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보배드림 (442470)  썸네일on   다크모드 on
GD18 | 19/04/19 18:40 | 추천 27 | 조회 550

하은성 어린이 수혈하고 왔습니다. +169 [11]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211802

생각해보니 헌혈이라고는 약 10여년 전 훈련소에서
추운겨울에 쓸 로션이 없는데 그걸 준다고해서
반강제로 했던 헌혈이후 처음인듯 했습니다.

오전에 개인적으로 볼 일을 얼른 마치고,
어제밤에 보호자분께서
헌혈실에서 말하길 약속했던 2시보다 일찍 오셔도 된다고
연락 오셔서 12시반쯤 서울대병원에 갔습니다.
좋은일 하려고 와서 그랬는지 운이 좋았는지
황금명당 절대 네버 문콕불가지역에 차를 주차하고
2층 헌혈실로 갔습니다.
미리 얘기가 되었기에 간단한 체크리스트 작성후 바로 시작.
주사는 예전부터 많이 맞았기에 바늘은 아프지 않았는데,
선생님께서 계속 기계를 심각한 표정으로 보시길래 걱정이..
혹시나해서 "무슨 문제라도..." 여쭤보니
원래 계속 체크해야하고, 혈관이 튼튼하셔서 생각보다 일찍 끝날것 같다고 하셔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힘든것도 아픈것도 없었고,
채혈 과정 중 자면 안된다기에 두시간동안 어찌 견디나 했지만
폰 하나 있으니 금방 시간이 지나더군요.

사실 제가 오지랖이라 생각될 수 있는 이 일을 하게된것은
은성이라는 어린이도 물론 이유중 하나지만
은성이 부모님 걱정이 가장 컸었습니다.
제가 원래 고딩때부터 지방에서 서울 병원을 두달에 세번씩 다니며
고1때 담임은 휴학까지 권유하고
고2때 담임은 최대한의 배려를 해주시며 학업을 놓지않게 해주셨고
고딩때는 아프다는 핑계로 공부도 안하고 부모님께 성질만 내며
그래도 부모님은 힘든 기색 안하시며 병원에 보내주시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다행히 재수끝에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나름 만족할만한 대학 3곳에 합격하여 원하는곳에 갔고
원하는 일을 하고있고, 원하는 것을 위해 지금도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여름, 어머니께서 갑자기 장출혈로 입원을하셨고
저는 하던일을 멈추고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간병을 하였고
그 시간동안 어머니와 깊은 얘기를 나눴었습니다.
아직 젊은 저도 체력적으로 약간의 지침을 느끼는데
당시에 어머니 아버지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경제적으로 지금은 살만하지만
이제야 말씀하시길 당시가 최악의 시기였다고 말하시는데
어떻게 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을까..
이렇게 조금은 나이를 먹는구나를 느끼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병과 싸우는 아이의 힘든것과 아픔은
다른것과 비교하기 어려울것입니다.
하지만 곁에서 밤낮으로 어린 아이를 돌보시며
하루한시매분매초 긴장을 놓지 못하시는 부모님의 마음 역시
당사자가 아니면 느끼기 어려울 힘듦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시간이 되고,
적합한 수혈대상자라면 뭐가 어렵겠습니까.
누구에게 칭찬받고 싶어 한 일 보다는
제 부모님 생각에 이번주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이 일을 하게되었습니다.

은성이 부모님 말씀에 의하면
은성이 현 상태는 간수치는 극히 올랐던 상태에 비해 많이 낮아졌고
염증수치도 낮아져가는 중이랍니다.
다음주까진 수혈을 해주실 분들의 일정이 잡혔다고하시니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으셨나봅니다.
은성이 곁에서 항상 계셔야해서 집에 다녀오시지도 못하시고
어머님은 감기기운이 있으신듯 보였습니다.
보호자분들께서도 식사 잘 챙겨드시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image_pop(this);

image_pop(this);

[신고하기]

댓글(11)

이전글 목록 다음글

1 2 3 45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