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아지매한테 찍혔다.txt +129 [5]

대충 먼저 선행으로 설명하자면

작년 즈음에 맞은 편 아파트가 아파트 들어가는 쪽문에 모두 스크린 도어 설치했는데

그 동네 유명한 조현병 환자가 쪽문이 막혀서 쓰레기도 못 줍고 자전거도 못 훔쳐가니까

우리 아파트로 넘어온지 좀 됐음

하여튼 매주 월요일에 우리 아파트 와서 경비원 어르신들께 쌍욕 박는 걸로 일과를 시작함

월요일은 분리수거 차량이 찾아와서 우리 아파트 물건을 실어가는데

1. 거기 트럭 아저씨들한테 이거 내꺼라면서 트럭 짐칸을 습격하며 쌍욕을 박음

2. 여기서 업자분들에게 막히니까 경비원 어르신들 보고 저 사람들 제재하라고 함(?)

3. 당연히 경비원 분들은 거부하니 그럼 욕을 경비원쪽으로 돌림

이게 매주 월요일 아침-점심 루틴일 정도

여기에 내가 낄 일이 원래 없었을 거지만

공교롭게도 내가 대형 폐기물 내놓으면서 스티커 붙인게 화근이 되었음

대형 폐기물 5쳔원어치 버리는데 앞에 편의점에서 사온 스티커 붙인 다음 업자 기다리고 있는데

조현병 아지매가 자전거(노략품 추정)를 타고 슥 지나가길래 

'제발 그냥 지나가기만 해라' 하던 차에

내 폐기물 스티커 뜯어감

자연스럽게 주머니에 넣으려고 하는데 그게 되나. 스티커인데

반쯤 찢어진 스티커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다음 거 뜯으려고 하길래

"아주머니, 그거 뜯어가도 못 써요, 뜯지 마세요."

라고 내 딴에는 정중하게 얘기했음

문제가 있다면 이 아지매가 내 얼굴을 안다는 거가 문제였음

일주일에 서너번은 우리아파트 드나드는데

초면에 이 아지매가 문제의 조현병 환자인 줄 모르고 인사드린 크나큰 잘못이 있었기에

"당신 그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도둑놈이네요."

라고 타게팅당함

"이거 다 쓸 수 있는 거라 내가 가져가서 쓰겠다는 거를 왜 뺏어가려고 하는 거에요."

내가 예전에 존댓말로 인사해서 그런지 존댓말로 쏘아붙이려고 하길래

냅다 도망치니까 뒤에서 뭐라고 떠들면서 쫓아옴

무서웠음

자전거 바구니에 장도리 넣고 다니는 사람이 날 알아보고 쫓아오는데 당연히 무섭지 시발

다행히 분리수거 트럭이 왔고 내 폐기물과 기타 내놓은 물품들이 트럭에 실리자

그 쪽으로 따지러 가느라 목숨은 구했다 싶었음

조금 있다 나가봐야 알겠지만 한동안 월요일은 몸 사려야겠음

후 시발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