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십몇년 전쯤 일인데,
그때 내가 마침 집에서 쉬고 있던 중이였거든.
그때 집전화가 한통 오더라.
그래서 받아보니까
"@@(내 이름) 아버지 되십니까?"라고 처음 듣는 목소리가 그러더라고.
근데 뭐 난 내 이름 팔아서 보험이나 인터넷 가입 권유 그런건줄 알고, 이런거에 아버지가 은근히 귀가 얇기에 아버지가 속겠다 싶어서 그냥 내가 아버지인척 했거든.
"네."
근데 내 예상은 최악의 형태로 빗나갔지.
"지금 @@가 죽어가요!!!!!!!!!!!!!!!!"
아니 시펄 내가 죽어간다니 아니 이게 무슨소리요
"@@가 기특하게 아버님 선물 사드린다고 지금 공사장에 일하러 나왔는데, 사고가 나서 다 죽어가요!!!!!!"
아니 시펄 내가 아버지 선물사드린다고 기특하게 공사장에 일하러 나갔다고? 그럼 지금 쳐 놀고있는건 나지? 도플갱어인가? 아니 사실 사고가 난건 맞고 사실 나는 이미 뒈짓해가는 상태인데 영혼만 집으로 돌아온건가? 하는 생각이 막 들더라,
"@@@ 바꿔드릴까요?"
"(어이가 너무 털려서 기운 빠진 목소리로)네..."
"아빠....."
와... 아무리 강심장인 나라도 내가 죽어가면서 아빠...라고 애절한 목소리로 전화 받는거 보니까 막.... 어허허어허헣 ㅜㅜ
안되 죽지마 나야 ㅜㅠ 니가 나라면 별 쓸모는 없겠지만 여튼 나야 죽지마렴 나야 ㅠㅠ 하는 심정으로
내가 죽어간다고 하니까 비통하게 아무말 잇지 못하고 "이놈자식아... 이놈자식아...."만 반복하니까 상대방에서 지금 전화받는게 나라는걸 눈치챈건지 뭔지
"아버님! 지금 심각하니까 일단 전화 끊을게요!!!" 하고 끊더라.
어떻게든 내가 나를 살려보려고 다시 전화 걸고 싶었지만 발신번호 안뜨는 집전화라 다시 전화 걸수도 없었고... 그 뒤론 소식을 듣지 못했어....
후... 나라는 녀석... 전화 받으면서 전화 반대편에서 죽어가던 녀석...
이봐 나, 잘 살고 있지? 그렇다고 믿을게.
내 생사를 10년 넘게 알수 없어서 유우머.
댓글(5)
죽는 순간 백업이 깨어났는데, 원본이 아직 덜 죽은 그런 상황이었나봐
도플갱어를 만나면 하나는 죽어야 된다던데 그렇게 돼버린거임 ... ㅠㅠ
잘죽었을거에요...
읽고 나난끼 보이스 피싱 썰이였네 ㅋㅋㅋㅋ
시공관리국에서는 당신이 평행세계에서조차 악인이라는 증거로 이 영상을 제출합니다. 아무리 평행세계라지만 자기자신이 죽어간다는데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사람의 모습을 띄고 있지만 마음은 짐승보다도 못한 존재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