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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짱 | 15/04/05 09:10 | 추천 21 | 조회 667

15. 4. 4 수리산 환종주(병목안 시민공원~관모봉~태을봉~슬기봉~수암봉~소나무쉼터~병목안 시민공원) +76 [35]

뽐뿌 원문링크 m.ppomppu.co.kr/new/bbs_view.php?id=climb&no=49630



오랜만에 깨끗하게 시정이 트였던 날. 수리산 슬기봉 너머 서해까지 또렷히 보였습니다.

안녕하세요, 푼짱입니다. 토요일 산에 다녀오신 분들 많으시죠? 다들 복받으신 하루였을 겁니다. 미세먼지에 가로막힌
하늘이 뚫리니 묵은 체기가 가신 듯 쾌청하니 아주 좋더군요. 요근래 들어 가장 맑았던 하늘이었습니다. 저도 야음을
틈타 부리나케 수리산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첫만남이었는데 느낌이 아주 좋은 산이던데요. 집 가까운 곳에 이런 산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늘상 관악산만 다니다가 멋진 산을 만났네요. 500미터도 채 안되는 낮은 산이지만
도립공원답게 시설이나 이정표도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초행이어도 걱정 없이 돌아볼 수 있습니다.

첫만남이니 두루두루 살펴보자는 마음에 환종주 코스로 잡았습니다. 정식으로 수리산을 종주하려면 20km가 넘고요.
짧고 굵게 주봉들만 돌고 원점회귀하면 9km 정도로 딱 적당합니다. 병목안 시민공원에서 출발해 관모봉~태을봉~
슬기봉~수암봉까지 돌아보는 코스입니다. 수리산을 자주 찾는 분들에게는 거의 국민코스죠. 4시간 30분쯤 걸리는
짧은 시간에 비해 다채로운 재미를 안겨주는 코스입니다. 오르고 내리는 수직의 쾌감에 병풍바위, 칼바위 등 아슬아슬한
암릉구간도 품고 있어 아주 즐겁게 휘휘 돌았습니다.

산행거리 9.1km. 산행시간 4시간 30분(휴식 포함)




병목안 시민공원 내 공영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6시 30분. 집에서 30분 걸렸습니다. 공영주차장은 24시간 개방해놓습니다.
미리 주차해놓으면 오전 9시부터 카운팅 하고 나갈 때 정산하면 됩니다. 요금은 10분당 300원. 저공해차량 50% 됩니다.
사진 속 건물은 뭔가 그럴듯해보이지만 그냥 화장실입니다 ^^;;




관모봉으로 가기 위해 캠핑장쪽으로 이동하는 길에 산수유가 피어있습니다. 꽃모양을 보면 생강나무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어요.




병목안캠핑장 입구입니다. 시설 깔끔하고 좋던데요. 저도 텐트 하나 사서 캠핑을 시작해볼까 살짝 고민해봤습니다만, 역시 잠자리
불편한 건 질색이라 안되겠어요;;




캠핑장을 지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관모봉으로 가는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관모봉까지 계속 오르막입니다. 거리가 짧으니 크게
부담스럽진 않습니다. 금방 갑니다.




높이 쌓아올린 돌탑을 보니 경남 마산 팔용산의 돌탑군락이 생각나네요. 팔용산 돌탑은 정말 어마무시하죠. 그걸 다 한 명의 사람이
쌓았다는걸 알고 입이 떡 벌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대단한 정성이에요.




봄꽃 좀 볼 수 있나 했더니 노루귀, 변산바람꽃 이런건 보이지도 않고요. 어디 있는지도 찾을 수 없고. 현호색과 개별꽃이 차근차근
봄맞이 준비 중인 것만 실컷 보고 왔습니다.




관모봉까지는 이런 너덜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중간에 가파른 곳은 로프 시설이 잘 되어 있으니 무리 없습니다.




관모봉, 태을봉 갈림길까지 왔습니다. 좌측으로 관모봉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태을봉으로 가면 됩니다.




관모봉 정상입니다. 수리산의 조망은 수암봉을 최고로 치지만 관모봉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서쪽으로는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이 보이고 양 옆으로 천마산(철마산)과 가현산도 살짝 보입니다.




