면 멘스티어를 대놓고 까내리는 부분은 없어.

오히려 그들의 랩 스킬을 인정하는 부분도 있지.

하지만 어찌됐던 간에 멘스티어를 콕 집어서 겨냥한 디스곡인 건 맞는데,


'에휴 유튜버 ㅅㄲ들 조회수 빨아먹으려고 래퍼 풍자하네~'이건 아니고,


'래퍼 풍자? 그건 나도 인정. 요즘 이상한 래퍼들 진짜 많았으니까.

그런데 왜 그걸로 힙합 공연을 하고 있냐?' 인 것 같아.


멘스티어의 핵심은 자극적이기만 한 곡을 내는 래퍼들에 대한 풍자고,

그걸 풍자하는 것은 ph-1도 리스펙하지만,

결국 그걸 풍자하는 과정에서 나온 곡은

'풍자받아야 할 곡' 스타일을 그대로 가지고 온 건데,

왜 그걸로 힙합 공연을 하고 있냐는 걸 비판하는 것 같다 느껴지더라고.


나는 멘스티어의 AK-47을 듣고 그들에게 감탄했지만,

그 노래를 여러 번 찾아듣지는 않았어.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들고 와서 풍자하는 노래였으니까.


멘스티어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스스로 힙합 씬에 들어간 게 아니라

공연에서 나와달라고 불러줬으니까 가서 우리가 하던 거 그대로 한 것 뿐인데

갑자기 디스받아서 당황스러울거고


ph-1 입장에서는 풍자하던 애들이 만든, 풍자를 위한 곡이 성공한 것까지는 괜찮으나,

유튜브가 아니라 힙합 씬에 침범해서 그런 스타일의 노래로 공연비를 벌고 있는 게 이중적이라 느껴졌을 것 같아.

만약 이런 풍자로 인해 풍자의 대상에 해당하는 사람들만 조롱의 대상이 됐다면 모르겠으나,

결국 멀쩡히 음악하고 있는 사람들마저 '반응하면 긁'당하는 상황이 되버렸는데

대중들이 소비하는 건 여전히 '풍자하던 스타일의 곡'이니 답답하겠지


결론은 멘스티어는 자기들 할 거 했을 뿐이고

ph-1 입장에서도 충분히 기분이 상할 수 있다 생각해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상황인 것 같아


루리웹이 힙합에 대해 회의적인 건 알고, 그 이유가

실제로 잘못을 한 래퍼들 때문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비판받는 건 마땅하다 생각하지만 (나도 싫고)

이번에는 ph-1이 너무 조롱받는 것 같아서 끄적여 봐


당연하지만 모든 래퍼가 이상한 건 아니니까...

좋은 노래도 많다구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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