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문재인’을 떠나보낸 사연
이창수 (친구)
나는 문재인이 낯설다. 한 아파트의 아래윗집으로 지내며 오랜 정을 나누던 그가 청와대에 일하러 서울로 올라간 이후, 나는 문재인이 낯설다. 내 친구가 아닌 것 같다. 서운하고 섭섭하다. 친구 하나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이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찬바람을 몰아치게 한다. 솔직한 심정이다.
그를 처음 만나던 날이 생각난다. 25년도 더 됐다. 어느 봄날의 토요일 오후, 부산 당리동의 대동아파트에 살던 나는 일찍 퇴근하는 길이었다. 아파트 입구에 도착하니 웬 잘 생긴 남자 하나가 계단에 걸터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서로 인사를 나눈 적은 없었지만, 난 그가 우리 집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안사람들끼리는 이미 오가며 지내는 눈치였고 애들도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오곤 했으니 들은 바가 없지는 않았던 것이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 아랫집에 사는 그 변호사 양반이구나. 마누라가 문 잠가 놓고 어디 간 모양이네. 주말 오후에 집에도 못 드가고 안 됐소. 열쇠 하나 복사해서 갖고 댕기지, 변호사도 별 수 없네. 그라마 앉아서 책 보소, 나는 들어갑니데이.’
나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그의 곁을 지나쳤다. 마주 목례를 하며 미소 짓던 그의 표정이 지금도 또렷이 떠오른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어떤 계기였던지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그의 집에서 차를 한 잔 나눈 뒤로 우리는 차츰, 그리고 매우 가까워졌다. 심지어 문 변호사는 나를 자기네 동창생 그룹(이들은 주로 함께 휴가를 함께 보내는 죽마고우 그룹이었다)에까지 끼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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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6)
눈물나고 멋지네요 ㅜㅜ
저도 열심히 살아서 진정한 친구 곁에 두고싶네요
좋은 벗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삶같아요
비추 벌레들 많이 있구만...ㅎㅎㅎ
문재인대통령 임기가 끝난 후엔 편안히 일상을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이번엔 꼭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키워드라도 등록한건지 A자 그분은 항상 이런글 이동할때는 완전 봇이네요
이리저리속고 의심했었던 많은지지자분들이 이제는 더 이상 흔들리지않고 함께하고있다는 생각에 든든합니다.
진짜 플라톤이 말한 철인정치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 아닌가 싶네요
존경합니다. 끝까지 지켜드리겠습니다.
유유상종이군요.
문대통령도 그렇게 친구분들도 그렇고 으리으리 하네요.
사회적 거리두기의 달인들.
넘 부럽네요
정말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저도 살아생전에 문대통령 한번 뵙고싶네요
과연 그날이 올지 안올지 모르지만요
막상 만나뵈면 눈물이 날것같아서요
친구분도 글에서 내공이 느껴집니다.
울컥울컥.
우리가 지켜드릴께요.