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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별 | 24/06/02 02:48 | 추천 12 | 조회 84

난 어릴 때 반쯤 여자였음 +84 [6]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6296906

내 이름은 XX별.


모배우랑 이름이 같다.


그리고 나는 79년생 할배다.





1. 은행썰


우리 때는 용돈 조금 생기면 은행 맨날 가서 저금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당시에는 지금이랑 다르개


창구에 통장이랑 돈 맡기면


처리하고 마이크로 'XX씨 몇번 창구 오세요' 하면 가서 처리된 거 받아서 집에가는 식이었음.



그런데 내 이름은 XX별.


심지어 창구에 고개 조금 넘어갈 존나 쪼끄만 애였다보니

(나는 그때도 지금도 반에서 거의 항상 제일 작을 정도로 쥐톨이었다)


창구에 넣고 기다리고 있으면


100번 중에 100번


'XX별 양 몇번 창구로 오세요'를 들어야했다.


그리고 매번 창구 누나들은 내게 통장을 주려다가 '흠칫'했다.

(가끔. 어머나 미안해요~ 하고 웃어주었다)







2. 경리누나들 썰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공무원 입시학원을 동인천역에서 운영하셨는데,


어릴 때 몸이 매우 약해서 유치원을 못갔기 때문에(하루 가고 바로 병나서 앓아누움)


계속 학원 사무실에 있었다.


거기에는 경리 누나들이(접수원+진짜 경리 누나 등) 있었는데,


문제는 거기에 어머니도 계셨고


어머니 < -> 경리누나들은 나이차가 거의 없다보니 서로 '언니 언니?'라고 서로를 불렀다는 거.

(아버지가 39 어머니가 59 내가 79로 어머니와 아버지는 20살이 차이나고, 당시 경리누나들과 거의 나이가 같았다)



결국 거기서 호칭을 배운 나는


'나보다 나이들어 보이는 모든 여자 = 언니'라는 걸 학습했고

(이게 뭔 실수를 만들어냈을 지는 상상해보라)


이건 내가 한글을 안배워서 나머지반을 하는 2년 내내의 국민학교 시절을 거치고


3학년이 넘어가서야 고쳐졌다.(실제로는 이 이후로 이해를 하고도 습관적으로 잘못나오는 건 한참 갔다)





3. 뽀글 머리 미용실


어릴 때 잠깐 남자애들 파마가 유행했는데(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에는 머스가가 무슨 파마? 라는 때였다)


그거에 혹한 어머니가 나를 데리고 머리를 볶았다.


심지어 국민학교 입학전의 남자 아이는 머리를 볶으면 생각 이상으로 중성적이라서


시장에 어머니와 다니면 매우 높은 확률로 '아이고 딸내미가 엄마랑 똑닮았네'?를 골백번 들어야했다.


이건 내가 어머니와 미용실을 다니다가


미용실 언니가 아니 x발 누나가;;; 아오


내 귀를 가위로 짤라먹고 내가 미용실을 무서워해서 못가게 될 때까지 이어졌다.






...


그렇다.


나는 80년대 초에 반쯤은 여자로 지냈다.


대부분은 이름 때문이었는 데,


웃긴 것은 지금에 와서는 모배우를 빼고


꽤 중성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되서 오히려 장점이 많음.


한번 들으면 잘 안잊어버리고 잘 기억해 준다.


그리고 더 쇼킹한 것은


X별이라는 이름이고 배우랑 이름이 같지만


이름에 한자가 있다. 한글로 지어서 냈지만


당시 동사무소에서 안받아서 한자를 지어서 냈다.(그때는 복불복이었음)


그리고 이 한자는 매우 드문 한자라서 한문 선생님 조차 내 이름 한자를 못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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