북쪽에는 인근의 관악산, 삼성산을 비롯해 북한산이 또렷하게 보이고 북동쪽엔 남양주 천마산도 우뚝 솟아있습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보이는군요. 천마산과 롯데타워 사이에는 남한산성이 있겠죠. 북한산 오른쪽은 위치와 높이로 볼 때
개명산일 듯한데 확실치는 않습니다. 나중에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동쪽도 역광이지만 실루엣만으로도 산세를 가늠하긴 어렵지 않습니다. 가운데 평촌의 모락산부터 광교산, 백운산, 우측으로
바라산, 청계산까지 이어지며 청광종주길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서울외곽순환도로가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지금 산객이 내려가는 코스로 가면 어디로 떨어지는지 궁금하군요.




이제 가야 할 태을봉입니다. 수리산의 정상은 태을봉이지만 조망은 수암봉이나 관모봉에 비해 한수 아래입니다.




태을봉입니다. 조금 더 내려가면 전망데크가 설치되어 있지만 관모봉을 거쳐왔다면 구태여 내려가볼 필요까진 없을 듯.




태을봉에서 슬기봉까지 암릉구간이 시작됩니다. 병풍바위를 지나면 칼바위 구간이 또 시작되죠. 우회길이 있으니 자신 없으면
고민하지말고 우회해야 합니다. 바위 표면이 까글까끌하지 않고 매끈한 재질이라 헛디디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아슬아슬한 포인트가 두어 군데 있습니다.




콧구멍처럼 뻥 뚫린 외곽순환도로 위에 수암봉이 버티고 서있습니다. 수암봉 뒷편으로는 시흥과 안산시내가 훤히 보이고 그 뒤로
서해바다까지 눈에 들어옵니다.




공군 사이트기지가 있는 슬기봉. 정상에는 올라갈 수 없고 그 앞인 전위봉까지만 갈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사이트 관제돔을 보니
옛날 군생활이 생각나서 황급히 눈을 깔았습니다. 제가 양평 용문산 사이트에서 30개월을 보냈거든요. 아오 지겨워 ^^;;




암릉 구간 끝나면 슬기봉까지 내리막이 계속 되다가 잠깐만 치고 오르면 슬기봉 바로 앞까지 갑니다.




칼바위 지날 때쯤 한 번 더 바라본 슬기봉.




도립공원이라 그런지 안양시에서 시설을 잘해놨습니다. 무엇보다 꼭 필요한 곳에만 계단 등을 깔아놓고 불필요한 시설물들이
없어서 좋네요. 마음에 듭니다.




슬기봉 정상을 에둘러서 수암봉으로 가는 길에 뒤돌아본 태을봉. 그 뒤로 삼성산과 관악산, 북한산까지 보입니다.




슬기봉을 지나면 수암봉까지 잠깐 동안 아스팔트 깔린 작전도로를 타고 내려갑니다. 저 앞에 주유소(酒有所)가 하나 있으니
목마르신 분은 막걸리 한 잔 꺾고 가셔도 좋겠습니다. 저는 차를 갖고 왔기 때문에 아쉽게 패스.




왼쪽 계단으로 오르면 수리사로 갈 수 있고, 오른쪽 소롯길로 가면 수암봉입니다.




어른 하나가 지나갈만한 좁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군부대에서 설치한 철조망이 나오고 철조망을 따라 계속 갑니다.




이제 수암봉이 가깝게 잡힙니다. 암봉이 으리으리하군요. 실제로 보면 꽤 멋있습니다.




수암봉 정상까지 왔습니다. 인증샷 한 장 남겨야죠 ^^ 스쿼미시 안에 캐필린2만 입었는데 쾌적하고 좋았습니다. 이날 바람이 몹시
불긴 했지만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스라 적절히 땀이 나서 추위는 거의 못느꼈습니다. 조금 있으면 더워서 못입게 될테니
비다프로도 열심히 입어줬습니다. 이제 곧 장롱행입니다.




관악산, 삼성산, 북한산을 수암봉에서 한 번 더 바라봅니다. 아침엔 쾌청했는데 오전 11시가 다 되어갈 무렵부턴 구름이 끼네요.




청계산은 태을봉에 가렸지만 우측으로는 광교산, 백운산이 잘 보입니다.




