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는 트로이 전쟁이 무르익었을 때.
트로이의 왕자.
트로이아 제일가는 영웅이자 그리스 영웅을 몇 번이고 물리친 최고의 명장.
위대한 헥토르는 결투를 피할 수 없음을 알고, 상대에게 마지막 제안을 건낸다.
"약속을 하나 하지. 신들을 증인으로 삼아, 승자는 패자가 모든 합당한 장례를 치르도록 해 주기로."
그러자 상대인 아킬레우스가 답하길.
"사자와 인간 사이에 약속 따윈 없다."
이 구절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원문에서 따온 대사인데, 전문은 이렇다.
"멍청한 놈. 나에게 약속을 말하지 마라.
사자와 인간 사이의 약속은 없으며, 늑대와 양은 결코 뜻이 맞지 않지만 서로를 증오하듯이
둘 중 하나가 쓰러질 때까지 우리는 결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으며, 언약은 있을 수 없다."
트로이 최고의 전사를 한낯 사냥감. 먹잇감으로 삼고
자신을 사자이자 포식자로 비유하는 오만함 끝판왕의 발언이지만...
아킬레우스는 정말 그렇게 자만할 능력이 있었다.
그리스 신화 영상화 중 가장 고평가받는 이 희대의 결투씬은,
'헥토르라는 용자가 얼마나 처절하고 용감하게 저 괴물에게 저항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천천히 무너지고, 농락당하며 결국 죽는가.'
...라는 방식으로 다뤄진 것.
실제로 아킬레우스는 헥토르를 죽일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고,
근력으로는 아킬이 한 손으로 내지른 검에 헥토르가 가드해도 뒤로 쭉 밀려버리는 수준.
나중엔 아킬레우스가 아예 스스로 방패를 해제하고
지쳐서 저항하는 헥토르를 손으로 밀쳐버리는 수준으로 가지고 놀아버린다.
결국 저 무시무시한 명대사는, 아킬레우스가 그만큼 인간의 규격을 벗어난 강자이며
동시에 저 시점의 아킬레우스는 인간이 아닌 짐승을 자처했다는 것을 의미.
위의 유명한 '트로이 성벽 앞에서 헥토르의 시신을 끌고 다니며 모욕하기' 이외에도,
작중 아킬레우스가 헥토르를 끌고 아카이아 진지로 돌아오자
그 부하들과 병졸들은 환호는 커녕 '저새끼 하는 짓이 인간 맞냐..?'
라는 두려움과 경외감, 그리고 불편함이 담긴 표정으로 아킬레우스를 멀찍이서 응시했다.
댓글(21)
어 그게... 아가멤논은 당시도 지금도 쓰레기 취급이지만, 프리아모스는 리더 능력치는 '사람 착한데 왕 능력치는 출중한건 아니지 않음?' 소린 자주 나왔고
또 아킬레우스도 저 다음에 시신을 돌려주며 성장하는 이야기다보니, 헥토르만큼은 아니어도 요즘은 평이 그렇게 나쁘진 않음.
근데 왜 영어를 써요? 그리스 영웅들이???
"관객들이 영어쓰니까"
더빙판이에요.
자막판 구해서 보세요.
그리스 신들을 제거해버린 영화인데 혼자만 신화적 전투력 뽐냄 ㅅㅂㅋㅋㅋ 사기 아니냐 이거
헥토르 너무 처절하게 발려서 보면서 너무 맘아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