외곽순환도로 우측에 반월저수지가 보이고 반월저수지 우측에 뒷산처럼 둥그런 산이 시흥 운흥산입니다. 운흥산 저 뒤로 인천
소래산이 보일랑 말랑입니다.




시계가 트인 날이라 수암봉전망대로 가는 사람들마다 머무는 시간이 깁니다. 다들 이런 날이 언제 또 있으랴 하는 마음인지 오래오래
사위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북서쪽으로 광명의 진산인 구름산을 비롯해 가학산, 서독산, 도덕산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보입니다. 잘 뛰시는 분들은 저 4개의
산을 몽땅 돌아보기도 합니다. 낮은 산들이라 우습게 보고 덤볐다가 헉헉 대는 분도 여럿 봤죠 ^^;; 제법 운동량이 많은 코스입니다.




서남쪽으로는 슬기봉 옆의 너구리산, 그리고 노적봉이 보입니다. 노적봉 우측으로 안산 광덕산의 꼬리가 보입니다.




수암봉에서의 조망을 실컷 즐기고 이제 다시 병목안쪽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수암봉 정상석 뒷편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리로 내려가서 이정표의 소나무쉼터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수암봉에서 병목안으로 가는 길에는 솔숲이 잘 조성되어 있네요. 중간중간 뻐근한 다리를 쉬게 해주기 좋습니다.




이정표의 창박골 방면으로 가면 병목안으로 갈 수 있습니다. 가다가 최경환 순교지, 담배촌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거기서도
계속 병목안 시민공원 방면으로 직진하면 순탄하게 원점회귀할 수 있습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바투 앉아 밀담을 나누는 꽃대궐 밑을 까치발로 살금살금 걸어 통과합니다.




이제 다시 냉면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병목안 시민공원으로 내려와 집에 오니 딱 12시네요 ㅎㅎ 밥때가 됐으니 가까운 여의도로
가서 냉면 한그릇 먹고 왔습니다. 우리집 강아지도 평양냉면을 좋아하는지라 KBS 별관 근처에 있는 평가옥을 방문했습니다.
평가옥이 생기기 전까진 순복음교회 맞은편에 있는 정인면옥을 즐겨찾았는데 요근래 정인면옥이 맛이 좀 오락가락하는데다 토요일에는
문을 안엽니다. 대신 일요일에 열죠. 겸사겸사 평가옥에 첫방문했습니다.

육수는 묵직합니다. 평가옥은 육수의 베이스가 꿩입니다. 그래서 맛을 보면 정육향이 일반적인 양지육수와 살짝 다릅니다. 그 차이를
날카롭게 캐치하는 사람은 드물고 꿩육수입니다, 하니까 꿩육수구나 하고 먹는 거죠 ^^;; 아무튼 을밀대나 우래옥의 진하디 진한
양지육수완 확실히 다릅니다. 더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 있어요. 면발도 메밀함량이 높은지 어금니 사이에서 오래 저항하지 않고
툭툭 끊기는 경쾌함이 있습니다. 고명으로 올라간 수육과 편육도 잘 삶았습니다. 모두 맛있네요.

하지만 가격이 깡패입니다. 냉면 한 그릇에 11,000원. 녹두지짐까지 곁들여 먹으면 셋이 40,000원이 훌쩍 넘습니다 ㅠㅠ 다행히 장관은
평양냉면을 좋아하지 않아서 보통 하나, 곱배기 하나 시켜 나눠먹었기에 망정이지 이거 참 황송한 점심 한끼입니다. 아무튼 평가옥의
냉면은 평양냉면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드셔볼만 합니다. 육수의 타격감, 면발의 경쾌함은 인근의 정인면옥보다 낫습니다.
다음엔 평가옥의 자랑인 어복쟁반을 한 번 맛보고 싶습니다. 어쩌다 꽁돈 생기면 가야지 제 돈 주고 먹기엔 부담스럽지만 ^^;;

다음주 해남의 소공룡이라 불리는 주작~덕룡 종주 앞두고 몸 잘 풀었습니다. 어디 아픈데 없이 무탈하게 잘 다녀왔네요. 일주일 동안
운동 열심히 해서 다음주에도 건강하게, 씩씩하게 산 타고 와야겠습니다. 남은 주말 잘들 보내시고 새로운 한주 계획하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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